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표에는 4교시로, 실제 수업은 5교시로 하라"

인천 ㅅ초, 편법 교육과정 편성 물의

등록 2009.03.12 16:13수정 2009.03.1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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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수업이 끝났는데도 학생들을 귀가시키지 않고 교실에 남겨 사실상 자습을 실시하는 초등학교가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인천시 남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매주 수요일은 4교시 수업만 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 11일부터 한 시간을 연장해 5교시로 만들었다. 2학년부터 6학년까지가 해당된다.

 

이를 두고 해당 학교 교사들은 사전에 논의하거나 협의를 거치지 않은 학교 측의 일방적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교육과정에도 없는 편법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부 학생들도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천교육청의 교육과정 편성·운영지침에는 "모든 교원이 전문성을 발휘하여 참여하는 민주적인 절차와 과정을 거쳐 편성·운영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체계적인 인성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하며, 학생의 기본 생활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학교 교감이 수업 연장을 지시하자 한 교사가 "그럼 기존 4교시이던 것을 5교시로 교육과정을 짜야 하느냐?"고 묻자 교감은 "시간표(교육과정)에는 4교시로 하고 실제 수업은 5교시로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교육과정의 편법 운영을 지시한 셈이다.

 

이에 대해 ㅊ교감은 "수요일 5교시는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위해 실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학급에는 부진아도 있고 하니 담임교사가 알아서 지도하라는 뜻으로 만든 시간"이라는 것이다. 교사들과 충분한 논의도 없이 교육과정을 임의로 편법 편성한 것에 대해서는 "부장교사들과는 이야기를 했다"며 "선생님들의 동의를 물어서 계속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1일 처음 실시된 5교시 수업은 사실상 파행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별다른 준비도 없이 시행되는 바람에 교사들은 자신의 업무를 해야 했고, 학생들은 학생들끼리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ㅊ교감이 말한 학력신장과는 거리가 멀다.

 

이 학교 관계자는 "수업을 40분 연장하여 아이들을 학교에 남겨두는 것이 학력 신장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편법까지 써가며 이래도 되는 건가. 그나마 1학년은 배제돼 있다. 그럼 1학년은 학력 신장이 안 돼도 된다는 말인가. 학력신장이라는 말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 증명하는 것이다"라며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희망>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3.12 16:13ⓒ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교육희망>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 #인천교육청 #학력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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