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9.02.23 09:50수정 2009.02.2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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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생활을 하면서 이사를 세 번이나 했다. 1학년 때 기숙사에 살다가 하숙집으로 이사했다. 그리고 3학년 때는 하숙방 아주머니가 원룸을 하신다고 해서 다른 하숙방으로 이사했고, 이제는 하숙집에서 원룸으로 이사하려고 한다.
기숙사에서 하숙집으로 이사할 때는 1학년 때 성적이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가 되지 않아 쫓겨나듯 이사했다. 하지만 두 번째 이사는 달랐다.
첫 번째 하숙을 했을 때는 27만원을 냈다. 이것도 친구랑 같이 한방에 살아서 27만원을 낸 것이지 혼자 살았다면 35만원이나 줬어야 했다. 그런데 원룸으로 바뀌면서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7만원 그리고 관리비 3만원까지 한 달에 친구랑 각각 20만원을 내야 그 곳에 계속 살 수가 있었다. 보증금을 낼 목돈도 없고, 밥도 안 주는데 한 달에 20만원이나 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이사를 결정했다.
1년 사이에 3만원이 오르다
첫 하숙집 아주머니께서는 우리가 처음 들어 올 때 방값이랑 나갈 때 방값을 똑같이 받으셨다. 그래서 새로 이사하는 하숙집도 27만원이라 생각하고 이사할 하숙집을 대충 결정했다.
하지만 짐을 다 옮기고 방값 이야기를 했는데 30만원이라고 하시는 게 아닌가? 당시 여름 방학 때라 빈 방도 없어서 급하게 이사했는데 이렇게 비싼 곳에 필자가 이사했는지 몰랐다.기가 막힌 것은 1년 동안 이사를 안 하는 사이 하숙집 값이 3만원이나 뛰었던 것이다. 그리고 혼자 사는 방은 35만원에서 40만원으로 5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서울에 대학 다니는 친구들은 45만원이나 되는 하숙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기가 그래도 아직 싸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위안을 삼았다.
2첩 되지 않는 아침 식사와 아까운 내 돈 30만원
필자와 친구가 매번 자취가 아닌 하숙을 하는 이유는 밥을 먹기 위해서다. 하지만 새로 이사한 하숙집 밥은 한 그릇을 다 비우기가 힘들었다. 2첩 이상 되지 않는 반찬과 너무 짜서 먹기 힘든 국 때문에 배를 채운다는 기분으로 밥을 먹었다.
두 달이 지나자 친구는 아침, 저녁밥을 일체 먹지 않기 시작했다. 그래도 필자는 30만원이나 주고 하숙을 했으니 울면서 겨자 먹기로 꼭 챙겨 먹었다. 하지만 필자도 4개월이 지나자 도저히 밥을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침 식사 이외에는 시켜먹거나 밖에서 사먹고 하숙방에 들어왔다.
밥을 먹는다는 전제 하에 한 달에 30만원의 거금을 하숙방에 투자했다. 그것도 부모님이 열심히 일해서 버신 돈을 받았는데 밥도 먹지 않으니 30만원이 아까워 지기 시작했다.
"우리 자취 해볼래?"
친구랑 필자는 이번에 자취를 하기로 결정했다. 왜냐하면 밥도 먹지 않는데 비싼 하숙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취방의 가격도 장난이 아니었다.
길거리 전봇대와 인터넷 빈방 게시판을 보고 찾아 봤지만 마땅히 싼 방은 없었다. 대부분 보증금 천만원에 월세 30만원, 500에 40만원, 300에 45만원 등 이미 방값이 오른 상태였다.
밥도 먹지 않는데 비싼 하숙방을 갈 수도 없고 자취방(혹은 원룸)을 가자니 보증금과 달세가 너무 올라버려 고민이 되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친구랑 고민하다가 그래도 밥 안 먹는 자취방으로 가기로 했다.
대학생활 하기 돈이 너무 많이 든다
결국 친구랑 보증금 500만원에 30만원짜리 원룸에 입주를 했다. 목돈 500만원을 어떻게 마련하나 고민을 했지만, 어딜 가도 원룸은 보증금이 다 있었다.
비싼 원룸에 입주를 결정했는데 영 마음이 편치 않았다. 매월 15만원의 월세와 물세 1만원, 전기세, 가스비 2-3만원 등 하숙방 방값이랑 큰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대학 생활 하는데 방값만 드는 것이 아니다. 등록금, 약 40만원 되는 생활비 등 대학생활 하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
그래서 요즘 휴학을 하는 학생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경기가 어려워 대학생활을 하기위한 생활비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매년 오르는 등록금 그리고 대학 생활을 하기 위한 생활비, 여기에 타지 학생들은 방값까지… 대학생활 하기 너무 힘들다.
필자도 2학기에 휴학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이대로 계속 학교에 다니다가는 언제 신용불량자가 될지 걱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필자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2009.02.23 09:50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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