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아인 탁구 국가대표 자매, 나란히 대학생 됐다

모윤솔-윤자 자매, 한국국제대 특수체육교육과 입학... 9월 대만 농아인올림픽 출전

등록 2009.02.24 14:00수정 2009.02.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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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사진 왼쪽이 동생 모윤자 양, 오른쪽이 언니 모윤솔씨.

사진 왼쪽이 동생 모윤자 양, 오른쪽이 언니 모윤솔씨. ⓒ 한국국제대

사진 왼쪽이 동생 모윤자 양, 오른쪽이 언니 모윤솔씨. ⓒ 한국국제대

"세계 농아(聾啞)인 올림픽에서 금메달도 따고 싶고, 체육교사도 되고 싶어요. 그래서 농아인들에게 꿈을 키워 주고 싶어요."

 

농아인 탁구 국가대표 모윤솔(21)・윤자(18) 자매가 경남 진주 소재 한국국제대(총장 고영진) 특수체육교육과에 나란히 입학했다. 이들 자매는 25일 오후 열리는 한국국제대 입학식에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비롯한 1000여명의 신입생들과 함께 대학 문에 들어선다.

 

윤솔·윤자 자매는 경기도 평택 농아학교인 에바다학교(초·중·고 과정)를 졸업하고 2009학년도 한국국제대 수시 모집에 나란히 합격한 것이다. 이들 자매의 부모들도 모두 청각장애를 앓고 있다. 올해 여든 두 살인 할머니가 이 자매를 뒷바라지해 고교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이들 자매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탁구 라켓을 잡았다. 언니는 수비형, 동생은 공격형 전술로 '환상의 복식조'로 통한다. 이 자매는 지난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부모들은 현재 평택에 살고 있는데, 별다른 수입이 없이 한우 몇 마리를 키우고 있다. 한국국제대 관계자는 "이들 자매는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탁구를 통해 장애를 이겨내고, 새로운 꿈과 희망을 그려가고 있어 '인간 승리'로까지 회자될 정도다"면서 "할머니 손에서 자라면서 친척과 주위의 도움으로 대학에 입학은 했지만, 앞으로의 학비 걱정이 태산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 자매는 꿈에 부풀어 있다. 오는 9월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농아인올림픽 탁구 여자복식에 출전하는데, 금메달이 목표다. 세계 최강 중국이 최대 난관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 자매는 입학하고서 평택 에바다학교를 오고가면서 연습하게 된다.

 

이들 자매는 체육교사의 꿈을 키우기 위해 한국국제대에 입학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이들 자매의 행보에 에바다학교 50여명 농아인들의 관심이 높다"면서 "이들 자매는 기숙사 생활을 할 예정이며, 대학 본부에서도 장학금 지원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대학 관계자들은 많은 장애인의 희망이기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도와 줄 것"이라고 밝혔다.

 

언니 윤솔씨는 "대학에 입학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동생 윤자양도 "언니와 함께 반드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각각 수화로 의사를 표현했다.

 

고영진 총장은 "두 자매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체육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 하겠다"고 밝혔다.

 

a  오는 9월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농아인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위해 에바다학교에서 두 자매가 훈련하고 있는 모습.

오는 9월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농아인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위해 에바다학교에서 두 자매가 훈련하고 있는 모습. ⓒ 한국국제대

오는 9월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농아인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위해 에바다학교에서 두 자매가 훈련하고 있는 모습. ⓒ 한국국제대
2009.02.24 14:00ⓒ 2009 OhmyNews
#농아인탁구대회 #한국국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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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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