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보도사진작가 유진 스미스의 1972년 작 '목욕하는 도모꼬'. 사진속의 도모꼬는 수은에 중독된 어머니로 인해 태어날 때부터 미나마타병을 가지고 있었으며, 76년 21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유진 스미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 있는 미나마타병은 이타이이타이병과 함께 현대의 가장 대표적인 공해병으로 꼽힌다. 그리고 아마도 일본 미나마타지역의 주민들이 수은으로 오염된 바다의 물고기를 섭취하면서 뒤틀림 등의 증세가 나타난 불치의 병이란 것이 대부분이 알고 있는 미나마타병의 내용일 것이다.
그러나 이 병이 첫 발병 후 불과 몇 해 지나지 않아 일본의 다른 지역에서 또다시 발생했고, 그 후 캐나다와 아시아 몇몇 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에 산발적, 지속적으로 나타났으며, 지금도 이 병이 발생하고 있는 지역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미나마타병은 수은 중독 현상으로, 수은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생물의 먹이연쇄를 통해 최종적으로 어패류를 섭취한 사람에게 수은이 다량 축적되어 발병한다. 증상은 근육의 뒤틀림과 경련, 시력·청력 저하 및 손실, 후각·미각 장애, 두통과 요통, 현기증, 건망증, 체력저하 등으로 보통 몇 가지 증세가 함께 나타나며,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른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수은을 일부 배출할 수 있는 치료법만 나왔을 뿐,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때문에 피해자들은 평생을 진통제와 함께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미나마타병의 첫 발생, 구마모토현 미나마타만이 병이 처음 발견된 곳은 일본 구마모토현의 미나마타만 일대로, 남부의 작은 어촌마을에서 1952년 이상행동을 하는 기형 물고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52년에는 바다가 검붉게 변하며 해변으로 밀려온 물고기를 먹은 고양이, 개 등이 불과 물속으로 뛰어드는 등 미쳐 날뛰기 시작했고, 그 다음해에는 주민들의 손발이 뒤틀리는 등 중추신경계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그리고 56년 미나마타시에 살던 6살의 타나카가 처음으로 증세를 보고하면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구마모토의 미나마타병을 발견하고, 59년 ‘미나마타병의 원인은 수은으로 추정된다’라는 보고서가 나오게 된다. 그리고 미나마타만 근처에 있던 일본질소비료회사 칫소공장이 아세트알데히드를 만드는 과정 중 수은을 촉매제로 사용하면서 이것을 폐수와 함께 오랜 기간 방류했던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그 후 칫소공장은 얼마 되지 않는 위로금으로 주민과의 분쟁을 해결하려 하였고, 정부는 미나마타지역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나 정화, 보상 등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다. 그리고 1960년 미나마타의 발생이 끝났다고 보고, 새롭게 발병한 환자를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당시 인정된 111명의 피해자 중 47명이 사망하고, 현재 보상을 받고 있는 피해자와 미인정 피해자를 합치면 총 2만7000여명에 이르는 공해병 환자들이 생기게 된다.
또다시 발생한 제 2의 미나마타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