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공신' 정태근 "정부부터 변해라"

[대정부질문] 김형오 의장 "야당 말고 정부에 질문하세요"

등록 2009.02.13 17:35수정 2009.02.1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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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근 의원(자료 사진). ⓒ 권우성

정태근 의원(자료 사진). ⓒ 권우성

[2신 : 13일 저녁 7시 18분]

 

'정권 공신' 정태근 "정부부터 변해라"

"'잃어버린 10년' 쓰지 말자... 좌파·시민사회 포용해야"

 

13일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부분 야당을 비난하고 용산참사 농성자들의 폭력성을 부각하는 가운데 '친이계' 초선 의원이 정부의 '속도전'과 일방적 정책 추진 방식을 비판하면서 정부의 태도 변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 통합의 국정 운영과 협력 정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정태근 의원(서울 성북 갑)은 "정부의 자세 전환을 보여주는 징표로 '잃어버린 10년', '좌파정부 10년'이라는 낙인찍기를 이제 거두어들일 것을 제안한다"며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공과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세계경제가 호황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이 잠식되고, IMF 사태 조기 회복에 집착하여 구조조정을 불철저하게 하고, 카드대란을 야기하고, 2005년 이후 금융권 부실을 사실상 방치하고, 공권력을 다소 무력화시키고, 경도된 대북정책을 실행하고, 대한민국 내부를 더욱 분열시키는 잘못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IMF사태를 극복하고, 남북관계에 진전도 적지 않았으며, 정보화 사회로 빠른 전환과 IT산업 경쟁력 확보, 시민 참여 활성화 등 성과도 있었습니다."

 

정 의원은 "지난 10년도 우리의 역사이고 우리 국민의 선택이었다"며 "'잃어버린 10년', '좌파정부 10년'과 같은 말은 이 극심한 경제 위기의 상황에서 절실한 국민 통합과 협력정치를 위해 이제 정부부터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는 것이 옳다"고 주문했다.

 

정 의원이 이에 대한 견해를 묻자 한승수 총리는 "과거 정부의 평가를 두고 야당과 반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과거에 함몰되기보다 앞을 내다보고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여러분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다소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정 의원은 이어 "합리적 좌파 진영과 시민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포용을 당부한다"며 "좌우는 진보와 보수, 더욱이 개혁과 중첩되는 개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또 지난해 '쇠고기 정국'의 촛불시위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시민사회의 건강한 문제제기에 대해 초기에 매우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시민사회의 합리적인 문제 제기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국정운영시스템을 함께 보여줘야 한다"고 말해 여당 의원으로서는 이례적인 진단을 내놨다.

 

"법률안도 제때 제출하지 않으면서 국회 탓 하지 마라"

 

정 의원은 이날 국회를 향해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강조하면서 정부 스스로 입법계획을 지키지 않고, 또 입법기간 단축을 위해 의원입법이라는 편법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은 현실을 지적했다.

 

정부는 매년 입법계획안을 3월까지 제출하고 계획에 변동이 있으면 분기마다 국회로 보고하게 돼 있다. 정 의원은 2008년 정부가 제출하기로 한 법안 중 72.2%가 제출기한을 어겼다는 통계치를 제시하면서 "법률안이 제때 통과되지 못한 것에 대해 행정부가 입법권한을 갖고 있는 입법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의회와 정부 간의 협력정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법률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정부 입법과 관련해 여당의 의견을 반영하고 협조를 요청할 수는 있어도 정부 입법을 편의적으로 의원 입법으로 제출하는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정부를, 여당을 믿어달라고 말하기 전에 국민과 야당을 믿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해야 한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 정부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당 운영과 관련, 정 의원은 "당론을 권고적 당론과 강제적 당론으로 구분해 강제적 당론을 최소화하고 의원의 자유투표는 보장돼야 한다"며 '의원 중심의 원내 정당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울시 부시장을 지낸 바 있는 정 의원은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불리는 정두언 의원과 함께 이명박 정권 창출 일등공신으로 평가되고 있다.

