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회관 앞에 걸린 현수막."우리는 희망을 타고 싶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김용한
“아무리 생각해도 그날의 비극은 인위적 잘못임이 명백하기 때문에 그 일을 대처했던 사람들의 비겁함을 새삼스레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비통한 표정으로 부정을 숨기고 나부끼는 만장 틈에서 책임을 전가하며 비린내 나는 손을 흰 장갑으로 감추고 인색한 굿판에서 공생을 남발하던 거짓은 이제 가야합니다.” - 정학 시민대표 추도사 중.
유족을 대표해 추모사를 낭독한 전재영씨는 “나를 아는 사람들은 자꾸만 잊으라고 하는데... 미영아 어찌 당신을 잊을 수 있겠니, 이젠 당신 앞에서 옛날 생각을 하며 죽은 당신과 이야기하며 웃기도 하는데 그게 나의 업보인 것을, 그게 나와 당신의 인연인 것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느냐”며 추모의 글을 읽어갔다.
전재영씨의 부인 고 박미영(36)씨는 자녀의 마지막 언어치료를 위해 김천에서 영남대병원으로 가다가 중앙로역 지하철 참사로 유명을 달리했다.
전씨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 가족에 대해 슬퍼하는 것보다도 돌아가신 분들을 위로하는 것들이 전혀 이뤄진 것이 없다는 것과 유령탑 건립 등도 진전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