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극성과 소극적
.. 부모님들이 학교의 교육방침에 대해 너무 소극성을 보이거나(‘소극적이거나’로 쓰려다가 고쳐 봅니다. 어떻게 고치는 게 좋을 지 아직 잘 모르겠군요), 심지어 습득하거나 실행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 모습에 크게 실망하였다는 것입니다. 지적하신 몇 가지 사례 이외에도 한 아이가 학교를 그만두는 과정에서 드러난 큰 문제에 대해 너무나 무관심했던 것이 아닌지, 시설관리나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너무나 소극성을 보였던(계속 어렵군요) 것은 아닌지 하는 문제들에 대해 지적하였습니다 .. (어느 대안학교 학부모가 쓴 글에서.)
‘-적’을 붙여서 쓰는 말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지식으로만 들은 어느 분이 쓴 글입니다. 그래도 글을 쓰다가 속으로 ‘아, 이렇게 쓰면 안 좋다고 했지’ 하고 생각을 해 주었기에, 이나마 고쳐서 써 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입에 와닿지 않고 손에 와닿지 않으니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듯 느낍니다. ‘-적’을 털고 ‘-성(性)’을 붙였지만, ‘-적’만 털어낸다고 해서 풀릴 수 있는 일이 아니나, 이 한 가지 움직임에서 그치고 말았습니다.
┌ 소극적(消極的) : 스스로 앞으로 나아가거나 상황을 개선하려는 기백이 부족
│ 하고 비활동적인
│ - 소극적 권리 / 소극적 대응 / 소극적 방식 / 소극적 역할 / 소극적 자세 /
│ 소극적 태도 / 소극적 공격 / 소극적으로 활동하다 /
│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다 / 그 사람은 매사에 소극적이다
├ 소극(消極)
│ (1) 스스로 앞으로 나아가거나 상황을 개선하려는 기백이 부족하고 비활동적임
│ (2) 전지나 전기 분해에서 분극을 방해하는 물질을 제거하는 일
│
├ 너무 소극적이거나
│→ 너무 발을 빼거나
│→ 너무 나 몰라라 하거나
│→ 너무 남 일로 여기거나
│→ 너무 팔짱만 끼고 있거나
└ …
오랫동안 길든 말투를 추스르지 못하니 어찌할 수 없습니다. 이날 이때까지 입과 손에 익은 말씨가 머리속에 맴돌고 손끝에서 떠도니까 어쩔 길이 없습니다. 이제 와서 되돌린들, 이제 와서 올바른 말씀씀이를 익힌들, 얼마나 나아지겠으며 얼마나 좋겠느냐고 생각하니 스스로 길을 찾지 못합니다.
┌ 소극적 권리 → 작은 권리 / 조금만 누리려는 권리
├ 소극적 대응 → 어설픈 대응 / 엉거주춤 대응 / 수줍은 대응
├ 소극적 역할 → 작은 구실 / 엉거주춤한 노릇 / 한발 물러선 몫
└ 소극적 자세 → 나서지 못하는 매무새 / 주춤거리는 매무새
그러면 참말로 되돌릴 수 없을까요. 한 번 굳은 일은 죽는 날까지 그대로 이어가야만 하나요. 한 번 어떤 정권이 들어서면, 그 정권이 독재폭압 정권이라고 해도 죽는 날까지 굽신굽신거리며 그대로 두어야 하는가요. 터무니없는 법이 판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도, 팔뚝질 한 번 하지 않고 얌전하게 남은 삶을 보내면 되는지요. 다음 선거를 기다려서 그때 가서 표로 바꾸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뒷날에도 표로 바꾸지 못하면 두 손을 들어 버릴 생각이십니까.
┌ 소극적 태도 → 망설이는 몸가짐 / 풀죽은 몸가짐 / 기운없는 몸가짐
├ 소극적으로 활동하다 → 조용히 움직이다 / 조용히 (무엇을) 하다
├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다 → 문제에 제대로 나서지 못하다
└ 매사에 소극적이다 → 모든 일에 쭈삣거린다 / 모든 일에 쩔쩔맨다
당신 스스로는 다니지 못한 대안학교라 하여도, 당신 딸아들은 대안학교로 보내는 마음을 찬찬히 돌아보아야지 싶습니다. 비록 당신 스스로는 더 나은 길을 애써서 찾지 못했다고 하나, 당신 딸아들은 스스로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게끔, 도울 수 있는 일은 힘써서 하려고 마음을 쏟던 나날을 가만히 곱씹어야지 싶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힘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힘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힘을 써야지요. 힘을 쏟아야지요. 힘을 기울여야지요. 처음부터 빈틈 하나 없이 이룰 수는 없어도, 아니 처음부터 어느 한 가지 제대로 이루어지는 일이 없다고 하여, 그토록 힘쓰고 마음써도 한 가지조차 제대로 이루어지는 일을 보기 어렵다고 해도, 그저 바라만보는 삶에서는 벗어나야 하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 선생과의 관계에서 너무 소극성을 보였던
│
│→ 선생과 어울릴 때 너무 뒷짐만 지었던
│→ 선생과 만나는 자리에서 너무 나 몰라라 했던
│→ 선생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너무 쭈뼛거리만 헸던
│→ 선생한테만 너무 맡기려고 했던
└ …
알맞게 쓸 말을 알뜰하게 찾아서 올바르게 쓰지 않아 온 사람은 다름아닌 우리들입니다. 어줍잖게 쓰고 어설프게 쓰고 얄궂게 쓰고 비뚤어지게 쓴 사람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그렇지만, 알맞게 쓸 말을 알뜰살뜰 찾아서 아름다이 쓸 사람 또한 우리들입니다. 한 번 두 번 잘못 쓰기도 하겠으나 조금씩 가다듬고 찬찬히 되짚으면서 슬기롭고 싱그럽게 쓸 사람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한 가지씩 애쓰면 됩니다. 하나씩 엮어 나가면 됩니다. 한 군데씩 바르게 보고, 한 자리씩 북돋우면 됩니다. 하나하나 추스르고, 차근차근 옳은 길로 걸어가면 됩니다. 하루아침에 빈틈없이 잘 써야 하는 줄 잘못 생각하니까 어렵다고 느낍니다. 적어도 열 해나 스무 해쯤 찬찬히 추슬러야 하는 말씀씀이를, 고작 한두 달도 아닌 며칠 책 한두 권 읽어서 고쳐 보려고 하니 머리만 지끈지끈 아프다고 느낍니다.
열 해나 스무 해에 걸쳐서 꾸준히 애쓴 끝에 알맞게 쓸 말과 글을 깨달았다고 해도, 죽는 날까지 배움을 그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짧게 보니 하기 힘들고, 잠깐만 보니 귀찮다고 여기며, 어영부영 써도 이웃에서 무어라 타이르거나 나무라는 사람이 드무니 아예 곧고 너른 넋을 키우지 못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작은자전거 : 인천+부천+수원 자전거 사랑이] http://cafe.naver.com/inbusu
2008.12.04 20:27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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