 

 

[1신 : 13일 오후 5시 35분]

 

13일 오전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은 민주당을 공격하고, 민주당은 정부 여당의 쟁점법안을 공격하고, 자유선진당은 이명박 정부 1년간의 실정을 강조했다.

 

장광근 한나라당 의원(서울 동대문 갑)은 총리와 장·차관에게 질문을 했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해 포화를 집중하면서 사실상 '대민주당 질문'으로 진행했다가 김형오 국회의장으로부터 충고를 들었다.

 

[장광근] DJ의 용산 경찰 과잉진압 비판 집중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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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근 한나라당 의원이 13일 정치분야에 관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을 향해 '청개구리 정당'이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 남소연

장광근 한나라당 의원이 13일 정치분야에 관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을 향해 '청개구리 정당'이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 남소연

장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용산참사에서 경찰 진압을 비판하면서 민주당의 적극적인 투쟁을 주문한 것에 대해 "황당무계한 이분법적 발언"이라며 "원인 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자 문책, 그리고 화합과 통합을 역설하는 것이 양식 있는 국가 지도자의 기본 도리"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비극적 참사를 4월 재·보궐선거의 호재로 활용하라는 교시가 아니고 무엇이냐"며 "더 기가 막힌 것은 책임 있는 공당인 민주당이 DJ의 이 같은 정략적 교시 그대로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라야 어찌 되든 불법 시위와 폭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반정부 단체와 일심동체가 된 민주당을 그 누가 대안집권세력으로 인정하겠느냐"며 민주당의 쟁점법안 처리 저지 투쟁을 비난했다. 계속되는 비난에 민주당 쪽 의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장 의원의 질문이 끝나자 김 의장은 "대정부 질문은 정부의 의정활동에 간여하기 위한 것이므로 정부에 대한 질문을 해주시고 다른 당에 대한 것을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며 "토론을 하고 싶다면 슬기롭게 문제제기를 하시고, 의석에서 소란이 일어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장 의원과 야당 국회의원들에게 당부했다.

 

[박상천] "국정원법 개정안은 민주화 역행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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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정치분야에 관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상천 민주당 의원이 한승수 국무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13일 정치분야에 관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상천 민주당 의원이 한승수 국무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박상천 민주당 의원(전남 고흥·보성) 은 "원세훈 국정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체제전복 세력에게는 정치가 침투대상이기 때문에 정치정보를 수집해야겠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체제전복 정보는 현행법 아래에서도 대공 정보, 대정부 전복 정보로서 수집할 수 있는 것이므로 국정원법 개정안은 정치간여를 할 속셈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국정원법 개정안은 민주화 역행법안"이라며 "지금은 국정원이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국외 경제정보 수집을 강화할 때인데 정치정보를 수집시키려는 목적이 뭐냐"고 총리에게 질문했다.

 

한승수 총리는 "국정원장의 언급은 일반적으로 국정원 관장 업무가 특정 분야를 제외할 수 없다는 뜻"이라며 "국정원의 정치 간여에 대한 엄격한 처벌 조항이 있기 때문에 정치 사찰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상돈] '워낭소리'가 들릴 때 새로운 비전 꿈꿀 수 있다

 

이날 본회의장에서는 워낭소리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박상돈 자유선진당 의원(충남 천안 을)은 연단에 오른 뒤 워낭을 울리면서 "이 소리를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라고 질의를 시작했다.

 

박 의원은 "워낭소리는 밭에서 일하는 소가 울리는 소리이고, 일할 것이 있고 이런 워낭소리가 들릴 때 국민들은 새로운 비전을 꿈꿀 수 있다"며 "그러나 현 정권 1년 만에 희망은 낙심으로 바뀌었다"고 정부 실책에 초점을 맞췄다.

 

박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이뤄진 청와대 및 내각 인사에 대해 "특정 지연과 학연을 중심으로 인사가 이뤄지고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한 총리는 "그렇지 않다. 나도 대통령과 학연 지연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며 "앞으로도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2009.02.13 17:35 ⓒ 2009 OhmyNews
#대정부질문 #장광근 #박상천 #박상돈 #한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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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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