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을 경인운하, 도둑 삽질로 시작하나"

수자원공사, 25일 경인운하 건설 강행... 시민단체 "혈세낭비 책임 끝까지 물을 것"

등록 2009.03.25 22:45수정 2009.03.25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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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경인운하백지화수도권공대위(이하 수도권공대위)가 25일 오후 인천 계양역 인근 경인운하건설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본격 시작된 경인운하 건설 중단을 촉구했다.

경인운하백지화수도권공대위(이하 수도권공대위)가 25일 오후 인천 계양역 인근 경인운하건설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본격 시작된 경인운하 건설 중단을 촉구했다. ⓒ 이경태

경인운하백지화수도권공대위(이하 수도권공대위)가 25일 오후 인천 계양역 인근 경인운하건설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본격 시작된 경인운하 건설 중단을 촉구했다. ⓒ 이경태

경인운하백지화수도권공대위(이하 수도권공대위)가 25일 오후 인천 계양역 인근 경인운하건설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본격 시작된 경인운하 건설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경인운하건설단은 지난 24일 경인운하 주운수로 연결구간 공사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협의 및 실시계획 승인을 받아 이날부터 운하 예정부지에 대한 측량 작업에 착수했다. 경인운하건설단은 총 320억 원을 들여 올해 말까지 연장 1.5km, 폭 80m의 운하수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수도권공대위는 "경인운하는 한국 최초의 운하임에도 축복을 해주기엔 저주받을 만한 요소가 너무 많다"며 "1600쪽이 넘는 환경영향평가서는 불과 2주일 만에 협의를 완료했고,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실시계획승인이 났다"고 성토했다.

 

수도권공대위는 "경인운하는 이미 기획재정부의 내부검토를 통해서도 경제성이 없음을 보여줬을 뿐더러 해당 공사구간에 대한 토지보상도 끝나지 않았고 홍수예방에 대한 기술적 검토나 사전 예측도 없는 상황"이라며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는 일단 파면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수도권공대위는 "당장 운하를 위한 삽질을 멈추고 국민들에게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라"며 "경인운하를 계속 무리하게 추진해 국민 혈세를 탕진하고 사회적 갈등을 야기한다면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 대해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사부두, 서해 항로 위치도 제대로 안 나왔는데도 강행? 끝까지 책임 물을 것"

 

a  경인운하백지화수도권공대위 회원들이 25일 경인운하 건설 강행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인천 계양역 인근 한국수자원공사 경인운하건설단 간판에 경인운하 반대 손피켓을 붙였다.

경인운하백지화수도권공대위 회원들이 25일 경인운하 건설 강행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인천 계양역 인근 한국수자원공사 경인운하건설단 간판에 경인운하 반대 손피켓을 붙였다. ⓒ 이경태

경인운하백지화수도권공대위 회원들이 25일 경인운하 건설 강행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인천 계양역 인근 한국수자원공사 경인운하건설단 간판에 경인운하 반대 손피켓을 붙였다. ⓒ 이경태

박용신 수도권공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정부가 20년 가까이 논란이 된 경인운하 사업을 공식 기공식도 없이 도둑 삽질로 시작한다"며 "자신들이 보완하라고 한 사안이 전혀 수정되지 않은 환경영향평가서를 통과시켜준 환경부도 한심하다"고 일갈했다.

 

박 위원장은 또 "현재 경인운하 사업계획에는 해사부두나 서해에 준설 될 항로의 위치도 제대로 기재돼 있지 않은데다 서해에 항로를 준설할 경우 물고기 서식지가 파괴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엔 나중에 그에 대한 대책을 만들겠다는 한심한 답변이 있을 뿐"이라며 "경인운하 건설이 졸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인운하 건설에 5200억 원 가까이 사업비가 더 소요된다고 한다"며 "막대한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경인운하 건설이 우려대로 실패한다면 국토해양부, 수자원공사, 청와대 관계자들의 개인재산을 환수해서라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천시민연대 공동대표인 윤인중 목사는 "공항고속철도를 착공할 때 예상했던 예산은 총 4조7천억 원이었는데 지금 따져보면 총 47조 원이 들었다"며 "경인운하도 지금은 2조 원 정도 예상하지만 최소한 200조 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목사는 "200조 원이면 2천만 명의 국민들에게 1천만 원씩 헌납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정말 경인운하 사업이 정당성이 있다면 3년이든 5년이든 사회 전 구성원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할 일이지 이렇게 미리 삽질부터 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 역시 "더 이상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이 사업을 종료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염 위원장은 "정부가 홍수피해지역으로 지목하는 굴포천 유역은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약 0.13%밖에 되지 않는데 연간 치수예산의 5%를 쏟아붓고 있다"며 "정말 치수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면 기존 배수시설을 확충하거나 유수지를 만드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수도권공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귤현교 인근 공사 예정부지에서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입장을 밝히고자 했지만 굴포천 방수로 공사 관계자들이 막아서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했다.

 

a  경인운하백지화수도권공대위가 25일 경인운하 건설 반대 기자회견에 앞서 귤현교 인근 공사 예정부지에서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입장을 밝히려 하자 굴포천 방수로 공사 관계자가 승용차로 막아서고 있다

경인운하백지화수도권공대위가 25일 경인운하 건설 반대 기자회견에 앞서 귤현교 인근 공사 예정부지에서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입장을 밝히려 하자 굴포천 방수로 공사 관계자가 승용차로 막아서고 있다 ⓒ 이경태

경인운하백지화수도권공대위가 25일 경인운하 건설 반대 기자회견에 앞서 귤현교 인근 공사 예정부지에서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입장을 밝히려 하자 굴포천 방수로 공사 관계자가 승용차로 막아서고 있다 ⓒ 이경태
2009.03.25 22:45ⓒ 2009 OhmyNews
#경인운하 #경인운하백지화수도권공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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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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