우리동네 1호차 도난 미수 사건

동네 순찰용 자전거를 훔쳐 가려고 분해해 둔 사건

등록 2008.10.06 13:43수정 2008.10.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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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금은 '주민자치센터'라고 부르는 동사무소의 동장으로 근무 중이다.

 

통상적으로 동장이 하는 일중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매일 매일 동네를 순찰하는 일이다. 즉 동네순찰은 동 관내에 어떤 위험요소가 있는지, 또는 청소상태는 괜찮은지, 어려운 분들은 밤새 이상이 없으신지 등등 동네 대소사를 살펴보는 일이 업무의 한 부분이다.

 

이런 동네 순찰에 나는 자전거를 많이 이용한다. 잠실 시영아파트 철거현장에서 누군가가 버리고 간 자전거를 주워다 수리하여 지금까지 근무지가 바뀔 때마다 약 5년을 가지고 다니며 타고 있다. 자전거는 나의 애마인 셈이다.

 

그런데 10월 3일 개천절에는 동네 초등학교 운동회가 있어 자전거를 타고 방문하였고, 4일부터 5일까지 이틀 연휴에는 생애 처음으로 지리산 종주 등반을 했다.

 

그런데 연휴가 끝나고 월요일 아침 8시 출근해서 아침순찰을 나가기 위해 사무실 앞에 묶어둔 나의 애마(통상 우리사무실에서는 '00동 1호차'라 부른다) 자전거 열쇠를 풀고 자전거를 들어 내니 앞바퀴가 차체에서 분리되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이런 황당한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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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 미수에 그친 자전거 동네 순찰용 자전거를 훔쳐가려고 앞바퀴를 분해 했으나, 차체를 홍보물 지주에 묶어두는 바람에 미수에 그친 모습이다. ⓒ 양동정

▲ 도난 미수에 그친 자전거 동네 순찰용 자전거를 훔쳐가려고 앞바퀴를 분해 했으나, 차체를 홍보물 지주에 묶어두는 바람에 미수에 그친 모습이다. ⓒ 양동정

 

가만히 살펴보니 앞바퀴 부분의 차체와 홍보물 게시대 지주 사이를 자전거 자물쇠로 채워놨는데 누군가가 자전거를 슬쩍 가져가려고 앞바퀴를 분리하였으나 여의치 않으니 그냥 두고 간 모양이다.

 

자전거 담당 팀장을 하던 시절 자전거를 잃어버렸다는 하소연을 많이들은 적이 있었지만 나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은 미쳐 하지 못했는데 몹시 황당하다. 그때 자전거 분실하고 전화하신 분들의 심정을 이제야 이해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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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상태로 수리 완료된 자전거 마음씨 좋은 동네 자전거 포 아저씨가 무상으로 수리하고, 덤으로 기름칠까지 해준 우리동네 순찰용 자전거는 사무실 안으로 옮겨졌다. ⓒ 양동정

▲ 원상태로 수리 완료된 자전거 마음씨 좋은 동네 자전거 포 아저씨가 무상으로 수리하고, 덤으로 기름칠까지 해준 우리동네 순찰용 자전거는 사무실 안으로 옮겨졌다. ⓒ 양동정

* 혹시 사진속의 자전거 가져가시려 하신분이 이글을 보신다면 한 말씀드립니다. 그 자전거 주워서 수리 한 것으로 아주 값이 싼 거랍니다. 그리고 남의 자전거 가져가려는 마음을 아예 버리세요. 잃어버린 분은 매우 황당하답니다. 그리고 자전거가 필요하시다면 송파 무인 공용자전거(SPB:송파 퍼브릭 바이크)를 활용해 보시길 권합니다.

2008.10.06 13:43 ⓒ 2008 OhmyNews
#송파 S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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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역할에 공감하는 바 있어 오랜 공직 생활 동안의 경험으로 고착화 된 생각에서 탈피한 시민의 시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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