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뵙겠습니다, 서울패션위크

2009 서울패션위크 F/W 시즌 개막

등록 2009.03.27 09:30수정 2009.03.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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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패션위크를 처음 만날 때까지..

처음 뵐게요, 위크님 서울패션위크 행사장 입구
처음 뵐게요, 위크님서울패션위크 행사장 입구조재환

2000년 10월부터 2009년 3월 현재, 약 9년여동안 패션산업계의 핵심 행사 중 하나로 자리잡은 것이 '서울패션위크'다. 2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올해 가을과 겨울 패션을 미리 알아보는 자리다.


기존 이 행사는 단지 보여주기만을 위한 패션쇼였다. 그러나 최근 경제위기 상황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패션산업의 부흥을 일으키기 위해 홍보와 유통을 함께 섞은 행사로 탈바꿈됐다.

유명 패션 디자이너들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 '서울패션위크', 이 행사는 9년이라는 역사를 가졌지만 패션에 관심없는 나에게는 생소한 행사였다. 처음 이 행사를 알게 된 배경은 바로 지난 2월에 열린 소규모 패션쇼 행사 취재 후다. 신예디자이너의 발판이 될 수 있는 무대가 바로 소규모 무대다.

이와 달리 국내외 명성을 펼친 디자이너는 자신의 개인 전시와 패션위크같은 대규모행사에 작품을 출시한다. 소규모패션쇼만 봐도 패션쇼의 정석을 깨달을 줄 알았다. 그러나 더 큰 행사가 있다는 사실을 2주전에 안 셈이다. 그래서 행사시작 2주전, 서울패션위크 홈페이지 프레스 신청란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심사는 행사가 열리는 주에 승인형식으로 진행됐다.

담당자로부터 온 전화, 의심 또 의심...실마리끝에 승인

프레스를 신청하는 기자들은 대다수 인정받은 언론사에서 활동한다. 행사주최측은 정보확인이 된 언론사의 기자들을 승인한다. 정보가 불분명한 기자는 아무리 신청해도 받아줄 수가 없다. 행여나 의도와 다르게 주최측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난 여러 매체에서 한 기사를 동시에 송고하고 있다. 거의 프리랜서인 셈이다.


그러나 나에게도 소속이 있었다. 한국대학신문 '캠퍼스라이프' 5기 학생기자가 바로 내 소속을 의미하는 직함이다. 학생기자는 일반 기자보다는 신뢰성부분에서 떨어지는 것이 사실. 그래서 대규모행사에 프레스신청하면 미승인 될까 걱정이 됐다. 행사 개막 이틀전,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보통 인증이 된 기자는 전화없이 승인이 된다. 그러나 그 담당자는 내가 소속이 애매했는지 직접 전화를 걸었다.

"적어주신 것은 개인 블로그인거 같은데 대학신문 기자 맞으세요?"


바로 홈페이지 주소에 내 SBS 블로그를 적은 것. 그리고 소속에 한국대학신문 캠퍼스라이프 학생기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라고 직업란에 한꺼번에 적었다. 충분하게 소속에 대해 말했지만, 담당자는 이런 다양한 직업 작성에 의심의 목소리를 보냈다.

"한국대학신문 캠퍼스라이프요?(한숨)..주소 알려주세요!"

조금 권위적이고 거만한 목소리였다. 학생기자라는 직업이 보이자 마음이 놓인듯한 목소리였다. 그러나 당황하지 않았다. 충분한 내 의사전달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거의 의심과 의심이 계속 반복되는 순간이다. 결국 내 소속이 확인되자 이메일로 승인이 떨어졌다. 실마리끝에 승인이 된 것이다. 이제 패션쇼에 들어가서 다양한 취재를 하면 된다. 이렇게 승인받기 힘들줄이야..

몸살로 개막 부분을 놓쳐  

패션위크 일정표 뺵빽한 패션위크, 그 위상만큼 다양하다
패션위크 일정표뺵빽한 패션위크, 그 위상만큼 다양하다조재환

이번 서울패션위크는 개막 부분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윤지후'역을 맡은 김현중이 한상혁 디자이너 쇼에 피날레 워킹을 선보였다. 이를 보러 '송우빈' 역 김준이 관객차 참석했다. 또 <미워도 다시 한번>에 출연중인 탤런트 정겨운도 참석했다.

스타들이 초반부터 많이 등장했다. 처음에는 이들의 출연이 홈페이지에 나와 있지 않았다. 단순히 난 이 행사가 일반 모델들이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만 생각했다. 그러나 행사의 규모가 큰 만큼 초반부터 강한 게스트들이 참석했다. 학생기자로서는 예상 밖인 수준이다. 미리 프레스를 받은 학생기자인 내가 직접 보면 되는 자리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바로 WBC 잠실응원 취재 도중 생긴 몸살때문. 전 이닝 취재 후 집에 돌아오니 심하게 목이 잠겨 이틀동안 쉬었다.

개막 당일인 26일도 목감기에 오전까지 집에만 있었다. 이렇게 쉬다가 인터넷으로 이들의 출연소식을 접하자 아쉬움이 들었다. 저들을 보면 좋은 취재감인데, 괜히 잠실에서 헛고생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후회를 잊기 위해 찾은 디자이너 이주영 컬렉션 '락과 블랙의 결합' 

대기자들의 관심 이주영 컬렉션에 대한 대기자들의 관심이 크다
대기자들의 관심이주영 컬렉션에 대한 대기자들의 관심이 크다조재환

꽃남들의 초반 습격을 못본 나로서는 큰 후회, 하마터면 후회를 평생 가져갈 뻔했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었다. 아무리 아프더라도 한 컬렉션을 봐야 진정한 패션위크를 알 수 있다는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행사 장소인 학여울역은 양재역인 집에서 불과 10분거리다. 금방 갈 수 있었다. 그래서 무리하지 않는 방안으로 하나의 쇼를 보기로 했다. 바로 디자이너 이주영의 'Resurrertion' 쇼다.

