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 누워있는 김순진 미포조선노조 조합원오늘 아침 방문했을때 김순진 미포조선노조 조합원의 얼굴이 동상에 걸려 있었습니다. 얼굴 곳곳에 붉은 반점이 있었습니다.
울산노동뉴스제공
- 몸엔 어떤 반응이 오던가요?"꼭대기다 보니 바람이 엄청 강했어. 추위를 견디기 힘들었지. 나중엔 오한과 몸에 통증이 오는데 너무 힘들었어. 발끝이 시려오는데 온몸이 다 얼어 터지는 거 같았어. 며칠 지나면서부터 배도 고파오고 하면서 허기져 움직일 힘조차 없어지데. 나중에 침낭과 함께 온 게 쇠고기 말린 포였어. 포 씹어 먹고 물 먹으며 견뎠지. 춥고 배고프니 똥도 오줌도 안 나와. 내려오기 며칠 전 똥이 마려워 똥을 싸는데 토끼똥 같이 뭉쳐, 나오질 않는 거야. 똥구멍이 얼마나 아픈지 나중엔 손으로 파냈어. 똥이 딱딱해져 있더라고. 변비가 심하게 걸렸나봐. 혼났어."
- 해결이 잘되었다고 보나요?"절반의 성공이지 뭐. 그래도 용인기업 노동자들 2월 9일부로 모두 복직합의 했고 이홍우 조합원 문제도 원만히 해결되었고 민형사상 면책과 현장탄압 중단 등을 해결했으니 잘된거지 뭐. 우리가 요구하는 사항은 대부분 해결되었어. 이번 투쟁으로 노동자들의 단결과 미포노동자들의 자발적 투쟁 동참도 희망했는데 그런 부분은 좀 미흡하지. 그건 숙제로 남겨야지 뭐 할 수 있나."
-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이후 어떻게 될까요?"구속되겠지 뭐. 구속될 각오하고 있어. 사안이 사안이잖아. 남의 집 굴뚝 무단점거했으니
가만 놔 두겠어?"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주세요.이영도 "따뜻하고 정직한 노사관계가 되어야 해. 비열한 탄압 좀 그만했으면 싶어. 노조도 정직한 노조활동 하기를 바라고. 단결과 연대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어. 국가는 노사관계에서 화해를 주선해야 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게 올바르지. 지금 보면 너무 편향적이야. 함께 가는 노동운동이 되었으면 싶어. 잘난 사람 혼자 백 걸음 가기보단 백 사람이 한 걸음 가는 게 올바른 노동운동이라 생각하거든."
김순진 "젊은 친구들 사회 나오면 모두 비정규직 되고 실업자 신세잖아요. 요즘 대학생들 너무 개인적인 거 같아요. 함께 건강한 일자리 만들기 등을 주장하고 사회에 요구하고 정치인들에게 요구해야 하는데 그런게 하나도 안 되고 있잖아요. 젊은 친구들이 힘을 합쳐서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게끔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었으면 합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일어서려는데 김순진 조합원이 휴대전화로 온 문자를 보여주면서 말했습니다.
"굴뚝에 있을 때 가장 기분 좋을 때가 있었어요. 출근 시간이나 퇴근 시간에 일부 조합원들이 지나가면서 손을 흔들어 주었어요. 그때 참 기분이 좋더라구요."
문자를 보니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고생 많았네. 좋은 소식 들려 가슴 찡하네. 그대들이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었네.'그 문자를 보낸 분은 비조합원이었다고 합니다. 얼굴이 얼어 붉은 반점이 나있고 손가락이 얼어 껍질이 벗겨지고 있었지만 김순진 조합원은 웃고 있었습니다. 구속될 수도 있는 마당이지만, 굴뚝 농성 한 달여 만에 두 사람이 바라던 일들이 잘 매듭지어졌으므로 그들은 웃을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승리자는 끝내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병실문을 나서면서 알게 되었답니다.
현대미포 조선 관련 노사 합의서 전문 |
주식회사 현대미포조선(이하 '회사')과 현대미포조선노동조합(이하 '조합'),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이홍우투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현대미포조선 현안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1. 회사는 이홍우 조합원 투신사고와 관련하여 유감을 표명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필요한 제반사항을 조치한다.
2. 회사는 사내 안전사고 발생시 관련절차에 의거 신속하게 조치토록 하고, 재해자의 보호에 만전을 기하며 산재요양 신청서 재해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3. 근로형태(연장, 휴일근무)에 대해서는 운영실태를 재점검하여 규정에 따라 적합하게 운영되도록 한다.
4. 회사는 용인기업 노동자들을 회사 종업원(정규직)으로 우선 복직시키고, 임금 기타 나머지 문제는 재판(조정 또는 합의 포함)결과에 따르며, 회사는 재판지연에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행위(추가자료 제출, 증인 신청 등)를 하지 않는다.
5. 이홍우 조합원의 병원 치료비 전액을 회사가 지급하고, 의료전문가가 완치 판정을 내릴 경우 회사는 즉각 원직에 복직시키며, 임금 및 장해 판정의 경우 산재환자에 준하여 처리한다.
6. 회사는 용인기업 복직투쟁, 이홍우 조합원 투신투쟁, 소각장 굴뚝농성 투쟁과 관련한 조합원의 징계시 최대한 선처한다.
7. 이 건(이홍우 투신, 용인기업 복직, 사내 현장활동 등)과 관련하여 회사와 대책위는 일체의 민 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구속될 경우 석방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8. 회사와 조합은 굴뚝농성과 관련한 민·형사상의 문제에 대해 경찰과 현대중공업에 선처를 건의한다.
2009. 1. 23.
* 합의서 원문은 울산노동뉴스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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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을 손으로 파냈지만 정몽준 침실 안 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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