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4·29 재선거 부평을 출마 여부를 놓고 박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가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부평지역 유권자들은 재선거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 부평구 부개3동에 사는 직장인 손아무개(45)씨는 9일 퇴근 시간 후 집에서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시간에 여론조사 기관으로부터 부평을 재선거에 대한 여론 조사 전화를 받았다.
이날 여론 조사는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민주당 홍미영·홍영표 예비후보, 자유선진당 권순덕, 민주노동당 김응호 예비후보를 놓고 지지 의사를 묻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손씨는 8일 일요일에도 낮잠을 자다가 처음 듣는 여론조사 기관으로부터 부평을 재선거에 대한 투표 유무, 지지 정당, 후보 인지도 등을 묻는 전화를 받아야만 했다.
산곡동에 거주하는 노아무개(69)씨도 재선거로 인해 요즘 집에서 전화 받기가 부담스럽다고 털어놓았다. 노씨는 일주일에 알 수 없는 곳에서 2,3통의 전화가 걸려와 어느 후보를 아느냐, 어느 정당과 후보를 선택할 거냐는 전화에 시달린다고 있다고 말했다.
후보 난립에 낙하산 출마설까지..."부평이 동네북이냐"
10일 현재 한나라당으로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는 11명에 이른다. 이외에도 부평을 재선거에는 민주당 2명, 자유선진당 1명, 민주노동당 1명, 무소속 4명 등 총 19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 중 선거 사무소를 개소하고 구체적 움직임을 갖고 있는 후보군은 10여명에 이른다.
여기다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는 후보군이 더 존재해 유권자들은 후보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2월 입법 전쟁이 끝나며 4·29 재선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부평'이란 이름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정착 부평지역 유권자들은 정치적 냉소와 함께, 재선거의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
부평 삼산동에서 자동차 공업사를 운영하고 있는 강아무개씨는 "난 모든 선거에서 야당을 지지하면서, 비판적 견제 세력에 힘을 실어 주었지만, GM대우가 너무 어렵다 보니 여당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문제는 한 두 후보를 제외하고는 생면부지 후보들이 난립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GM대우 공장을 다니고 있는 김아무개(44)씨는 "회사가 어렵다보니 선거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분위기고, 아내가 몇 사람 이름을 거론해서 알고 있는 정도"라며, "박희태, 정동영 출마 설에 대해서는 어이없어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씨는 "무엇보다 GM대우를 비롯해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부평공단에 활력을 넣고, 일자리를 지켜 줄 수 있는 정치인의 탄생을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천동에 맞벌이 주부 류아무개(36)씨는 "인천의 교육 현실은 전국에서도 최악이라, 아이들의 교육문제, 교육환경문제, 학교 치안 문제 등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최우선 선택 기준으로 삼겠다"면서 "매년 되풀이 되는 선거에 다수 주부들도 냉소적이다. 거물급 정치인보다는 지역에 애정을 갖고 문제를 함께 풀어 나갈 수 있는 참신한 인재가 뽑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평구청 한 공무원은 "거물급 정치인의 등장보다는 지역 현안을 제대로 알고, 지역 민의를 제대로 대표할 수 있는 정치인들이 공천을 받아 출마를 했으면 좋겠다"면서 "부평이 동네북도 아니고, 이름 좀 있는 정치인 이름이 자꾸 거론 되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www.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3.10 16:24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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