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도영흥면 선재리에 속한 측도 이름은 ‘가까운 곳에 있다’란 뜻이 담겨져 있다.
측도는 간조 시에는 570여 미터 정도 길이의 모래와 자갈로된 길이 선재도와 연결되어 보도나 차량 등으로 왕래할 수 있으며 주민들은 농업과 어업을 겸하고 있다. 이 섬 이름의 유래는 주변에 물이 맑아 고기가 노는 모습을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으며 바다 밑을 그대로 들여다보면서 측량할 수 있다고 하여 '측도'라 했다고 한다.
김형만
물 빠진 모랫길을 달려 측도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주위를 살펴보던 친구가 측도로 칡 캐러 와 본 지가 7~8년 정도 되었는데, 그 사이 외지 사람들이 섬의 토지를 사들여 산을 허물고, 건물을 짓고, 새 길을 내어 칡 있는 곳으로 가는 산길이 가물가물하다고 했다. (필자도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몇 번 왔던 기억이 있지만 칡이 있는 정확한 위치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어린 시절 군것질 거리가 넉넉하지 않았던 섬마을 동네 아이들은 구멍가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자력으로 입안의 빈곤함을 달래기 위해 솥단지 하나 들고 갯벌로 가서 고동을 잡아 삶아먹고, 해안가 산 아래 비탈진 곳에 빨갛게 익은 뽀루수열매를 따먹으면서 심심한 입안을 달래곤 했다.
특히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는 봄이 오면 동네 아이들과 함께 봄 햇빛이 잘 드는 산비탈에서 자라는 큼직한 칡을 캐 잘게 토막 내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껌처럼 질겅거리며 씹다가 단맛이 빠지면 버리고 또 한 입 가득 물고 단물을 빨아먹어 입안이 칡 향기로 가득했던 행복한 추억이 있다.
친구와 옛 기억을 떠올리며 길이 없어진 산 속을 30여 분 헤매다 어린 시절 칡을 캐던 장소를 찾아냈지만, 외지 사람들이 펜션을 짓는 바람에 산의 일부가 깎여나가고, 일부는 밭으로 일구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