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새로운 결심과 새 목표를 다짐해 보게 된다. 물론 작심삼일 이란 말처럼 그 결심과 다짐이 며칠 가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그러므로 때로는 아예 금년에는 아무런 결심도, 목표도 세우지 않고 되는 대로 적당히 인생을 살겠다는 유혹에 빠질 때가 있다. 이것은 삶의 가장 큰 유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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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1월 10일 덕유산 향적봉에서. 아내와 아들 의빈이와 함께. ⓒ 박철

설령 우리의 결심과 목표가 다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결심하고 또 다짐하며 원대한 삶의 목표를 설정하고 노력하는 삶속에서 ‘새로운 삶’은 잉태되고 출산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런 결심도 없고 새로운 삶을 위한 목표도 없는데 우연히 또는 저절로 축복된 삶이 찾아오리라는 것은 큰 착각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새해가 시작되는 이즈음에 내가 이 한해를 어떻게 살며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를 조용히 설계해 보는 결심과 다짐이 일어야 하겠다.

바울로 선생은 에베소서 4장 15절에서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고 말씀하셨다. 새해에는 무엇보다 ‘참된 것’을 추구하는 삶이 있었으면 한다. 여기 참되다는 말은 거짓이 없는 진실한 삶을 말한다.

우리 한국 사회에서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정직과 진실이다. 가짜와 허위가 너무 많다. 모조품이 제일 많은 나라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물건을 살 때마다 “이것이 진짜냐?”고 묻게 된다. 너무 속아왔기 때문에 상대방의 말을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함께 살아야 할 운명이면서 서로 믿을 수 없다는 것은 가장 큰 슬픔이요. 비극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의식 속에 허위의식이 너무 깊이 뿌리를 박고 있다. 이것이 무엇보다 우리가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하루 속히 부유한 경제국가가 되기를 희망한다. 하루 속히 민족의 숙원인 통일이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그러면서도 그것보다 더 먼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의 국민성 속에서 ‘허위의식’을 뽑아버리는 작업이요, 정직과 진실 된 삶의 씨를 뿌리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참’ 이라는 말 가운데는 다른 몇 가지 믿음, 뜻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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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유산 향적봉에서. 새처럼 날고 싶었다. ⓒ 박철

첫째, 성실한 것을 의미한다. 말씀 언(言)변에 이룰 성(成) 열매 실(實), 즉 말을 이루며 열매를 맺는 삶을 말한다. 정성과 성의가 가득 찬 삶이 성실이다. 때문에 성실한 마음에서 나오는 생각과 말과 행동은 남에게 감동을 준다. 둘째 참은 신의를 뜻한다. 참이 결여된 곳에 서로 믿을 수 있는 신의의 관계가 무너진다. 셋째 진리를 뜻한다. 영어성경에는 ‘Speaking truth(진리를 말하여)’로 번역한다. 인간은 밥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니다. 진리를 먹고 사는 존재이다.

새해에는 무엇보다 이런 참을 추구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참에다가 우리의 삶의 목표를 설정하고 달음질 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한다. 참을 노래하는 입, 참을 바라보는 눈, 참을 생각하는 머리, 참을 실천하는 손과 발을 가지고 한 해를 봉사하며 헌신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새해 들어 소한(小寒)지나 덕유산엘 올랐다. 산 고스락을 휘돌아 향적봉 정상에 서니  어림짐작 영하 20도는 될 것 같다. 온몸이 얼얼해진다. 몸은 차지만 속은 뜨겁다. 더욱 옹골지고 참되게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따뜻한 녹차 한 잔이 간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