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군문화축제와 지상군페스티벌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민과 군이 각각 주관해 벌인 제2회 2008 계룡군(軍) 문화축제와 지상군페스티벌 행사에 구경온 한 초등학생이 목숨을 잃었다. 축제 마지막 날인 19일 오후 3시 30분경 대전시 송강동 소재 모 초등학교 1학년 은아무개(8)군이 행사장을 운행하는 셔틀버스에 치어 숨진 것.
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시간은 사고 후 50분이 지난 4시 10분경. 과다 출혈로 이미 손 쓰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사망 시간은 이날 오후 6시 30분. 사고가 발생한 병영 체험장 앞 도로는 초등학생 참여가 많아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이었다. 사고 직전 안전요원들은 보이지 않았고 이 때문에 병원 후송도 늦어졌다. 축제장에서 아이를 잃은 유가족들은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에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행사를 총괄한 계룡군문화발전재단 이사장인 최홍묵 계룡시장은 다음 날 아침 지방 언론사에 특별기고문을 통해 "시민과 군가족, 자원봉사자들의 노력 속에 대성황을 이루면서 사고 없이 무사히 끝나 감사하다"고 밝혔다. 어린이 인명사고에도 '사고 없이 끝났다'고 밝힌 것. 이후에도 공공기관의 특기인 정정보도를 요청한 일은 없었다.
초등생 숨진 다음날 계룡시 "목표치 훨씬 웃도는 120여만명 끌어모아"오히려 이날 아침 계룡시청은 '화합과 평화의 메아리, 군문화의 재발견'이라는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계룡군문화축제가 6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19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당초 관람객 유치 목표치인 80만명을 훨씬 웃도는 120여만명의 관람객(계룡군문화발전재단과 육군본부의 잠정집계)을 끌어 모아,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2013년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 개최에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어느 구절에도 아까운 생명이 안전사고로 숨진 데 대한 의례적인 반성과 추도의 목소리마저 들어 있지 않다. 전날 저녁 폐막식에는 김동완 충남도 행정부지사와 최홍묵 계룡시장을 비롯, 군 관계관 등이 대거 참석했지만 사망사고를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는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육군본부가 운영하는 '지상군페스티벌' 홈페이지도 학생 사망사고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