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이
최근 경찰의 과잉진압에 따른 용산참사와 경기서남부 연쇄살인범 강호순사건 등 각종 대형사건이 잇따르면서 세상이 어수선한 가운데 지난 17일 오후, 어느 작은 시골에서 값진 행사가 조용하게 열렸다.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서해 최북단에서 묵묵히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강화군 내가면 의용소방대원들이 의소대의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격려하는 행사였다.
보통 이 같은 행사에는 지역의 수장들이 대거 참석해 자신들이 주인공인양 호들갑을 떨면서 행사를 진행하는 게 일반적인 관례고 상식이다.
그러나 이날 행사장에는 강화 군수나 경찰서장, 의회의장 등 관내 기관장은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면장과 동네이장들도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취재를 하던 3~4명의 기자들이 잠시 기자 겸 관객의 역할까지 맡아야 했다.
행사를 주체한 지역 의용소방대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장학성금 150만 원을 자신의 아들, 딸들에게 직접 수여하는 이색적인 행사였기 때문에 기관장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 그래서인지 이날 행사는 이례적으로 행사시작 10여분 만에 속전속결로 끝나는 진기록도 세웠다.
자신의 자녀를 초대해서 이 세상에 하나뿐인 장학증서를 직접 수여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직접 기획한 내가면 의용소방대(대장 김영장)는 "내 자녀들에게 미래의 꿈과 희망이 담긴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 같은 행사를 준비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작고 소박하지만 값진 행사를 기획하고 연출한 강화군 내가면 의용소방대원과 그 자녀들 모두가 주연이고 조연이었다.
강화소방서 내가119안전센터 1층 사무실에서 열린 이날 행사장에서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삼량고등학교 입학 예정인 조민규군 등 8명이며, 금액은 초등학생 10만 원, 중고등학생 20만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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