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맹을 겨우 탈출해 독수리 타법으로 여성 포털 사이트에 둥지를 틀고 '여자 in 드라마'란 문화 칼럼을 쓰고 있을 때였다. 말이 문화 칼럼이지 그저 연극, 영화, 음악회를 본 개인적인 감상문을 끼적이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프랑스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동호회를 만들게 되었다. 이른바 '불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었지만 회원은 겨우 대여섯 명 정도여서 방장 혼자 어쩌다 글을 올리고 나머지는 그저 댓글을 다는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 날 잡지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고, 우리는 졸지에 잡지 두어 장을 화려하게 장식하며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성경에는 인생들에게 '해 아래 자신의 행위를 숨길 곳이 없다'고 했는데, 웹 거미줄 아래서는 정말 숨겨지는 비밀이 없는 것 같다. 개인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를 포맷으로 지운다고 해도 다시 복구해 되살리는 시대니 말이다. 그렇다면 정보가 곧 지식이고 돈인 세상에서 얼마나 발 빠르게 웹 정보망을 활용하여 경제적 대가를 얻어 낼 것인가가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폴 길린이 쓴 <링크의 경제학 The New Influencers>에는 웹 2.0 시대의 새로운 영향세력들, 그들은 어떻게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가라는 긴 부제가 붙어 있다. 저 부제만으로도 저자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이제 참여. 공유. 개방의 소셜 미디어 시대라 시장 변화를 꿰뚫어 보지 못하면 개인이든 기업이든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되었다. 모든 것이 연결되고 어떤 것이든 숨길 수 없는 빅 브라더스의 시대, 당신은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당신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가?
소셜 미디어와 링크걸기가 기업과 시장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고 어떻게 이윤을 창출해 내는지에 대해 실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쌍방향 소셜 미디어인 블로그는 더 이상 개인의 일기장이나 넋두리를 담아 두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블로그의 영향력에 대해 논리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다름 아닌 댄 길모어다. 알다시피 댄 길모어는 '시민 저널리즘'의 선도적 지지자다. 댄 길모어는 블로고스피어들이 전문 저널리스트는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은 활동을 펼친다는 실례를 다음과 같이 보여준다.
"길모어는 소셜 미디어의 질과 정확성이 상업적인 뉴스 배포에 필적할 수준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한다. 그는 예를 들어 주류 미디어가 뉴올리언스의 태풍 카트리나 피해 장소에소 자원봉사하는 내용을 블로그에 올릴 시민들을 모집하라고 제안했다. 이러한 생각은 기초적인 형태 면에서 아이브래틀 보로(ibrattleboro.com)와 백펜스(backfence.com), 그리고 한국의 오마이뉴스 등에서 실현되고 있다. 길모어가 설파하고 시민 저널리즘 사이트에 의해서 실현된 기준은 이제 블로고스피어에 스며들고 있다.
소셜 미디어의 자기 통제는 생명력 있게 형태를 갖추고 있다. 누구든지 편집 가능한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다른 어떠한 인쇄 자료보다 훨씬 방대한 분량을 집적한, 웹 최대의 자료원이 되었다. 느슨하게 연결된 수백만의 활동적인 무보수 봉사자 집단은 공격성을 걸러내고 규칙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쫒아냄으로써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2006년 초기 연구에서 <네이처>는, 위키피디아가 브리태니커 백과 사전보다 콘텐츠의 양이 네 배나 되면서도 정확성 역시 떨어지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제 소셜 미디어는 웹 거미줄로 연결된 무제한의 프로컨슈머를 상대로 무한 정보를 주고 받으며 기존 언론, 기업과 시장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제, 블로그의 시대다!
블로그는 저널리즘을 표방하거나 상업 홍보 사이트와는 달리 개인이 운영하는 형태라 상대적으로 느슨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블로거들은 팀으로 조직화 하려는 상업적인 노력을 시작해 주류 미디어에 필적할 만한 연합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트래픽이 많은 블로그들은 네트워크에 올리는 광고로 돈을 번다. 전문 지식을 가진 마니아 집단들은 상품의 구매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기도 한다.
