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실종 여대생 가족 "취재 좀 이제 그만"

공개수사 5일째 수사 '오리무중'... 또다시 미제사건 되나 우려

등록 2009.01.09 19:06수정 2009.01.09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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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지방경찰청 보도자료
경기지방경찰청 보도자료최병렬

경기 군포 여대생 A씨 실종사건이 9일 현재 공개수사로 전환한 지 5일째를 맞고 있으나 사건 실마리를 풀 결정적 단서나 제보가 접수되지 않아 경찰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용의자의 예상 이동경로인 군포보건소~안산 건건동~안산 성포동에 이르는 12㎞ 구간에 설치된 폐쇄회로 화면을 분석하고 주변 탐문 수사를 벌이는 등 제보내용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뚜럿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공개 수사로 전환해 지난 8일까지 25건의 제보 전화가 접수됐지만, 이중 19건이 종결되고 나머지 6건이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실종사건이 공개된 후 신문·방송 등 많은 언론들이 취재에 나섰고 일부 기자들은 실종 여대생 집 주변을 맴돌며 가족 상대 취재에 나서기도 했다. 이렇듯 취재열기가 뜨겁자 여대생 가족들이 경찰에 "취재를 막아달라"고 하소연하고 나섰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언론매체가 실종 여대생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집 초인종을 누르며 인터뷰를 요청하거나 주거지 주변에서 배회하며 접촉을 시도하여 (가족들이) 외출조차 못하고 있다"며 "가족에 대한 취재활동을 삼가달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들이 강력 항의해 왔다"고 전했다. 또 '피를 말리는 고통속에 딸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부모 심정을 헤아려 달라'는 가족들의 말을 전하며 "피해자 가족에 대한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접근과 취재 행위를 전면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2007년 성탄절 안양에서 실종됐다가 처참하게 살해된 것으로 밝혀져 전국민에게 충격을 안겨준 안양 초등생 유괴·살해 사건 당시에도 가족들의 프라이버시와 취재진의 알릴권리 사이에서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2008년 안양초등생 실종 수사 당시 취재열기
2008년 안양초등생 실종 수사 당시 취재열기최병렬

경찰수사 오리무중, 장기 미제사건으로 빠지나 우려

경찰 수사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경찰병력이 동네 주변 야산과 저수지 일대를 맴돌고, 불시검문검색이 실시되면서 시간만 흘러가자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 미제사건으로 남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과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그동안 경기 남부권에선 2006년 12월 14일 군포 금정역 노래방 도우미 배모(당시 45세·안양시)씨 실종사건, 같은해 12월 24일 노래방 도우미 박아무개(37·수원시)씨 살해사건, 2007년 1월 3일 회사원 박아무개(52)씨 실종사건, 1월 6월 안양 인덕원 노래방 도우미 김아무개(37)씨 실종사건, 1월 7일 여대생 연아무개(20·수원시)씨 실종사건 등이 발생했다.

이같이 군포와 수원, 화성 등지에서 실종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으나 경찰은 2007년 5월 8일 안산시 사사동 야산에 암매장된 노래방 도우미 박씨의 시신만을 발견했을 뿐, 다른 실종자들은 찾지 못했다.

더욱이 2007년 1월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에 사는 여대생 연아무개(당시 20세)씨 실종 사건이나 지난해 11월 9일 안산에 사는 김아무개(48·여)씨 실종 사건 모두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군포. 수원 등에서 실종된 여성 수배 전단
군포. 수원 등에서 실종된 여성 수배 전단최병렬

한편 군포시에 거주하는 여대생인 피해자 A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3시 7분쯤 군포시 산본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귀가하다 집에서 1㎞ 떨어진 군포보건소 정류소에서 내려 군포보건소에서 일을 본 뒤 집으로 가는 도중 행방불명됐다.

이어 저녁 7시28분께 군포보건소에서 7~8㎞ 떨어진 안산 건건동에서 A씨 휴대전화의 전원이 꺼졌으며 안산 성포동에 있는 금융기관에서 170㎝ 가량에 더벅머리를 하고 베이지색 재킷을 입은 남성 용의자가 A씨의 신용카드로 현금을 인출하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경찰은 그동안 20일 가까이 비공개 수사를 벌였으나 사건 해결에 별 진전을 보지 못해 공개수사로 전환, 수사본부 요원 및 경찰 병력을 투입해 군포 반월저수지를 중심으로 주변 탐문과 수색작업을 병행해 왔으나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지난 7일 수사본부장을 안산상록경찰서장에서 박학근 경기경찰청 2부장으로 격상하고 수사본부를 안산상록경찰서 5층으로 옮겼다. 수사본부 요원도 67명에서 지방청 광역수사대 5명, 안산단원서 강력팀 6명 등 11명을 증원시켜 78명으로 확대했다.

또 경찰은 인근 안양·의왕지역으로 수사를 확대해 탐문수사 및 검문 강화에 나섰고 지난 8일과 9일 안양일대 간선도로 곳곳에서는 불시 차량 검색이 이뤄지기도 했다.

 경찰의 용의자 수배 전단
경찰의 용의자 수배 전단 경기지방경찰청

#군포 #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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