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자루 정권이 사람을 죽였다"

용산참사 추모의 촛불, 천안에서도 밝혀

등록 2009.01.23 09:39수정 2009.01.2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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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참사 추모제 모습.
용산참사 추모제 모습.윤평호
용산참사 추모제 모습. ⓒ 윤평호


코 앞으로 다가온 설 명절. 시민들은 가족과 친지들에게 전해줄 선물 꾸러미 대신 겨울 차가운 보도블럭 위에서 촛불을 들었다. 여섯 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 참사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자리에서 시민들은 정부와 여당 등 정권에 대한 분노와 비판을 쏟아냈다.

 

지난 22일 오후 6시30분 천안의 가장 번화가인 신부동 야우리백화점 앞 광장에서는 ‘용산 살인사건 참사 추모제’가 열렸다. 참사의 소식이 전해진 뒤 이틀만에 급박하게 열린 추모제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는 않았다.

 

추모제를 주최한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진보신당 충남도당, 사회당 충남도당 등 노동단체와 정당, 시민단체 회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광장 한켠에 임시로 마련된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헌화와 참배를 하고 추모제를 시작했다.

 

민노당 천안시위원회 선춘자 위원장 사회로 진행된 추모제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정권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들끓었다.

 

선 위원장은 “(정권이) 사람의 생명을 이렇게 다룰 줄은 몰랐다.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착잡함이 든다”며 “지역에서도 대책위를 구성해 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억울하게 희생당한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말문을 연 진보신당 충남도당 안병일 위원장은 “참극은 언제든지 또 발생할 수 있다. 우리의 분노를 정권에게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용산참사 추모제 모습.
용산참사 추모제 모습.윤평호
용산참사 추모제 모습. ⓒ 윤평호

이명박 정부를 삽자루 정권에 빗댄 양석진 교사는 규탄발언에서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삽자루 정권이 사람을 죽였다”며 정부와 여당, 그리고 대통령을 격앙된 어조로 성토했다.

 

심의혁 금속노조 충남지부 사무국장은 “작은 호프집을 운영하며 가족들과 행복을 염원한 70대 어르신의 소박한 꿈을 정권이 앗아갔다”며 “힘이 있고 권력이 있다고 이를 함부로 행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심 사무국장은 “국민들이 무섭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모제가 진행되는 동안 몇몇 참석자들은 거리를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참사와 관련한 유인물을 나눠줬다. ‘이명박 퇴진, 김석기 구속, 국정조사 실시’의 구호가 반복된 추모제는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뒤 끝났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12호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윤평호 기자의 블로그 주소는 http://blog.naver.com/cnsisa

2009.01.23 09:39ⓒ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12호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윤평호 기자의 블로그 주소는 http://blog.naver.com/cnsisa
#용산철거민참사 #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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