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사진책과 철지난 잡지

[헌책방 나들이 178] 서울 홍제동 <대양서점>

등록 2008.10.31 13:17수정 2008.10.3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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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졸업사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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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안쪽 <대양서점> 2매장 책꽂이는 알맞는 높이이면서, 더 많은 책보다, 좀더 넉넉한 품을 살려 놓고 있습니다. ⓒ 최종규

헌책방 나들이를 하면서 곧잘 졸업사진책을 만납니다. 지난날, 헌책방에서 만화책을 내다 버리던 무렵에는 졸업사진책도 내다 버렸습니다. 너무 많이 쏟아지기도 했고, 찾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세월이 흐른 오늘날, 옛날 만화는 어마어마하게 비싼 값으로 사고팔립니다. 아예 물건이 나오지 않습니다. 인터넷 경매에서 수십 수백만 원에 사고팔린다는 소식만 이따금 듣습니다. 생각해 보면, 지난 60∼70년대, 또 50년대, 그리고 80년대까지도, 이 나라 어머니와 아버지들은 당신 딸아들이 만화책을 보면 몹시 싫어했습니다. 찢어서 버리거나 쓰레기통에 처넣거나 했습니다. 아이들이 만화방 가는 일도 못마땅해 했으며, 웬만한 여성모임이나 시민모임에서는 ‘아이들한테 나쁜(해로운) 만화 불태우기’를 해마다 벌이곤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신문이나 방송에 꼭 나왔습니다.


어릴 적, 텔레비전이나 신문에서 ‘만화책 불사르기’ 소식을 보거나 읽으면서 소름이 돋곤 했습니다. 저 아까운 책들을 …… 저 아까운 만화를 …… 저 아까운 종이를 ……, 책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만화한테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렇게 만화가 못마땅하고 싫고 미우면 만화쟁이를 죄 붙잡아서 감옥에 처넣으시지, 만화쟁이를 붙잡는 사람이란 없고(그 어린 날에는 몰랐지만, 적잖은 만화쟁이들은 경찰서를 뻔질나게 드나들어야 했습니다. ‘공륜심의’ 때문에), 신문에도 만화는 버젓이 실리는데. 우리(아이)들이 보는 만화는 ‘애들 만화’라고 깔보고, 신문에 실리는 만화는 ‘어른 만화’라고 높이 사나, 하면서 마음이 쓰라렸습니다.

졸업사진책은 만화책처럼 불살라지는 일은 없었고, 미움을 산 적도 없습니다. 다만, 해마다 전국 수천 초중고등학교에다가 유치원과 대학교까지 하면, 가짓수만 해도 수천 가지가 넘는 졸업사진책입니다. 게다가 권수만 해도 수백만 권이 될 테지요. 졸업사진책을 잘 간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집을 옮기면서 귀찮아서 버리고, 나라를 떠나면서 버리고, 그냥저냥 싫어서 폐휴지에 묶어서 버리고 ……, 이러는 동안 헌책방에도 졸업사진책은 한 가득 들어오기 마련인데, 들어오기는 많이 들어와도 사 가는 사람이 적으니, 쌓이고 또 쌓이다가 버려졌습니다. 자료로 찾는 사람은 ‘왜정’ 때 것이라면 사도 해방 뒤 것은 안 사기 일쑤였기에, 몇 해 안 된 졸업사진책뿐 아니라 열 해나 스무 해쯤 된 졸업사진책도 쉽게 버려졌습니다.

지금도 졸업사진책은, 열 해가 넘지 않은 녀석은 버려집니다. 어차피 다시 나오기 때문입니다. 하긴, 어느 만큼 버려져서 폐휴지가 되어 주어야, 나중에 다시 나올 몇 안 남을 졸업사진책 값어치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가만히 보면, 우리 나라 교육부나 문화부, 또는 교육대학교나 교육박물관 같은 데에서는 ‘유치원과 대학교와 초중고등학교 졸업사진책’도 차곡차곡 모아 두어야 하지 않느냐 싶습니다. 모든 학교에서 해마다 한 권씩 받아서 알뜰살뜰 여미어 놓아야 하지 않느냐 싶습니다. 또는, 학교마다 제 학교에서 해마다 찍는 졸업사진책을 몇 권쯤 넉넉히 찍어서 제 학교 도서관에 간수한 다음, 뒷날 졸업생이 찾아올 때 언제라도 열어 볼 수 있게끔 해 주어야지 싶습니다. 졸업사진책을 우리들 발자국이거든요. 우리가 어느 한때를 함께 보냈던 사람과 둘레 삶터가 담긴 이야기이거든요.

