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대표가 16일 한나라당 중앙위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재외국민의 해외참정권 추진실태 세미나'에서 경주지역 공천 신청을 낸 황수관 중앙위 상임고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남소연
[2신 대체 : 16일 오후 5시 10분] 박희태 대표 결국 불출마 선언4·29 재·보선 출마를 저울질하던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결국 '불출마'하기로 결정했다. 박 대표는 16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제살리기에 '올인'하겠다"며 "이번 재·보선에는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불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선 "지금은 전 국민이 경제살리기에 심혈을 바쳐야 할 때"라며 "대통령과 국민들까지 한 덩어리가 돼 오로지 경제를 위해서 모든 걸 바치고 있는데 제가 정치판에 모든 걸 빼앗겨서야 되겠는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이번 재·보선은 제가 (선거를) 총지휘하는 선에서 있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그것이 재·보선이 정쟁화되는 것을 막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등 거물급 인사가 출마할 경우 '맞대응' 전략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에는 "재·보선은 재·보선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박 대표는 "(불출마를) 결심한 건 3일 전"이라며 "(출마를) 안 하는 사람이 안 한다는 것을 말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해서 망설였지만 (기자) 여러분이 만날 (출마 여부를) 묻고 빚쟁이 쪼듯이 이야기해서 밝힌다"고 말했다.
만만찮은 '울산 북구' 표심 작용한 듯... 청와대도 '침묵' 박 대표가 불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울산 북구의 만만찮은 표심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울산 북구는 전통적인 진보정당 강세 지역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지역상황을 거론하며 박 대표의 출마를 말리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여기다가 청와대도 박 대표의 출마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불출마를 결정하기에 앞서 청와대나 당 최고위원들과 상의를 했느냐'는 질문에 "안했다"며 "당 전체의 일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제 개인에 관한 결정이기 때문에 제가 독단으로 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번 주 청와대 회동 여부를 묻자, "지난주부터 '금주에 한번 (대통령을) 만나면 좋겠다'고 (회동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그 뒤 아무 말도 못 들었다"고 답해 에둘러 서운함을 표시했다. 청와대가 '침묵'으로 박 대표의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 4월 접고 10월 노리나 하지만, 박 대표에게는 올해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있다. 바로 10월 재·보선이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10월에 재·보선이 있을지 없을지는 하늘만 안다, 그런 걸 가지고 지금부터 국민 앞에 (출마 여부를) 이야기하긴 좀 빠르지 않느냐"며 답변을 비켜갔다.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진 않은 것이다.
한편, 박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부인과 경북 예천 낙동강변에 있는 조선시대의 마지막 주막이라는 '삼강주막'에 들른 일로 말문을 열었다.
"바람을 쏘이며 평상에 앉아서 막걸리 한잔을 먹었다. 저희 집사람 그러더라. 저 유유히 흐르는 강처럼 인생도 그렇게 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그래서 제가 낙동강을 한 번 더 쳐다봤다. 참 평온하게 유유히 잘 흘러가더라. 그래서 저도 그렇게 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박 대표가 그간 출마와 불출마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가 묻어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