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깡통 돌리러 가자"

금강둔치에서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깡통돌리기 등 다채로운 행사 열려

등록 2009.02.10 09:55수정 2009.02.11 08:56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대동강이라고 해도 눈치 못챌 공주 금강변을 시민들이 걷고 있다 ⓒ 장승현

대동강이라고 해도 눈치 못챌 공주 금강변을 시민들이 걷고 있다 ⓒ 장승현

 일요일 오후 공주 금강변을 지나고 있었다.

 

공주시내를 지나치면 항상 생각나는 게 대동강이다. 유홍준 교수가 이야기 했듯이   공주의 금강은 대동강변과 아주  흡사하다. 저녁 무렵 약간 흐릿한 날씨에 공주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곳곳에 문화재와 유적지 등 볼거리들이 즐비한 곳이 또한 공주시다. 어떤 시인은 사석에서 자기는 이런 곳에서 살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곳에 저녁 노을이 지거나 왠지 우울한 날씨면 술독에 빠져 환장할 지경일 거라고 했다.

 

  

a

▲ 얘들아 깡통 돌리자, 행사측에서 마련한 깡통들이 준비되어 있다. ⓒ 장승현

▲ 얘들아 깡통 돌리자, 행사측에서 마련한 깡통들이 준비되어 있다. ⓒ 장승현

  

정월대보름 행사, 깡통돌리기, 풍물하니까 퍼뜩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항상 풍물이 있거나 민족문화만 있으면 나타나는 사람이 있어 그냥 자연스레 발길이 멈추었다.

 

a

깡통이 약간 크긴 한데 옛날에는 통조림 뚜껑을 따 만들었다. ⓒ 장승현

깡통이 약간 크긴 한데 옛날에는 통조림 뚜껑을 따 만들었다. ⓒ 장승현

 

얘들하고 깡통도 돌리고 싶고 시원스레 타는 달집태우기도 보고 싶었다.

 

풍물패를 찾아보니 역시 공주에서 유명한 윤종업 선생님이 보였다. 신바람이라고 닉네임을 항상 신바람이라고 하는 분인데 풍물 치다 날 보았는지 꽹과리를 제끼고 달려나왔다.

 

"어쩐일여. 여기 와 막걸리 한잔혀야지."

 

옆에 놓여 있는 막걸리에 파전이 눈에 띄었다. 참새와 방앗간, 한잔 후딱 해치워야했다.파전도  손가락으로 찢어 한움쿰 집어넣었다.

 

a

▲하늘 높이 연이 올라 싸우고 있다 ⓒ 장승현

▲하늘 높이 연이 올라 싸우고 있다 ⓒ 장승현

     

우리도 어려서 깡통을 많이 돌렸다.  손과 낯짝이 시커멓도록 군 고구마도 궈먹고 하루종일 불장난에 깡통을 돌렸다.그때 기억으로는 집 안이 춥기에 아이들은 밖에 나가 허허벌판에 땅을 파고 불장난을 했던 것 같다.

 

2월 8일 정월 대보름날,  공주 금강 둔치 공원에서 공주민주단체협의회가 주최한 정월대보름 행사가 시작됐다.

 

 

a

이준원 공주시장은 젊어서 그런지 널뛰기도 잘했다. ⓒ 장승현

이준원 공주시장은 젊어서 그런지 널뛰기도 잘했다. ⓒ 장승현

 

6학년, 3학년 짜리 아들놈들한테 깡통을 돌리고 달집도 태우고 우리 전통놀이를 시켜보고 싶었는데 뜻대로 안되었다.

 

TV와 컴퓨터를 끼고 사는 요즘 애들한테 전통놀이란 그냥 말 그대로 전통놀이였다. 전혀 관심이 없었다. 사막처럼 넓고 광활한 공주 금강에서 아이들이 유일하게 하는 건 야구방망이와 글러브를 가지고 하는 야구놀이였다.  

 

괜히 나만 깡통놀이가 정겨울 뿐 아이들한테는 별 의미가 없는 듯했다. 참으로 재미 있었는데. 패거리로 나뉘어 패싸움 한다고 다른 동네 아이들과 깡통 돌리며 싸움을 하고 짱똘 던져 머리통도 많이 깨졌었는데 이젠 옛 추억으로만 남겨야 한다니....

 

a

▲금강다리 밑에서 공주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달집태우기를 하고 있다. ⓒ 장승현

▲금강다리 밑에서 공주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달집태우기를 하고 있다. ⓒ 장승현

    

2009.02.10 09:55 ⓒ 2009 OhmyNews
#금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제발 하지 마시라...1년 반 만에 1억을 날렸다
  2. 2 아파트 놀이터 삼킨 파도... 강원 바다에서 벌어지는 일
  3. 3 나의 60대에는 그 무엇보다 이걸 원한다
  4. 4 시화호에 등장한 '이것', 자전거 라이더가 극찬을 보냈다
  5. 5 이성계가 심었다는 나무, 어머어마하구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