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틀에 넣고 정성을 다해 다독여내는 아름다운 손
윤희경
물기와 불기 조절하랴, 콩 저으랴, 가마솥 뚜껑을 여닫으랴 잔손이 많이도 간다. 불살라 넣은 지 몇 시간이 꽤 지나서야 뜸이 들어온다. 콩을 손으로 비벼보고는 잘 뭉그러진다며 불을 끊으란다. 가마솥 뚜껑을 여는 순간, 구수한 콤 냄새가 배어나 코를 찌르고, 솟아오르는 콩 김으로 얼굴에 김이 서린다. 그때마다 천정에 매달려 있는 거미줄들도 덩달아 너슬 거린다.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 다음 삶은 콩을 찧기 시작한다. 옛날엔 절구에다 찧어냈지만 지금은 자동 믹서 기가 대신한다. 믹서 기를 돌려가며 한두 번 뒤적거려 완전히 으깨어야 토종 메주가 된단다. 콩밥이 튀어 달아나지 않도록 조심하라며 부녀회장님의 잔소리를 귀가 닳도록 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