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땅 다솔축제 현장을 찾은 농민들의 희망, 강기갑 의원. 강 의원도 외부인사의 축사를 배제한다는 축제행사진행의 원칙에 의해 주민들에게 인사만 하고 자리를 떠야 했다.
조우성
처음 이 축제를 시작했을 때 민간 주도의 자발적 행사에 익숙하지 않은 동네의 높으신 어른들, 지도자급 사람들이 이를 삐딱하게 생각해 뒷짐지고서 '너희들이 어떻게 하나', '너희들끼리 잘되겠나' 하는 마음으로 행사에 동참하는 것을 꺼렸다.
'실행위원들 너거 정치적인 욕망있는 거 아이가'라는 말을 들을 때도, '이거 깜짝 축제지 오래 가겠나'라는 말을 들을 때도, '극단 큰들 꾐에 빠져 거기만 좋은 것 시키는 것 아이가'라는 말을 들을 때도 인내를 갖고 지속적으로 축제의 의미와 목적을 설명하고 이해시켰다.
동네 원로들과 함께 가자는 생각으로 이분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만남과 대화를 나누었다. 결국 이분들이 실행위원들의 뜻을 이해해주고 여러 가지 행사 추진에 필요한 어려움들을 해결해 주었다. 마을 사람이면 누구든 함께 보듬고 가겠다는 실행위원들의 따뜻한 생각이 전화위복으로 작용한 것이다.
엄마 아빠는 풍물, 아이들은 댄스 축제 당일에는 준비위원회 임원들과 마을 젊은이들은 바빠진다. 행사 당일 조기축구회를 중심으로 차를 가진 마을의 젊은이들이 '쌩~' 하니 먼지를 일으키며 '할머니, 아저씨, 형님' 하며 동네 곳곳을 돌며 주민들을 행사장으로 인도했다.
올해는 관광버스회사를 경영하는 곤명 출신 사업자와 서포면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분이 지원해 준 버스 2대도 함께 운행했다. 버스는 골짜기 동네인 삼정, 옥동, 마곡, 송림, 구물과 추동, 신산, 조장, 오사, 원전, 초량 마을을 순회하며 사람들을 태우고 날랐다. 마을 부녀회는 음식을 준비하고, 실행위원장도 주차를 담당하고, 출향 인사들 안내는 상임위원장이 담당했다.
마을주민들은 행사준비 뿐만 아니라 당일 공연에도 직접 참여했다. 축제 사회자는 곤명면 송림마을 이장인 강위관(47)씨가 맡았다. 행사 진행이라고는 전혀 경험이 없는 순수 아마추어다.
작년에 처음 사회를 맡았을 때 무대로 뛰어나와 "안녕하십니까"까지는 잘 하다가 관중들의 시선이 집중되니까 긴장해서 말도 더듬고 진행순서도 뒤바꾸고 발음도 꼬이고…. 보다 못한 주민들이 힘내라고 쳐주는 박수를 받기도 했다. 올해는 행사 당일 저녁에 집에서 키우던 엄마소가 새끼 숫소를 낳아서 그런지 작년보다는 헐씬 나은 진행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