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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이상득 "내가 이명박이 똘마니냐. 사람대접 해달라" 버럭 27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은 언론들이 자신의 발언을 대통령과 연계시키는 것과 관련해 "내가 이명박이 똘마니냐"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 김윤상
▲ [단독]이상득 "내가 이명박이 똘마니냐. 사람대접 해달라" 버럭 27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은 언론들이 자신의 발언을 대통령과 연계시키는 것과 관련해 "내가 이명박이 똘마니냐"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 김윤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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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내 말을 짜깁기했다."
또다시 '형님정치' 논란에 휩싸인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무성(한나라당)·박선영(자유선진당) 의원이 공동주최한 '6·25 전시납북자 진상규명 등에 관한 법률안 공청회'에 참석했다 나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언론이) 비공개로 (얘기)한 걸 갖다 이리저리 짜깁기했다"며 "내 얘기만 그렇게 (부각시켜 보도)한 건 조금 심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상득 "내 얘기만 부각시켜 보도... 심했다"
언론이 지난 25일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 때 자신이 한 말을 보도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당시 회의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의원은 "민주당이 (법안 처리와 관련해) 양보를 하겠느냐. 지리멸렬하면 안 된다. 이번에는 강하게 가야 한다"며 지도부에 쟁점법안의 일괄 강행처리를 독려했다. 홍사덕·박종근 의원 등 다른 중진들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회의 초반 임태희 정책위의장, 남경필 의원이 주장한 '분리처리론'(경제관련 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미디어관련법 등은 미루자)은 이 의원이 이끈 '일괄강행처리론'에 묻혔다.
이 회의 이후 원내지도부를 비롯한 당내 분위기도 '강행처리' 쪽으로 급선회했다. 임태희 의장도 하루만인 26일 "야당과 협상해서 뒤로 미룰 일이 아니다. 언론 관련법, 출자총액제한 폐지, 금산분리 완화, 한미FTA까지 이번에 싹 통과시켜야 한다"고 태도를 바꿨다.
이런 변화의 이면엔 이 의원이 있다는 게 여권 안팎의 분석이다. 이 의원의 말이 사실상 대통령의 뜻으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합해 지도부를 따라가자는 게 내 지론"
이날 이 의원은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의원은 "나는 항상 단합하고 지도부를 따라가자(고 생각한다). 이것이 나의 지론"이라며 "그 이외엔 말을 안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언론이 보도한 회의 때 했다는 발언 중 잘못된 게 있느냐'는 질문엔 "너무 짜깁기를 심하게 했다"고 할 뿐,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혹시 틀린 내용이 있느냐'는 물음에도 "나는 협력해서 지도부를 따라가자, 그렇게 얘기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나는 어디가든 항상 그렇게 얘기한다"며 "(한나라당 의원) 172명이 너무 지리멸렬한 인상을 주니 좀 협력하고 지도부를 따라가면 되지 않냐(는 것이다). 지금 항상 (그렇게) 얘기하고 다닌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이 사실상 청와대, 즉 이명박 대통령의 주문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시선에 대해서도 "나는 이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되기) 전에 20년이나 국회의원을 한 사람"이라며 "내가 이명박이 시키는 대로 하는 '똘마니'냐. 어떻게 그렇게 얘기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거듭 억울하다는 듯 "살려달라. 나도 사람 취급을 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쟁점법안 처리방향, 나는 모른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도 "묻지 말라"
이 의원은 쟁점법안의 처리 방향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미디어관련법이나 한미FTA 비준안의 처리를 어떻게 해야한다고 보느냐'고 묻자, "나는 모른다. 국회의장이 (말)해야지"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나는 당원의 한사람"이라고 강조했다.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도 답변을 피했다. 지난 25일 회의 때 이 의원은 미디어법을 포함한 쟁점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모두 처리해야 한다는 견해를 강하게 피력했다는 게 회의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이 질문에 이 의원은 "나는 말하지 않겠다. 내 결론은 지도부를 따라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일괄처리 방침을 시사한 지도부의 방침을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에 "지도부를 따라가겠다"고 답해 사실상 동의의 뜻을 내비쳤다.
"쟁점 법안일수록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쟁점법안 강행처리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박근혜 전 대표의 말에 대해선 "박 전 대표 얘긴 나한테 묻지 말아달라"며 손을 내저었다.
'형님정치', 청와대와 당 사이엔 '형님'이...
이 의원은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형님정치' 논란은 그칠 것 같지 않다. 홍준표 원내대표, 임태희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까지 갑자기 강경발언을 쏟아놓으며 태도를 바꾼 데에는 뚜렷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원내지도부 입장에서는 (경제관련법안 등) 다른 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미디어관련법은 마지막까지 협의를 시도하다 도저히 안될 때 (강행처리를) 고려해보자는 생각이었다. 25일 (형님 발언)이후 '이번에 모두 강행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졌다"는 핵심 당직자들의 말만 봐도 그렇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밖에선 청와대가 직접 지시를 내리고 당안에선 '형님'이 나서니 당이 (일괄 강행처리로) 다잡게 된 것 아니겠느냐"며 "이제 방향이 정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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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명박 시키는대로 하는 똘마니냐? 언론이 짜깁기 보도... 사람 대접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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