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레이디의 이두박근을 두려워 말라"

[해외리포트] 미셸 오바마의 민소매 드레스 논란, 왜?

등록 2009.03.17 09:30수정 2009.03.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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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의 '멋진 팔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퍼스트레이디가 이제는 팔을 가릴 때가 되었어요. 그녀는 이제 목적을 달성했잖아요. 이제 '천둥'과 '번개'를 치워버릴 때가 됐어요. 워싱턴은 관능적인 것을 회피하는 곳이에요. 이곳의 샌님들은 '브레인(지적인 것)'을 좋아하잖아요. 그녀는 자신의 육체적 어필, 특히 몸의 특정 부위 때문에 유명해져서는 안 됩니다. 때때로 나는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려던 이유의 절반 정도가 미셸의 이두박근을 자랑하기 위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 3월 8일자 <뉴욕타임스> 모린 다우드 칼럼 "Should Michelle Cover Up?"

미셸 오바마 미 대통령 부인의 민소매 패션이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 화제다. 미셸 오바마가 여느 퍼스트레이디와 달리 각종 공식행사에 민소매 드레스 패션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 이를 두고 패션업계나 연예 정보 방송은 물론 엄숙하기로 소문난 보수 정치 평론가들도 그녀의 민소매 패션에 '한 말씀'씩 거들고 나설 정도다.

<뉴욕타임스>의 보수 정치 평론가 데이비드 브룩이 모린 다우드와 나눈 대화에서 밝힌 '불편함'도 그런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제이슨 우가 디자인 한 보라색 민소매 드레스를 입은 미셸 오바마. 상단에 퍼스트레이디의 민소매 드레스 차람에 대한 설문조사도 나온다. ⓒ 허핑턴포스트 화면캡처


퍼스트레이디의 민소매 패션, "오~ 서프라이즈!"

사실 미셸 오바마의 '민소매 패션'에 대한 애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월말, 의회 양원 연설이 있던 주에만 미셸은 4번 이상 민소매 드레스를 입었다. 이두와 삼두박근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검고 윤기 있는 팔뚝은 이제 그녀의 '시그내처룩'(signature look)이 된 상태.

피플지 표지를 장식한 민소매 차림의 미셸 오바마. ⓒ 피플

미셸 오바마는 같은 주 일요일(22일), 백악관 주방에서 요리 학교 학생들을 맞을 때에는 미국 패션계의 신예인 26살의 중국계 제이슨 우(Jason Wu)의 보라색 민소매 드레스를 입었다. 제이슨 우는 오바마의 취임식 볼룸 파티 때 그녀를 위한 흰색 이브닝 가운을 디자인한 바 있다.


또 같은 날 저녁, 미국 주지사 전체를 초대한 정찬 파티에서도 시카고 출신인 피터 소로넨의 어깨가 완전히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었다.

2월 25일, 백악관에서 열렸던 스티비 원더 공로패 수여식에서는 스티비 원더의 아내이기도 한 디자이너 카이 밀라의 에메랄드빛 민소매 드레스를 입었다.

이어 백악관 공식 퍼스트레이디 초상 사진을 찍었던 26일에는 패션 디자이너 마이클 코스가 디자인한 민소매 검은 드레스를 입었고, <피플> 매거진 표지모델로 나서면서도 흑인 디자이너 트레이시 리즈가 제작한 진분홍색 민소매 드레스를 입었다.

"대통령 부인의 이두박근 욕하는 사람들, 진짜 꿍꿍이는..."

이와 관련, 패션 평론가들은 물론 정치 평론가 및 일반 독자들 사이에서도 미셸의 '과감한' 의상 선택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25일 <시카고 트리뷴>의 한 독자는 "퍼스트레이디가 이 같은 연설 석상의 무게를 이해하지 못하나? 칵테일파티가 아니라는 걸 모르나"라고 미셸의 드레스 선택을 꾸짖었다.

