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이루어진 종합토론 시간. 토론자뿐 아니라 청중에서까지도 질문이 오가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아라
이 강좌는 인문학의 대중화를 목표로 한국학술진흥재단(이하 학진)이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로 2007년 10월부터 2008년 8월까지 10명의 한국 대표 석학들로 구성된 1기 강좌를 선보인 바 있다.
큰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학진 관계자는 "상당히 전문적인 내용의 강의임에도 청중들의 꾸준하고 활발한 참여에 놀랐다"며 "시민들의 요청에 의해 2기 강좌를 지난 10월부터 다시 개설했다. 순수인문학뿐만 아니라 자연과학, 경제학까지 강좌 스펙트럼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각 분야의 석학이 4주간 강의한 후 마지막 주에 질의와 응답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이 속도감 있고 흥미롭다고 평가된다. 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강의가 이해하기 쉽고 자료가 풍부해 호응도가 높다.
"노인층과 인문학이 코드가 맞는 것 같아요"
주목할 만한 것은 대다수의 수강생들이 머리가 희끗희끗한 장년층이라는 점이었다. 이씨에게 장년층 참여 비율이 높은 이유를 묻자 "인문학 특강 프로그램에는 한국 전통사상 및 고전에 대한 강의가 많은데, 이러한 것들은 상대적으로 노인들이 이해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철학 등을 배운 경험이 있어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학습을 점검하기도 한다고.
또한 시간대가 토요일 오후라는 점도 장년층의 참여가 높은 요인이라 말한다. "아무래도 우리 나이는 이제 막 현업에서 은퇴를 하고 대부분 주말을 무료하게 보내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게 있는 것보다야 어렵게라도 걸음해서 뭐라도 배우는 게 나으니 노인들이 발걸음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문학 특강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첫째, 지나치게 순수학문 중심의 고차원적 강의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현실생활과 관련도가 높은 시사적인 부분도 풀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지적이 많다. 이씨는 "교수들의 강의라 아주 깊이는 있지만 폭이 좁은 것이 아쉽다"고 했다. 또 더 많은 대학교수들로 강사진이 구성돼 강의의 다양성을 느꼈으면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둘째, 청중과 청중 그리고 청중과 교수 간 쌍방향 소통을 더 늘려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는 교수 일방의 강의 방식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학생들의 참여와 의견공유가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기부터 특강에 개근 출석 중인 오산고등학교 사회담당 정훈식(55) 교사는 "배경지식을 보충하면서 학교 강의에 보탬이 될까 해서 왔다"며 "인문학 강좌 홈페이지를 의사소통의 장으로 활용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교수들에게도 성찰의 기회가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