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불속 남녀, 쉴 새 없이 쪽쪽

[나는야 엄지짱] 크리스마스 퍼레이드가 벌어지던 날

등록 2008.12.12 18:41수정 2009.01.2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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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슨버그 고교 마칭 밴드 두 딸도 스네어드럼과 멜라폰 연주자로 참가하고 있다. ⓒ 한나영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 지난 5일 저녁 7시, 미국 버지니아주 해리슨버그에서는 연례 행사로 치러지고 있는 크리스마스 퍼레이드가 열렸다.


연인들, 가족들, 또는 친구들끼리 퍼레이드를 구경나온 사람들은 추운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형형색색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퍼레이드를 보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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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동차를 타고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를 벌이는 사람들. ⓒ 한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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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무장을 하고 퍼레이드를 구경나온 사람들. ⓒ 한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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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를 타고 나온 아기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 한나영


쉴새없이 쪽쪽 "뭘 봐요?" 

퍼레이드를 구경나온 사람들 가운데에는 유난히 '한 몸 커플'들이 많았다. 이들은 두툼한 이불 속에 몸을 가린 채 퍼레이드를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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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를 구경나온 젊은 연인들이 호랑이 무늬 담요 속에 몸을 가렸다. ⓒ 한나영


"쪽! 쪽!"

호랑이 무늬 담요를 덮은 젊은 연인들이 먼저 눈에 띄었다. 이들은 담요 속에 몸을 가린 채 한 몸이 되어 애정 행각(?)을 벌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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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들 연인들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그냥 지나쳤던 기자. 하지만 '이 좋은 그림을 그냥 내버려 둬?'라는 생각에 다시 발길을 돌렸다. 이들에게 다가가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물었다.  

"Sure." 

여자는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남자는 뚱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왜 방해하고 그러는데?'

키스는 없지만 그래도 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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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이불을 들고 나온 중년 부부도 한 몸이 되었다. ^^ ⓒ 한나영


이불 속에서 한 몸이 되는 건 젊은 연인들만이 아니었다. 나이 든 중년 부부 역시 두툼한 이불 속에서 한 몸이 되어 퍼레이드를 즐기고 있었다. 이들은 젊은 연인들처럼 열정적인 키스를 보내진 않았지만 오래 묵은 장맛의 사랑을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도 이불 속에서 한 몸이야!'

남녀노소 모두 길거리로 나오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거리로 나오는 것일까. 일단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우렁찬 크리스마스 캐롤 연주를 들려주는 마칭밴드도 있고 눈요기 거리가 되는 갖가지 장식을 한 자동차 행렬도 있다. 또한 캔디나 초콜릿을 던져주는 사람들의 접대도 있다.

이날 특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마칭 밴드는 제임스 매디슨 대학교(JMU)의 '마칭 로얄 듀크스(MRD)'였다. 단원이 474명으로 버지니아 주에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들 로얄 듀크스는 지난 11월, 뉴욕에서 벌어진 유명한 추수감사절 행사인 '메이시스 퍼레이드'에서도 그 위용을 자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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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매디슨 대학교의 마칭 밴드 '마칭 로얄 듀크스'의 화려한 퍼레이드. ⓒ 한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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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도 크리스마스 퍼레이드에 참가하고 있다. ⓒ 한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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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보이는 삘간 컨버터블 자동차를 타고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는 노부부. ⓒ 한나영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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