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허위로 드러난 '임실의 기적'
기초학력 미달자, 한 학교에서만 50%

19일 2시 전북교육청 앞 기자회견... 교육청 "통계작성 오류"

등록 2009.02.18 22:21수정 2009.02.1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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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의 기적'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17일자 동아일보 1면. 언론은 임실지역 초등학교 6학년생들의 기초학력 미달률이 전국 최저라며, 이를 방과후학교와 보육교실 등에서 개별지도를 강화한 결과라고 보도했다. ⓒ 동아일보 PDF

'임실의 기적'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17일자 동아일보 1면. 언론은 임실지역 초등학교 6학년생들의 기초학력 미달률이 전국 최저라며, 이를 방과후학교와 보육교실 등에서 개별지도를 강화한 결과라고 보도했다. ⓒ 동아일보 PDF

초등학교 6학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해 '임실의 기적'으로 지난 16일 교과부가 발표한 전북 임실교육청 일제고사(학업성취도 평가) 분석 내용이 일부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임실교육청 소속 15개 초등학교 가운데 한 학교 6학년의 경우, 기초학력 미달자가 5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 수가 11명 규모인 이 학교의 기초학력 미달자는 국어 5명, 사회 6명, 수학 2명, 과학 6명, 영어 2명이었다. 임실지역 15개 초등학교 6학년 254명 가운데 250명이 시험을 본 것을 감안할 때,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이 학교 수치만 계산해도 임실 평균치로 계산하면 국어 2.0%, 사회 2.4%, 수학 0.8%, 과학 2.4%, 영어 0.8%에 이른다. 실제 다른 학교에서도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평균치는 더 상승할 수 있다.  

 

앞서 임실교육청은 전북도교육청과 교과부에 사회, 과학, 영어 등 3개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1명도 없다고 보고한 바 있다. 또한 국어와 수학 등 2개 과목에서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각각 0.8%, 0.4%이어서 기초학력 미달비율이 전체 평균 0.2%에 머무는 등 성적 부진 학생이 거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오마이뉴스>에 자료를 제공한 관계자는 "해당 학교 교사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작성한 자료이기 때문에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임실지역 초등교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임실교육청이 올해 1월 엑셀파일로 성적 결과를 보내라는 공문을 보냈는데, 일부 학교는 채점 결과와 무관하게 0명으로 보고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교육청의 압력과 교장의 압력이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임실교육청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통계 작성 과정의 오류"라고 해명했지만, 전체 응시학생 수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의도적인 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사회공공성공교육강화전북네트워크는 19일 오후 2시 전북도교육청 앞에서 추가 자료를 공개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서울과 경기 지역 초등학교 중견 교사들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줄여서 보고할 것을 종용하는 직간접적인 지시를 받은 바 있다"고 밝혀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지역의 한 평가담당 교사는 "지난해 말에도 기초학력 부진아를 0명으로 보고할 수 없겠느냐는 지역 교육청 장학사의 전화를 학교에서 받아 교감이 전해준 사실도 있다"고 증언했다.

2009.02.18 22:21 ⓒ 2009 OhmyNews
#일제고사 #임실 성적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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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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