이제 기업은 더 이상 블로거들을 경시하거나 외면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실제로 기업들은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에 공감하고 그들을 관리하는 체제에 돌입했다. 다른 가치를 지닌 작은 시장의 중요성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넓지만 얕은 식의 생각이 지난 150년간 미디어 분야를 지배해 왔지만, 작은 시장은 항상 다른 종류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대중의 관심사는 아주 다양했으며 어떤 때는 열정적인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때로 그 주제는 그들의 일에 연관된 것이거나 많은 생각을 했던 것들이었다. 작은 시장 사람들은 큰 시장 사람들보다 정보에 허기진 소비자였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작은 시장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 대비 효과적인 방법이 없었다.
위와 같은 모든 현상들은 네트워크의 개인이나 작은 집단이 큰 회사처럼 행동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의 진보에 의하여 변하고 있다. 마케팅의 거장 세스 고딘은 『작은 것은 새로운 큰 것(Small Is The New Big)』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작은 것은 ‘조직’의 설립자가 고객과의 상호작용에 좀 더 높은 비율로 참여한다. 작은 것은 의사결정 단계가 짧으며, 따라서 빨리 결정할 수 있다. 작은 것은 큰 것이다. 왜냐하면 작은 것은 경쟁자가 사업 모델을 변화시키는 경우에 자사의 사업 모델 변화를 유연하게 한다. 작은 것은 당신의 블로그에서 사실을 이야기 할 수 있다."
이제 개인을 넘어서 대기업의 CEO들로 자신의 회사와 이미지 관리를 위해 고객의 상품에 대한 기호와 성향을 알기 위해 블로그를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특저 상품이나 기업에 대한 블로그를 운영할 경우는 상당한 지식이 겸해져야 한다. 바야흐로 블로그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닐슨 버즈매트릭스는 하우에도 50만~100만 개가 생겨나는 3000만 개의 블로그를 모니터링 한다고 한다. 그런 서비스를 통해서 마케터는 블로고스피어에서 무엇에 대해 토론하는지, 자신의 제품에 대하여 어떤 말리 오가는지 통찰하게 된다. 그는 링크를 주로 관찰하여 영향력의 정도를 알아낸다. 활발한 링크가 있는 사이트는 트래픽이 많기 때문이다.
링크와 더불어 영향력의 척도가 되는 중요한 단서는 바로 댓글이다 어쨌거나 블로고스피어는 점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상품 시장과 기업 기존의 주류 미디어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렇다고 블로그 운집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많은 블로거들이 추측성 정보를 바탕으로 정보를 흘리기 때문에 정보의 정확성이나 신뢰성의 문제가 따르고 일단 발표가 되면 번복이 불가능해 많은 이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빠르게 이야깃거리를 얻는 대신 사실 확인은 독자들에게 의존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블로그가 언론의 미래를 변화시킬 도구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웹 2.0 시대에 당신도 로운 영향세력이 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블로그를 시작하라.
"블로그는 언론의 미래다. 그러나 언론인은 이런 이야기를 듣기 싫어한다. 언론인은 누구도 블로그에는 증거를 대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게 무슨 말이냐고 반문한다.
블로그는 다른 200만 명의 블로거가 사실을 확인하지만, 언론사는 그런 업무를 담당할 사람을 둘만한 형편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링크의 경제학>은 폴 길린의 글을 최규형이 옮겼고 세이하쿠가 감수해 해냄 출판사가 펴냈습니다.
2009.01.27 16:12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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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의 경제학 - 웹2.0시대의 새로운 영향세력들, 그들은 어떻게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가
폴 길린 지음, 최규형 옮김, 세이하쿠 감수,
해냄,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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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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