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이중사기분양 피해자들 농성 이틀째

사용승인 놓고 안양시장 면담했으나... 사태 근본 해결책 미지수

등록 2008.10.22 19:19수정 2008.10.22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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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면담을 하는 이필운 안양시장과 사기분양 피해자들

면담을 하는 이필운 안양시장과 사기분양 피해자들 ⓒ 최병렬

면담을 하는 이필운 안양시장과 사기분양 피해자들 ⓒ 최병렬

 

경기도 안양시 비산 대림조합아파트 이중분양 사기사건 피해자들이 어제에 이어 이틀째 안양시청에서 농성을 통해 '사용승인을 유보하고 대책마련을 세워달라'며 요구하다 피해자 3명이 경찰에 연행되는 일까지 발생하는 등 진통속에 사태는 장기화로 치닫고 있다.

 

이중분양 사기사건 피해자 60여 명은 22일 오전 8시 안양시청 3층 시장실 복도를 점거한 채 23일로 예정된 아파트 사용승인을 내주지 말 것과 시장 면담을 요구하면서 농성을 벌여 시장이 집무실로 출근하지 못하면서 오전 한때 시장 집무가 마비되는 사태를 빚었다.

 

특히 안양시장과의 면담에 앞서 피해자들은 오전 11시 시장이 안양시의회 본회의에 참석중인 사실을 알고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는 과정에서 피해자 김모(여성)씨 등 3명이 본회의장 복도에서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돼 연행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연행된 3명의 피해자들은 경찰 조사를 받고 오후 4시 30분께 석방됐다.

 

a  이필운 안양시장

이필운 안양시장 ⓒ 최병렬

이필운 안양시장 ⓒ 최병렬

 

이필운 안양시장은 이날 오후 피해자들의 면담 요청을 받아들여 오후 1시 40분 안양시청 2층 사회교육실에서 만나 "사용 승인에 관한 서류와 현장을 검토중으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상 유무를 확인 후 사용 승인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피해자들은 "이중분양 사기에 시공사인 대림산업이 관여했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공동책임 아니냐"고 주장하며 "시가 아파트 사용승인을 내줄 경우 이중분양 피해자들이 피해를 복구할 방법이 없을뿐 아니라 이번 사태의 문제 해결도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대림측은 법대로 하겠다고 하고 시는 더 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핑계를 대고 있고 시가 주선하는 협의대책회의는 아무 성과도 없다"며 "시가 적극 나서 대림건설 사장이 직접 나와 대책을 밝힐 수 있도록 중재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이필운 안양시장은 "대림측 사장에게 직접 이번 사태 해결에 나서라고 강력히 요청했으며 시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이라며 "고문변호사 자문을 받은 결과 대림산업도 공동사업자로 포괄적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안양시는 시민의 입장에서 이번 사태의 피해자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  시장 퇴장을 막아선 피해자와 공무원들의 몸싸움

시장 퇴장을 막아선 피해자와 공무원들의 몸싸움 ⓒ 최병렬

시장 퇴장을 막아선 피해자와 공무원들의 몸싸움 ⓒ 최병렬

 

a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되는 사기분양 피해자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되는 사기분양 피해자 ⓒ 최병렬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되는 사기분양 피해자 ⓒ 최병렬

 

하지만 피해자들은 안양시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를 강력하게 외쳤다.

 

피해자들은 또 "안양시 건축 관계공무원이 시행사 새로본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팀장급이 그 정도 받았으면 그 윗선은 괜찮겠는가. 이에 대한 안양시의 감사는 이루어지고 있는가"라며 공무원과 시행사 간의 유착 의혹을 따져 물었다.

 

이에 이 시장은 "시청에서는 피해자 분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많지 않다. 사용 승인에 관한 서류가 접수되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상 유무를 확인 후 사용 승인을 내 줄 수밖에 없다"며 "공무원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사법기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뭐라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a  면담장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기분양 피해자들

면담장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기분양 피해자들 ⓒ 최병렬

면담장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기분양 피해자들 ⓒ 최병렬

 

특히 피해자중 한명이 "대림산업이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에게 23일 입주가 가능한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사용승인을 받지 않은 채 입주를 강행할 것도 예상되는데 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질문하자 시 관계자는 "고발조치 등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피해자들은 "조합장이 구치소에 있는데 인터넷으로 사용승인을 신청하고 조합 인감도 없이 지장을 찍어 서류를 제출했다는데 사용승인 신청이 적법한지 의문이다"고 주장하면서 "안양시는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아파트 사용승인을 내 주어서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사용승인 신청 서류가 적법한지, 만약 사용승인이 나갈 경우 사전에 피해자들에게 미리 알려달라"고 말하고 입주 예정자 명단을 요청하자 시 관계자는 "명단은 안양시에도없다. 비밀에 요하는 사안을 제외한 모든 것을 앞으로 모두 공개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a  후속 면담을 가진 피해자들과 이재동 안양 부시장

후속 면담을 가진 피해자들과 이재동 안양 부시장 ⓒ 최병렬

후속 면담을 가진 피해자들과 이재동 안양 부시장 ⓒ 최병렬

 

한편 시장이 피해자들과 면담을 마치고 면담장 밖으로 나가던 시장에게 일부 피해자들이 시의 안일한 대처에 강력히 불만을 토로하며 항의하는 격앙된 분위기속에 시청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김아무개(54) 주부가 그 자리에 쓰러져 실신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실신한 여성은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에 긴급 후송되고 일부 여성은 쇼크로 몸이 굳어지자 연신 손을 따주는 등 면담장은 흥분된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부시장이 면담을 계속 진행했으나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못해 이번 사태는 장기화로 치닫고 있다.

 

400억대에 달하는 아파트 이중분양 사건이 불거진지 벌써 1달을 넘어서 그동안 조합장과 시행사 대표가 구속되고 경찰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으나 경찰의 공식 수사 발표는 아직 단 차례도 없으며 언론의 보도 또한 일부 매체에 극히 한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대림주택조합 내부 문제도 심각해 지난 20일 전체 조합원 모임을 열었으나 입장 차이가 각기 다른 조합 내부의 갈등으로 조합장 선출은 커녕 임시총회 조차 열지 못해 사태 해결 실마리를 전혀 풀지 못한채 시공사가 주도하는 격으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내집을 마련해 보려던 꿈과 희망뿐 아니라 거액의 재산까지 한순간에 날리게 된 피해자들과 시공사 통장에 잔액이 마이너스라는 소식에 망연자실한 조합원들, 아파트가 사건에 휘말려 불안한 일반분양자들 각기 다른 입장으로 얽히고 섥히면서 한숨 짓고있다.

2008.10.22 19:19ⓒ 2008 OhmyNews
#안양 #대림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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