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첫 방송되는 SBS <스타의 연인>(극본 오수연 연출 부성철)이 올해 수목드라마 시장에 '마지막 출사표'를 던졌다.
<바람의 화원> 후속으로 방영되는 <스타의 연인>은 올해 방송되는 정규편성 드라마 중에서는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신작이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유지태와 '한류스타' 최지우가 주연을 맡았다. 한류드라마의 대명사 <겨울연가>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오수연 작가와 재회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지난달까지 수목극 판도는 MBC <베토벤 바이러스>가 확실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사극 듀오인 <바람의 나라>와 <바람의 화원>이 추격하는 양상을 보였다. 최근 <베토벤 바이러스>가 종영된 이후로는 후속작 <종합병원2>가 다소 부진한 가운데, KBS2 <바람의 나라>가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 검증된 스타 배우와 작가를 기용한 <스타의 연인>의 합류가 연말 수목극 판도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세 작품은 각기 드라마 장르와 개성이 뚜렷한 것이 눈길을 끈다. <바람의 나라>가 전형적인 전쟁 영웅 사극이라면, <종합병원 2>는 의학 드라마, <스타의 연인>은 로맨틱 멜로로 구분할 수 있다. '음악휴먼 드라마'를 표방했던 <베토벤>이나 퓨전사극 <바람의 화원>이 다소 실험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이었던데 반해, 현재의 세 작품은 모두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검증받은 인기 장르와 흥행 공식을 표방하고 있다. 일종의 '복고주의의 귀환'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수목드라마 '빅3' 강점과 약점
<바람의 나라>는 <주몽>, <태왕사신기>, <대조영> 등으로 이어지는 고구려 사극의 전통을 잇고 있다. <주몽>에서 주연을 맡았던 송일국의 출연과. 주인공의 비슷한 성장 구도 등으로 방영 초반 '주몽2'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으나, 방영 중반을 넘기며 서서히 차별화된 매력으로 고정 시청자층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존 고구려 사극들을 통하여 익숙한 이야기 구조에 비하여 극 전개와 볼거리의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평가, 해외 영화 모방 논란을 불러일으킨 전투씬 장면에서부터 부여와 고구려에 대한 편향적 묘사. 김진 작가의 원작에서 그려진 캐릭터와 드라마가 너무 다르다는 부분이 지적받으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종합병원2>는 제목에서 드러났듯, 14년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종합병원>의 속편이다. 병원에서 일어나는 의사와 환자들의 애환을 다루는 휴먼드라마적 구성은 전작이나 기존 메디컬 드라마의 공식과 유사하지만, 유쾌한 이미지가 강한 차태현과 김정은의 투톱을 통해 밝고 긍정적인 코믹 터키가 강화된 것이 돋보인다. 매회 에피소드가 바뀌는 미드식 구성을 통해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의 가능성을 점검해본다는데도 의미가 있다.
방영 초반 <종합병원2>는 리얼리티 부족이라는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차태현과 김정은의 과장된 연기와 함께 주요 출연자들의 미스캐스팅 논란, 오진과 실수가 남발하는 극중 설정에 대하여 의학드라마로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장면들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14년 전과 달리, <종합병원>의 이야기 구조는 상당수의 메디컬 드라마들이 이미 거쳐간 길을 답습하고 있어서 신선도가 떨어진 것도 극복해야할 부분이다.
<스타의 연인>은 한동안 드라마 시장에서 외면받던 트렌디 드라마의 부활이라는 점이 눈길을 모은다. 최지우가 연기하는 한류 톱스타가 자신의 자서전을 대필하게 된 국문과 대학원생 역의 유지태와 사랑에 빠진다는 구조는, 영화 '노팅힐'을 떠오르게 하는 전형적인 로맨틱 멜로극의 설정이다.
주연을 맡은 유지태와 최지우는 최근 한동안 침체기를 거쳤다. 영화에서 주로 활약해온 유지태는 <황진이>, <야수>, <가을로> 등 한동안 너무 무겁고 힘이 들어간 캐릭터를 거듭하다가 쓴맛을 본 이후, 최근 개봉한 영화 <순정만화> 등에서는 다시 10년 전 <동감> 시절의 부드럽고 대중적인 캐릭터로 귀환을 모색하고 있다. 최지우도 지난해 항공 드라마 <에어시티>에서 전문직 여성으로서의 변신을 모색했으나 실패를 맛봤다. 최지우의 '전공'은 뭐니뭐니해도 역시 눈물이 그렁그렁한 멜로 연기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세 작품은 각기 장단점이 분명하여 차별화된 시청자층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이 전통적인 한국형 서사극의 부활을 통하여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과 같이, 수목극 시장에서는 어떤 작품이 최근 안방극장에 불고 있는 복고주의 트렌드의 수혜를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2008.12.09 11:12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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