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불출마 선언 "경제 살리기 올인"

등록 2009.03.16 11:23수정 2009.03.1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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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태 대표가 16일 한나라당 중앙위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재외국민의 해외참정권 추진실태 세미나'에서 경주지역 공천 신청을 낸 황수관 중앙위 상임고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희태 대표가 16일 한나라당 중앙위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재외국민의 해외참정권 추진실태 세미나'에서 경주지역 공천 신청을 낸 황수관 중앙위 상임고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남소연

[2신 대체 : 16일 오후 5시 10분] 박희태 대표 결국 불출마 선언

4·29 재·보선 출마를 저울질하던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결국 '불출마'하기로 결정했다. 박 대표는 16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제살리기에 '올인'하겠다"며 "이번 재·보선에는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불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선 "지금은 전 국민이 경제살리기에 심혈을 바쳐야 할 때"라며 "대통령과 국민들까지 한 덩어리가 돼 오로지 경제를 위해서 모든 걸 바치고 있는데 제가 정치판에 모든 걸 빼앗겨서야 되겠는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이번 재·보선은 제가 (선거를) 총지휘하는 선에서 있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그것이 재·보선이 정쟁화되는 것을 막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등 거물급 인사가 출마할 경우 '맞대응' 전략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에는 "재·보선은 재·보선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박 대표는 "(불출마를) 결심한 건 3일 전"이라며 "(출마를) 안 하는 사람이 안 한다는 것을 말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해서 망설였지만 (기자) 여러분이 만날 (출마 여부를) 묻고 빚쟁이 쪼듯이 이야기해서 밝힌다"고 말했다.

만만찮은 '울산 북구' 표심 작용한 듯... 청와대도 '침묵'


박 대표가 불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울산 북구의 만만찮은 표심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울산 북구는 전통적인 진보정당 강세 지역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지역상황을 거론하며 박 대표의 출마를 말리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여기다가 청와대도 박 대표의 출마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불출마를 결정하기에 앞서 청와대나 당 최고위원들과 상의를 했느냐'는 질문에 "안했다"며 "당 전체의 일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제 개인에 관한 결정이기 때문에 제가 독단으로 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번 주 청와대 회동 여부를 묻자, "지난주부터 '금주에 한번 (대통령을) 만나면 좋겠다'고 (회동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그 뒤 아무 말도 못 들었다"고 답해 에둘러 서운함을 표시했다. 청와대가 '침묵'으로 박 대표의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 4월 접고 10월 노리나

하지만, 박 대표에게는 올해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있다. 바로 10월 재·보선이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10월에 재·보선이 있을지 없을지는 하늘만 안다, 그런 걸 가지고 지금부터 국민 앞에 (출마 여부를) 이야기하긴 좀 빠르지 않느냐"며 답변을 비켜갔다.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진 않은 것이다.

한편, 박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부인과 경북 예천 낙동강변에 있는 조선시대의 마지막 주막이라는 '삼강주막'에 들른 일로 말문을 열었다.

"바람을 쏘이며 평상에 앉아서 막걸리 한잔을 먹었다. 저희 집사람 그러더라. 저 유유히 흐르는 강처럼 인생도 그렇게 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그래서 제가 낙동강을 한 번 더 쳐다봤다. 참 평온하게 유유히 잘 흘러가더라. 그래서 저도 그렇게 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박 대표가 그간 출마와 불출마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4월 재보선 출마, 때 되면 밝힐 것"이라고 말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2월 1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출마 결정 시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 4월 이전에 안되겠어요?"라고 반문, 즉답을 피해가면서 순간 폭소가 터져나왔다.
"4월 재보선 출마, 때 되면 밝힐 것"이라고 말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2월 1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출마 결정 시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 4월 이전에 안되겠어요?"라고 반문, 즉답을 피해가면서 순간 폭소가 터져나왔다. 남소연

[1신 : 16일 오전 11시 20분] 박 대표 불출마 가능성 시사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처음으로 재보선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된다. 윤두환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 판결 이후 당내에서는 박 대표를 울산 북구에 '전략공천' 해야 한다는 주장이 조심스레 제기돼왔다. 박 대표도 지난 휴가기간 동안 이 지역 출마를 두고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 "출마 영원히 결정 안 할 수도"

이런 가운데 박 대표는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주최의 '재외국민의 해외참정권 추진 실태 세미나'에 참석한 뒤 나오는 길에 <오마이뉴스>와 만나 "휴가기간 동안 재·보선(출마 여부)은 결정하셨느냐"는 질문을 받고 "(출마를) 영원히 결정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출마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냐"는 물음에도 "그렇다. 영원히 결정 안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는 박 대표가 지역을 불문하고 재·보선에 불출마할 수도 있음을 처음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박 대표는 또 "당에서 재·보선 출마를 강력히 권유하고 있는 분위기인데 어떤가"라는 질문에는 "그런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박 대표는 울산 북구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직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할 계제가 안된다. 나오게 되면 결심을 밝히겠지만 말이 없으면 안 나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내에서도 '출마' vs '불출마' 의견 팽팽

재보선 출마를 두고 박 대표가 이처럼 장고를 거듭하는 이유는 울산 북구에 나간다 하더라도 승산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울산 북구는 진보정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실제 주위에서도 출마를 권유하는 의견과 만류하는 견해가 팽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박 대표가 울산 북구 출마에 마음이 있는 것은 맞지만 울산 여론이 한나라당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희태 #울산북구 #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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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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