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민주당 의원.남소연
▲ 송민순 민주당 의원.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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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장관을 역임한 송민순 민주당 의원이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과 미국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대북전략을 분석하면서 "우리로선 아주 위험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송 의원은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민주정책연구원(원장 김효석 의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외·대북 전략을 전망하고 이명박정부의 대북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오바마정책으로 한반도 돌아간다"
송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께서 '한미 공조가 단단하기 때문에 남북관계도 문제없다'고 말씀하시는데 참 걱정스럽다"며 "한미 공조는 분명히 단단해야 하고 한반도 핵문제 해결은 필수조건이다, 그러나 북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충분조건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가를 경영하는 입장에선 충분조건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지, 필요조건에 매달려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오바마 정책의 하이어아키(위계) 속에서 한반도가 돌아간다는 것을 인식해야지 '서울-워싱턴' 축으로 세계가 돌아간다고 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미 관계가 좋다고 해서 남북 관계도 저절로 잘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우리 정부가 지금같은 식으로 계속 하면 경우에 따라 북한 문제는 '미국-중국-북한' 축으로 가고 동아시아 문제는 '미국-일본-중국' 축으로 갈 수도 있다"며 "우리로선 아주 위험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것도 정부가 잘 알았으면 좋겠다"고 경고했다.
송 의원은 "비핵화와 경협을 묶어서 북한 개방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비핵화와 경협을 진전시키는 선순환적 정책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현 정부가 실제로 대화를 이뤄질 수 있는 대북 메시지를 보내야하는데 혼선된 메시지만 보내 염려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명박정부는 한미 관계와 남북관계가 상호 배치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겪어본 현장에서의 실상은 남북 관계와 한미 관계가 상호 보완적"이라며 "남북 관계가 잘되면 대미 관계에서도 설득력을 가지고 반대로 미국과의 관계가 잘되면 북한에도 설득력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아주 위험한 상황 전개될 수도 있다"
송 의원은 "오바마 행정부는 부시 행정부 대외정책의 우선순위를 바꾼다기보다는 방법과 수단들을 달리해 나가면서 선별적이고 전략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려고 할 것"이라며 미국의 차기 행정부 대외정책 기조를 ▲누구와도 직접 접촉할 수 있다는 '현실적 합리적 이상주의' ▲군사주의 탈피를 통한 '양자 접촉 및 다자적 접근' ▲' 딜'과 같은 외교 수단을 먼저 쓰고 통하지 않으면 무력까지 염두에 두는 '직접적이고 공세적인 외교' 등 3가지로 정리했다.
그는 "북핵 문제는 전형적인 '직접적이고 공세적인 외교'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는 것과 받는 것의 동시성을 중요시했던 부시 행정부와 달리 오바마 행정부는 시차가 좀 나더라도 줄 것을 먼저 주는 '빅딜 어프로치'를 할 소지가 있고, 시차를 뒀는데도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강경책을 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기조는 부시 행정부 말기에도 '북핵 불능화'와 '테러지원국 해제'를 통해 이미 나타난 바 있다는 것이 송 의원의 설명이다.
송 의원은 "부시 행정부의 '북핵 불능화'와 테러지원국 해제'가 이뤄진 바탕 위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직접적이고 공세적인 외교'가 된다면, 오마바의 단임 임기 4년 중에도 한반도에 중대 변화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 '중대한 변화'는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염두에 두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오바마 행정부와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공동 비전을 설계해야 한다"며 "한국과 미국의 공동 비전 위에 중국도 끌어오는, 스스로 무게 있는 설정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2008.11.19 20:08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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