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2일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첫 라디오 정례연설을 녹음하고 있다.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인 간의 소통 방식의 차이는 국정 정책, 특히 미디어 정책에 있어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미디어 정책은 방송통신 융합 촉진, 인터넷 모욕죄 및 실명제 도입에 의한 인터넷 규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반면 오바마 당선인은 다양한 미디어 환경 구축, 소규모 미디어 활성화, 인터넷 접근성 확대, 개방성 보호 등을 미디어 정책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우선 이명박 정부는 신문·방송 겸영 허용, 지상파방송 소유제한 기준 완화 등을 포함한 미디어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이명박 정부가 미디어 교차소유에 집중하는 한편, 한나라당 내에는 미디어발전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방송법과 신문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
특히 보수적인 이명박 정부에게 IT는 경제 성장동력이라기보다는 '인터넷 악플'이라는 부정적인 여론 확산 도구라는 인식이 강하다. 자기 스스로 '인터넷 콤플렉스'라는 덫에 걸린 듯한 모습이다. 포털의 실명제와 사이버 모욕죄 추진을 통해 인터넷 역기능에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도 이러한 피해의식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상원의원 시절부터 미국 내 미디어 독점의 폐해를 지적해 온 오바마 당선인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미디어 교차소유 결정을 반대해왔다. 미디어 교차소유는 소수 기업의 독점, 그리고 지역성, 다양성 훼손을 초래 한다는 게 오바마 당선인 측의 주장이다. 경제적 효율성이 공익성에 우선할 수 없다는 오바마 당선인의 신념에 기인하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 측은 지난 대선기간 동안 미디어분야 정책발표를 통해 "FCC는 지난 7년간 다양성 보다는 합병에 주력했으며, 그 결과 공익과 거리가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특히 인터넷에 대해 통신사업자가 인터넷 사이트를 차별하지 않고 동일한 전송속도를 제공해야 한다는 '망 중립성'을 주장하는 등 우호적인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블로거의 지원을 비롯해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인 누리꾼의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 선거참모 중 상당수가 강력한 IT 정책 드라이브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 등도 오바마 당선인이 이명박 대통령과 다른 점이다.
미 대선 직후 청와대는 '변화와 실용'을 끄집어내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인이 "닮았다"고 자평했지만, 최소한 미디어정책 분야만큼은 결코 "닮지 않았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최근 주요기사]☞ 한국의 "워렌 버핏", 다시 신입사원 되다☞ [디자인 서울] "간판 개선? 굶는 판에 명품 입으라고?"☞ "747" 외치던 MB "성장 전망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극장 맨 뒷자리요"-"손님, 자리 많은데요"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공유하기
같은 연설이라도, 오바마 '40만 클릭' 이명박은 왜 '땡전뉴스' 비난 받을까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