사진에서 보는 것같이 이주영 디자이너의 쇼 대기자들이 많았다. 난 프레스를 발급받아 불편함이 없었지만 일반인들은 무려 수백명이 몰려들었다. 거의 '인산인해'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될 예정인 이 쇼는 리허설이 조금 늦어졌다. 그래서 기다리는 관객도 지친 모습이다. VIP에 대기하는 프레스 발급자들도 지친 건 당연하다. 거의 아침부터 지금까지 쉬지않고 쇼를 본 사람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어두침침한 쇼공간 이주영 컬렉션 시작 전
어두침침한 쇼공간이주영 컬렉션 시작 전조재환

대기공간과 쇼 내부 공간의 거리는 가까웠다. 그럴수록 리허설의 상황까지 생생하게 들렸다. 리허설에 사용되는 음악은 아주 강렬했다. 평상시 TV에서 봤던 패션쇼의 배경음악은 주로 일렉트로니카가 많이 쓰였다. 그러나 이번 쇼는 강렬한 락사운드가 계속 들렸다. 뭔가 파격적인 쇼를 보여준다는 의미다. 

20여분간 기다린 후 들어간 내부는 어두침침했다. 어두침침한 공간 속 좌석 수는 적었다. 수백명이 몰려든 일반인들이 다 앉기에는 무리였다. 이날 컬렉션 쇼케이스는 연예인들도 참석했다. 빽가, 김흥수, 이지아 등이 대표 게스트. 그 외에 패션 관련 업자와 바이어, 디자이너, 프레스등이 연예인들과 함께 먼저 입장, 자리를 확보했다. 이때문에 수백명의 일반인들은 거의 서서 쇼를 관람해야 했다. 그만큼 이 쇼에 대한 기대가 산업관련 종사자와 연예인들에게 컸음을 의미한다.

앉을 자리 부족, 관심이 많다는 증거? 이주영 컬렉션의 일반 관객들이 좌석이 부족해 대다수 서서 관람했다
앉을 자리 부족, 관심이 많다는 증거?이주영 컬렉션의 일반 관객들이 좌석이 부족해 대다수 서서 관람했다조재환

관람객들을 위해 본격적인 쇼케이스 전 들려준 음악은 무엇일까? 이 역시도 파격적이었다. 공포감을 조성케 하는 바람소리다. 음악이 아닌 바람소리로 관람객에게 호기심을 자극했다. 쇼케이스 무대 가운데를 살펴보면 바를 연상케 하는 빨간네온사인이 붙여졌다.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드디어 시작, 이 쇼의 컨셉은 '육체의 본질을 투영한 이미지로부터 얻은 영감으로 인간으로부터 울리는 에너지를 표출하고 싶었다'라는 긴 의미를 부여했다. 그런 의미를 블랙과 카키색 컬러 위주의 어두운 색감으로 옷을 디자인 했다는 의미다. 쇼의 시작은 강렬한 락 사운드로 시작됐다. 4인조 락그룹 'The Ratios'의 연주는 매우 강렬했다. 쇠로 만들어진 의자 받침대에 큰 진동이 퍼질 정도였다.

이 락 그룹의 음악은 단순한 축하공연이 아니었다. 이번 쇼케이스에 사용되는 배경음악이었다. 주목받는 점은 CD로 틀어서 재생되는 음악이 아니라 이들이 직접 연주했다는 것. 쇼가 진행되는 내내 4인조 락그룹은 강렬한 비트로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들의 연주가 절정에 다다르자, 한 패션 관계자는 스스로 머리를 흔들 정도로 음악에 열중했다.

모델들이 입고 나온 옷도 파격적이었다. 패션에 대해 잘 모르는 나지만 이번 쇼케이스는 음악과 어두운 무대와 어울리는 '메탈리카'적인 성격이 뚜렸했다. 참석한 연예인들도 파격적인 옷에 집중한 모습을 보였다.

일반인들이 쇼가 시작되자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패션위크는 쇼가 진행되는 때 사진촬영을 금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쇼가 시작되자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서울패션위크는 쇼가 진행되는 때 사진촬영을 금하고 있다 조재환

달랑 하나의 쇼를 봐도 진정한 행사의 규모를 맛본 '서울패션위크', 내일은 본격적으로 쇼에 대한 매력을 탐구할 예정이다.

큰 규모의 행사에 감탄했다면, 주최측이 신경써야 할 부분이 발견됐다. 서울패션위크는 쇼가 진행되는 내부 사진촬영을 금하고 있다. 주최측은 입간판에 "사진촬영금지, 확인되지 않는 사진에는 즉시 회수함"이라고 엄중경고 하고 있다. 과연 이 경고를 사람들은 잘 지키고 있을까?

쇼가 진행되면 사진기자 외 취재기자라도 사진을 못찍는다. 위 사진은 쇼가 시작될 때 일반인들이 사진을 찍는 모습, 이는 엄연하게 금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의 사진찍기는 통제가 안됐다. 불과 몇 m 앞에 보안요원과 자원봉사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사진촬영금지'를 제재하지 않았다. 쇼에 대한 집중만 할 뿐 일반인들의 사진촬영을 경고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아직 행사 초반, 주최측이 이런 점에 신경쓴다면 '서울패션위크'의 행사는 질적으로 보다 높은 행사가 될 것으로 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 U포터, 캠퍼스라이프,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SBS U포터, 캠퍼스라이프,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서울패션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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