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태 '토건국가' 비판, "한국은 돈 많은 못사는 나라"

우석훈, 홍성태에게 듣는 하천정비사업의 문제점

등록 2008.12.16 10:40수정 2008.12.1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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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5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4대강 하천정비사업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로 긴급정책토론회가 열렸다.

15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4대강 하천정비사업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로 긴급정책토론회가 열렸다. ⓒ 이대암

15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4대강 하천정비사업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로 긴급정책토론회가 열렸다. ⓒ 이대암

15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4대강 하천정비사업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로 긴급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과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 정책위원회가 함께 공동주최했으며 민주당 김상희, 최영희 의원이 주관했다.

 

이 날 토론의 발제자 중 눈길을 끄는 이는 단연 우석훈 박사와 홍성태 교수. 이들은 저서와 칼럼을 통해 대중을 향한 활발한 집필활동으로 많은 인기와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학자들이다. 우석훈 박사의 대표적인 저서로는 <88만원 세대>,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 <촌놈들의 제국주의>, <괴물의 탄생> 등이 있으며 홍성태 교수의 대표적인 저서로는 <서울에서 서울을 찾는다>, <생태사회를 위하여>, <위험사회를 넘어서> 등이 있다.

 

이명박 정부가 활발하게 추진중인 '4대강 하천 정비사업'에 대해 우석훈 박사와 홍성태 교수는 비판의 날을 날카롭게 세웠다.

 

우석훈 박사, "대운하 1단계 사업임이 분명하다"

 

- 이 사업은, 기회비용의 개념이 적용될 사업이다

14조원의 돈이 4대강 정비사업으로 사용된다. 그런데 과연 이 14조원이란 돈의 사용에 대해서 각 지역에서 선택권이 있거나 혹은 스스로 기획할 수 있다고 하면 그야말로 '기회비용'의 개념과 관련된 문제이다.

 

지역에서는 이거라도 없으면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어차피 중앙정부의 재정지출인데, 이것을 어떤 형태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피동적으로 지방정부에서 선택권과 기획권 없이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그것도 실제 지역에 '체류'될 돈이 얼마인지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지역에 긴급한 재정사업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하나 그게 반드시 이러한 형태여야 하는지, 그 기회비용의 측면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의 문화예술관광 분야의 총 예산은 3조 8천억 원 정도이다. 전체 문화예산의 3배나 되는 돈을 이런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과연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인가? 지역복지, 영화, 교육 등 장기적으로 지식 및 창의성과 관련된 문화인프라 등에 이 돈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지 않을까?

 

-하천관리에 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홍수, 용수, 식수 등 4대강 정비사업의 명분으로 되어있는 것들은 실제 이 사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다. 이 사업은 크게 하천준설과 슈퍼제방을 포함한 제방설비라는 두 가지 사업을 두 축으로 하여 구성되어 있다.

 

현 계획은 실질적으로 제방 중심의 하천관리를 강화하고, 강을 준설하면서 하도정비라는 이름으로 강폭을 넓히는 것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변화는 더욱 강화된 제방, 혹은 슈퍼제방이란 이름으로, 한국의 하천을 완전히 죽이는 일이다. 단지 제방공사를 통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건설사와 관련 공공기관의 이익만이 강화되지 하천의 생태적 정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물론 힘을 가진 자들이 그렇게 한다면, 막을 방법은 없다. 그러나 이 변화는 지금까지의 한국 하천에 대한 관리 발전 방향을 완전히 뒤엎는 변화이므로, 이에 대해서는 분명히 '사회적 논의'와 함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이 사업은, 단순 정비사업이 아니다.

 

-대운하 1단계 사업임이 분명하다

3단계 대운하 사업이라면 1단계 현 정비사업, 2단계 필요 구간의 부분적 강폭 확대 사업, 3 3단계 조령터널 등 구간 연결사업 이렇게 3단계로 구성할 수 있다. 강들을 연결시키는 사업은 나중에 해도 된다. 다만 그 전에 필요한 준설사업, 강폭 확대 그리고 제방사업이 현 사업에 포함되어 있다. 강폭이 충분치 않은 일부 구간은 나중에 재사업으로 수정하면 그만이다. 자전거 도로사업은 이재오가 제시한 대운하 사업의 중추 사업이었다. 운하가 끝나고 자전거 도로를 놓을 것인가 아니면 먼저 놓을 것인가, 이런 작은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홍성태 교수, "삽질 경제에 희망은 없다"

 

- '토건국가'가 문제이다

'토건국가'라는 말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환경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토건국가는 환경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토건국가는 사실 그에 앞서서 재정구조와 정부조직의 문제를 지적하는 개념이다. 정부가 불필요한 대규모 토건사업을 끊임없이 기획하고 강행해서 막대한 재정을 탕진하고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자연의 파괴를 자행하는 기형국가가 바로 토건국가인 것이다.

 

한국은 돈이 없어서 문제인 나라가 아니라 돈을 잘못 사용하고 있어서 문제인 나라이다. 한국은 '돈 많은 못사는 나라'이다. 토건과 투기의 달인인 '강부자'와 토호들을 위해 막대한 재정을 탕진하고 있기 때문에 복지와 교육에는 제대로 돈을 쓸 쓸 수 없는 것이다.

 

-하천정비사업은 토건국가의 극단화이다

이미 하천정비사업의 문제가 명확히 드러난 상태에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또다시 거대한 하천정비사업을 강행하겠다고 나섰다. 더욱이 하천정비사업은 사실상 운하사업의 시작이다. 결국 이명박 세력이 강행하는 하천정비사업은 그 자체로 토건국가의 극단화이며 운하사업과의 연관성에서 보자면 더욱 더 그렇다. 그것은 막대한 재정을 탕진해서 산업구조의 혁신을 저해하고 생명의 강을 대대적으로 파괴하는 사업이다. 그리고 세금으로 '운하사업의 1단계'를 추진함으로써 운하사업의 사업비를 줄이고 경제성을 높이는 효과까지 자아낼 수 있다. '강부자'를 중심으로 한 이명박 세력에게 하천정비사업은 '꿩 먹고 알 먹고'에 해당하는 사업이다.

 

-토건국가의 혁파만이 살 길이다

막대한 재정을 탕진하고 산업을 낙후시키고 자연을 파괴하는 토건국가는 이 나라를 발전은커녕 퇴보의 구렁으로 밀어 넣을 뿐이다. '삽질 경제'에 희망은 없다. 그것은 희망이 아니라 절망의 근원이다. '삽질 경제'에 쓸 막대한 재정을 교육, 문화, 복지,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우리의 경제와 사회가 진정으로 선진화될 수 있다. '삽질 경제'는 개발과 투기의 달인인 '강부자'와 동맹세력인 지역의 토호들이 주도한다. 그러나 그 결과 막대한 재정이 탕진되고, 산업구조가 후진상태에 머물고, 자연이 대대적으로 파괴된다. 이미 망국적인 지경에 이르러 있는 후진적인 '삽질 경제'를 개혁하고 '진정한 선진국'을 만들기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 출발점은 '4대강 하천 정비사업'을 크게 축소하는 것이다.

2008.12.16 10:40ⓒ 2008 OhmyNews
#우석훈 #홍성태 #대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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