그래서 헌책방 나들이를 하면서 졸업사진책을 구경할 때면, 지난날 모습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어 좋기에, 사진 자료로 꼭 챙겨 놓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제는 졸업사진책 한 권 값은 꽤 만만하지 않습니다. 권수도 워낙 많지만, 아무리 싸게 쳐준다고 하여도 모든 학교 졸업사진책을 모아서 꽂을 자리가 없습니다. 그저 드문드문 골라서 사 놓고 갖추어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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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사진책 부천국민학교 1970년 졸업사진책 ⓒ 최종규


<부천국민학교 16회(1970)> 졸업사진책을 봅니다. 사내아이들은 죄다 검정고무신을 신습니다. 계집아이들도 거의 검정고무신이나 드문드문 흰고무신이 있고, 운동화나 목 짧은 신을 신은 계집아이가 드물게 있습니다. 계집아이라서 다른 신도 신겼을까 궁금합니다. 그나저나 1970년인데, 또 부천인데, 부천이 1980년대까지도 거의 모두 시골 논밭이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아이들 차림새가 여느 읍면하고도 견줄 수 있을 만큼 다를까 궁금합니다. 서울과 가깝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시골보다 찬대접을 받았는지도, 그래서 외려 가난하지만 조용히, 또 오순도순 지내지는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상도여자중학교 7회(1978)> 졸업사진책을 봅니다. 사진으로 보이는 1978년 아이들은 모두 말끔하게 학교옷을 차려입고 있습니다. 학교도 새로 지은 건물인 듯합니다. 다만, 학교 건물 둘레로 얼핏설핏 민둥산에 벌판인 모습이 비칩니다. 학교 둘레 산중턱까지 빼곡하게 판자집이 들어서 있기도 합니다. 다른 곳은 더 그랬지만, 서울에서도 학교 둘레로 가난한 사람들 가난한 살림집이 빼곡히 들어서 있던 지난날입니다. 그래서 졸업사진책에서는 학교 건물만 똑 잘라다가 붙인 사진이 많습니다. ‘지저분해’ 보인다고, ‘보기 좋지 않다’고.

<수송유치원 20회(1965)> 졸업사진책을 봅니다. 아이들 옷차림이 퍽 말끔합니다. 1965년에 벌써 20회이니, 1945년에 지어진 유치원입니다. 그나저나 유치원 졸업사진책이라니. 1965년 같은 때에 유치원에 아이를 넣을 수 있는 집안이라면 여느 집안은 아니었을 터이며, 이런 졸업사진책까지 만들었다면 여느 살림은 아니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창덕여자고등학교 32회(1981)> 졸업사진책은 그다지 눈에 뜨이는 모습이 없습니다. <문경중학교 23회(1973)> 졸업사진책을 봅니다. 맨 처음 실리는 사진을 보니, 학교 안쪽에 자전거가 줄지어 서 있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자전거나 이렇게도 가지런하게 서 있다니. 아이들이 퍽 먼 거리에서 자전거로 학교를 오갔다는 뜻이었을까 하고 헤아려 봅니다. 문경이 자전거로 학교를 오갈 만큼 길이 괜찮았나 싶은 한편, 이무렵 저렇게 자전거를 장만하여 다닐 수 있을 만큼 그 동네 사람들은 집안 형편이 넉넉했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아이들 부모가 아이들한테 자전거를 장만하면서 허리가 휘었을지 모르지요. 찬찬히 넘기면서 사진책을 보는데 ‘졸업장’ 한 장과 ‘상장’ 한 장, 여기에 1984년 7월 22일, 경상도 점촌 삼일극장 앞에 자리하고 있다는 ‘정다실’에서 열었다는 “문중 11차 총동창회 체육대회 준비” 모임을 안내하는 엽서 한 장이 톡 떨어집니다.

<새마을 부녀 지도자 교육 8기(1974.4.8.∼4.13.)> 기념사진책을 봅니다. 아직도 새마을 깃발은 도시와 시골 가리지 않고 골골마다 나부낍니다. 북녘에서 주체사상을 북녘사람한테 집어넣었다면, 남녘에서는 새마을사상을 남녘사람한테 쑤셔넣었습니다. 북녘에서 김일성을 아버지로 섬기도록 했다면, 남녘에서는 박정희를 아버지로 모시도록 했습니다. 북녘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이 나라힘을 온통 휘어잡았다면, 남녘에서는 박정희와 졸개들이 나라힘을 와락 움켜쥐었습니다. 사람은 죽고 세월은 흘러 지난날 자취와 모습이 거의 모두 사라지지만, 그때 이야기가 어렴풋하게나마 실린 기념사진책이 헌책방에 스며들면서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이야기합니다. 독재자는 떠났어도 독재자가 우리 몸과 마음에 새겨 놓은 독재 얼룩은 아직 가시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열여덟부터 쉰넷까지, 전국에서 모인 시골 농사꾼 여성한테 했다는 ‘새마을 부녀 지도자 교육’이란 무엇이었을는지 알 수 없지만, 기념사진책에 실린 모습으로 헤아리건대, ‘군대에서 남자를 길들이듯’ 새마을 연수원에서는 온나라 여자를 군대에서와 마찬가지로 길들였구나 하고 느낍니다.

