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이 지난 3월과 10월에 이어 오는 23일 중학교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제고사를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경기지역 학부모·교사·시민사회단체 등이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실시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경기도내 12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으로 구성된 '공공부문 사유화저지를 위한 경기지역 사회공공성 강화 공동행동’과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경기학부모회' 소속 회원들은 16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방침을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입만 열면 학생·학부모의 선택권을 존중하겠다던 이명박 정권과 교육관리들이 학생·학부모의 선택권을 존중해 일제고사 대신 체험학습신청을 받은 교사들을 파면·해임하는 야만적 행위를 저질렀다"며 부당징계철회와 일제고사 중단을 촉구했다.
"학생·학부모 등 교육주체들 선택권 존중하겠다더니, 짓밟나"
또한 "지난 10월 체험학습에 참여한 학생들을 무단결석처리하고, 학부모에게는 인격모독에 가까운 전화 협박을 하는 등 진정한 교육주체들의 정당한 표현권과 선택권을 짓밟았다"면서 "이는 군사독재정권에서나 있을 무식한 폭력"이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따라서 "10월에 이어 12월 23일 진행될 일제고사를 거부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당일 등교 및 시험을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실시하는 등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모든 학생·학부모·교사·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집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진 자들을 위한 편향적인 교육정책으로 공교육을 파괴하고 학생들을 죽음에 이르는 무한 입시경쟁에 내몰고 있으며, 학부모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사교육비를 부담지우고, 교사들에게는 양심을 저버리고 권력의 시종이 되길 강요하는 '미친 교육'에 맞서 침묵하지 않고 더욱 강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공동행동 측은 이날부터 오는 22일까지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일제고사 거부와 서울시교육청의 체험학습 교사 7명에 대한 부당징계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전개하기로 했다. 또 17일 저녁 7시 수원역 광장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에서도 이와 관련된 선전전을 벌일 예정이다.
소속 단체 회원 자녀, 일반 학부모·학생 대상 체험학습 실시
23일엔 경기공동행동 소속 단체 회원 자녀와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일반 학부모 및 학생들이 참여하는 체험학습을 실시키로 했다. 체험학습을 원하는 일반 학부모와 학생들은 경기공동행동 집행위원회(문의전화 031-268-9637) 또는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학부모회' 홈페이지(http://parents.jinbo.net) 공지란의 체험학습안내를 참고해 신청하면 된다.
회견에서 김용한 경기공동행동 상임대표(민주노동당 경기도당 위원장)는 "체험학습 교사 7명을 파면·해임조치하고 205억원을 들여 오는 23일 중 1, 2학년을 대상으로 일제고사를 실시할 예정인데, 이 돈이면 경기지역 학생 전체가 무료급식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미친 교육’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배성태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은 규탄발언을 통해 "일제고사는 학생들을 줄 세우고 사교육비를 올리는 것 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오는 23일 예정된 일제고사와 관련해 지난 10월보다 더욱 강력하게 저지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시교육청은 성추행·폭행·촌지수수 교사들은 감봉이나 경고 등 경징계를 내리고 일제고사에 반대한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내렸다"면서 "이는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표적 징계로,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권오일 에바다학교 교감도 "교과부와 교육청이 앞장서 박정희 시대에 생겨난 일제고사를 부활해 학생들에게 고통을 주고, 이를 거부한 교사들에게는 파면·해임했다"면서 "교육자의 양심에 따라 훌륭한 일을 한 교사들의 징계는 철회돼야 하며, 경기도교육청은 서울시교육청의 행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정신차려야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2008.12.16 18:08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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