2월 22일 저녁, 미국 주지사 초대 정찬파티에서 피터 소로넨의 민소매 드레스를 입은 미셸 오바마. ⓒ 허핑턴포스트 화면캡처

미셸의 잦은 민소매 드레스 패션에 대해 일부에서 거부감을 나타내자, 퍼스트레이디 백악관 비서인 데지레 로저는 <워싱턴 포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미셸은 그녀가 남편의 연설식장에서 입고 싶은 드레스를 입었을 뿐"이라고 그 경위를 설명했다.

미셸 자신도 <보그>(Vogue) 3월호와 한 인터뷰에서 세간의 관심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제 선택을 좋아하지 않겠죠, 사람들은 그저 서로 취향이 다를 뿐입니다."

"저를 행복하고 편안하며 아름답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옷을 좋아합니다. 다른 여성들도 그런 이유로 옷을 선택하면 좋겠어요."

일각에서는 미셸 오바마의 민소매 드레스에 대한 세간의 '비난'이 다른 목적에서 나온다고 보기도 한다.

패션 평론가 보니 퓰러는 <허핑턴 포스트>에서 "공화당 보수주의자들은 새로운 오바마 시대가 두려운 나머지 퍼스트레이디의 이두박근 앞에서 움츠리는 것인가?"라며 "새로운 이상과 국민에 대한 진정 어린 동정심으로 무장한 미셸이나 버락 오바마 같은 사람들이 그들을 이 세상에서 잊히게 만들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미셸의 육감이 현재 미국의 침체에 대한 해답"

지난 1월 20일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래, 미셸 오바마는 그녀 나름의 방식으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백악관에 입성한 첫 몇 주간, 미셸은 백악관 안주인으로서 손님들을 대접하고 남편과 함께 조찬 기도회에 참석하며, 초등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등의 '전형적인'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왔다. 한편,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 부양책을 설명하고 설득하기 위해서 행정부 각 부처의 직원들 앞에 나서기도 하고, 남녀 임금차별 폐지 법안의 조인식 때에도 직접 참석했다.

그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현재 미셸의 활동을 두고, 그녀가 대통령 선거 유세 당시 약속했던 'First Mom-in-Chief'(최고 사령관 엄마)보다는 정부의 정책 홍보와 같은 입법 로비 활동에 더 많은 할애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즉, 힐러리 클린턴의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

하버드 법대 출신의 변호사로, 시카고 대학 병원에서 3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기도 했던 미셸은 언론의 조명을 받기 시작한 때부터 힐러리 클린턴과 많은 비교를 받아왔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미셸 방식'의 퍼스트레이디 수행은 다음과 같은 모습에서 더 잘 드러난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실린 민소매 차림의 퍼스트레이디. ⓒ 백악관


지난 1월 30일, 남녀 임금차별 폐지 법안의 조인식에 참석한 미셸은 남편이 미 의회 의원들과 나란히 무대에 서 있을 때, 그 옆에 같이 서는 대신 다른 사람들과 함께 관중석에서 남편의 서명을 지켜보았다.

또 2월 2일, 미셸은 교육부 직원들에게 연설하면서 대통령이 희망하고 있는 교육투자를 설명하는 도중 특정 어휘에 대한 특별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제가 지금 '우리'라고 말하면 안 되는데... 여기서 '우리'는 행정부를 뜻하는 '우리'입니다." 미셸은 자신이 행정부의 정책을 대신 설명하고 있는 것이라는 걸 청중에게 굳이 환기시킬 만큼, '영악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엄숙한'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아마도 그녀의 건강한 이두박근이 나타내는 솔직함과 당당함이 아닐까.

<뉴욕타임스> 모린 다우드의 말은 그런 점에서 주시할 만하다.

"그녀의 팔, 그리고 피부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미국 국민들로 하여금 어떠한 것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만든다. 그녀의 육감이 현재 미국의 침체에 대한 해답이다."
#미셸 오바마 #퍼스트레이디 #민소매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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