 (2) 철지난 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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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인 책 책꽂이로는 모자라 바닥에 쌓이게 되는 책이 있습니다. 책탑이 바닥에 한 번 쌓이게 되면, 그 뒤에 묻힌 책들은 오래오래 묻히게 됩니다. ⓒ 최종규

.. 어쩌면 “왜 요즘은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책이 잘 안 팔릴까?” 하는 내 애초의 질문은 어리석은 것일 수밖에 없다. 좋은 책이라고 해서 꼭 많이 팔리진 않기 때문이다. 또 젊은 여성들이 스타이넘을 외면한다고 해서 그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젊은 여성들은 오히려 보수적이며, 그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려면 어느 정도 세월이 흘러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출판계의 이구동성에 따르면, 지금이야 스타이넘의 책뿐만 아니라 무슨 책도 잘 안 팔리는 시대다 ..  (101쪽 / 박중서, <출판저널> 2008.2.)

잡지 <출판저널> 철지난 녀석이 몇 권 보여서 함께 껴안습니다. 철지난 잡지에는 철지난 글이 실려 있습니다. 철지난 이야기를 하나둘 살피고, 셋넷을 훑습니다. 다섯여섯 읽다가 살며시 덮습니다. 철지난 이야기라고는 하나, 어인 일인지 우리한테는 조금도 철지난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모르는 일입니다만, 잡지며 책이며 학교며 언론매체며, 어디에서나 날마다 쏟아지는 숱한 이야기들은, 도돌이표처럼 같은 줄거리가 되풀이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들은 지금 2008년을 살고 있다고 하나, 1998년과 오늘날이 무엇이 다를까 싶고, 1988년과 2008년은 얼마나 다르랴 싶으며, 1978년과 2008년은 어느 구석이 다른가 싶습니다.

쓰는 물건이 다르고 옷차림이 다르며 머리길이가 다릅니다. 먹는 밥이 다르고 사는 집이 다르며 굴리는 차가 다릅니다. 그러나, 우리 삶을 꿰뚫는 이야기는, 흐름은, 물줄기는, 예나 이제나 거의 마찬가지가 아니랴 싶습니다. 똑같은 비판을, 똑같은 비평을, 똑같은 목소리를 예나 이제나 얼추 비슷비슷하게 펼치지 않느냐 싶습니다. ‘이보게, 그와 똑같은 말다툼은 지난날에도 있었구만. 그러니 너무 머리 터지게 다투지들 말게’하고 한 마디 해 주는 철지난 잡지에 실린 철지난 글들이라고 해야 할는지.

이승만 때 문제였던 대목이 박정희 때에도 문제였고 전두환 때에도 문제인 한편, 김대중과 노무현 때에도 문제이고, 이명박 때에도 달라지지 않는 문제입니다. 이승만 때 했던 정치비판이 박정희와 전두환과 김영삼과 김대중과 노무현을 거쳐서 이명박에 이르기까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고 느낍니다. 이승만 때 교육밭에서 불거졌던 비판과 토론이, 박정희와 전두환과 김영삼과 김대중과 노무현을 거쳐서 이명박에 이르는 동안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다고 느낍니다. 책마을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이명박 때인 요즈음 터져나오는 이야기들, 으레 하는 ‘단군 이래 최대 불황 ……’하는 이야기들은 노무현 때에도 김대중 때에도 나왔지만, 전두환 노태우 때에도 나왔고 박정희 때에도 나왔습니다. 그렇다고 이승만 때에는 안 나왔느냐? 그때에도 나왔습니다. 그림밭 문제도 사진밭 문제도, 경제 문제와 사회 문제도, 사건 크기가 다르고 사건을 일으킨 사람 이름만 다를 뿐, 큰 줄거리는 매한가지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애써 찾아서 늘 새롭게 읽는다고 하는 책들도 ‘책이름과 글쓴이가 다를 뿐’ 속에서 흐르는 이야기는 같은 셈인가 싶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아니, 고개를 갸우뚱할 일이 아니라, 이런저런 세상흐름에 휘둘리지 말고, 나 스스로 곧게 걸어갈 길을 단단히 붙잡아야 할 노릇이 아니냐며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가벼운 말놀이와 부질없는 말잔치와 속없는 말장난과 지루한 말재주에 넘어가지 말자고, 따뜻한 말나눔과 넉넉한 말사랑을 하자고 다짐하게 됩니다.

- 2007 대선 예비후보들에게 듣는다 -

[심상정] 출판유통의 현대화와 투명화, 선진화가 필요할 것이다. 현재 출판계는 과당경쟁이고, 독자들의 독서 접근권에 있어 쏟아지는 할인정책 등은 오히려 혼란스러울 여지가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일상 속에서, 삶의 한가운데, 일반인들이 취미를 독서로 하고 독서를 통해 자기정체성을 발견하는 그런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명박] 우리 나라 가구당 책 구입 금액이 한 달 평균 7900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보통 책 한 권이 만 원 정도라고 볼 때, 한 달에 채 한 권도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의 생활수준은 높아가는데, 책을 읽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독서도 하나의 습관이다. 어려서부터 책을 즐겨 읽도록 하는 습관,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은 우리 사회의 책임이다. 책을 읽지 않는 국민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선 자녀들이 책 읽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 가장 본질적인 출판문화 진흥책이라고 생각한다.

[정동영] 인문학과 문화산업의 기반인 도서출판의 선진국화를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창작인 저술가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고급 출판물에 대한 공적 관리와 번역 등 출판시장을 국제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디자인과 유통, 금융지원 등을 다각화하고 도서관 확충과 국민 독서진흥책 등이 수반돼야 한다. (28∼29쪽 / 《출판저널》 20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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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서점 1매장 대양서점 1매장을 지키는 아저씨는 한쪽에 마련한 걸상에 앉아서 책도 읽고 장부도 쓰고 라디오도 듣고 텔레비전도 봅니다. ⓒ 최종규

철지난 잡지를 다시 한 번 펼칩니다. 죽 넘겨 읽다가 이내 머리가 지끈지끈 아픕니다.

‘괜히 펼쳤나? 괜히 집었나? 괜히 읽었나? 괜히 알려고 했나? 철지난 잡지는 요즘 세상에서는 폐휴지 대접이니 그냥 폐휴지로 길에 내놓아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거두어들여 다문 몇 백 원이라도 받도록 해 드렸어야 하는 일 아닌가? 대통령으로 뽑히지 않은 분들이 내놓았던 ‘책마을과 얽힌 다짐’은 예전부터 되풀이되어 온 이야기인데다가, 대통령으로 뽑힌 분이 내놓은 다짐은 ‘아무 일도 안 하겠다’는 이야기인데. 이런 이야기를 이제 와서 알게 된들, 아니 지난해에도 알고 올해에도 안다고 한들, 앞으로도 알고 이 철지난 잡지를 우리 도서관에 꽂아 놓고서 자료로 삼는다고 한들, 무엇이 달라지고, 어느 만큼 나아지며, 어떻게 거듭날 수 있을는지.’

히유. 히유우. 길게 한숨 여러 번 쉬고 책을 덮습니다. 철지난 잡지를 닫습니다. 그러나 처음 놓여 있던 자리에 돌려놓지 않습니다. 책값을 치르고 가방에 구겨넣습니다. 더욱 무거워진 가방을 등에 메고 가방끈을 질끈 붙잡습니다. 뒤뚱뒤뚱 가방 무게에 따라 몸이 이쪽으로도 쏠리고 저쪽으로도 쏠리면서 걷습니다. 전철을 타고, 전철칸에 선 채로 책을 꺼내어 읽고, 때때로 책을 덮고 고개를 들어 창밖을 내다본 다음, 앞가방에서 수첩을 꺼내어 몇 글자 끄적입니다. 수첩을 앞가방에 넣고 다시 책을 펼쳐 읽다가 또다시 책을 덮고는 창밖을 내다보고 한숨을 길게 내쉰 다음 수첩을 꺼내어 몇 글자 끄적이고 다시 넣고.

책이란 무엇일까 생각에 잠깁니다. 책을 읽는 삶이란 어떤 모습인가 머리속으로 그려 봅니다. 책과 함께 꾸려가는 삶이란 어떻게 가꾸거나 보듬을 때 스스로 아름다움이 드러날 수 있을까 헤아립니다. 책을 붙잡는 손길은 어떻게 가누어야 할는지 되뇌어 봅니다. 오늘 제 손으로 들어온 이 책들은 얼마나 내 손에서 빛이 날는지, 또 내 손에서 떠나게 되는 날 누구 손에서 빛이 이어질는지 더듬어 봅니다.

덧붙이는 글 | - 서울 홍제동 〈대양서점〉 / 02) 394-2511
http://cafe.naver.com/daeyangbook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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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졸업앨범 #사진 #잡지 #대양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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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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