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독도 영유권 주장은 민족주의 자극 목적"

일본인 24명, 독립기념관에서 '안중근'과 '독도'를 공부하다

등록 2009.03.30 19:01수정 2009.03.3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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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기념관에서 마련한 '제 2기 평화를 위한 독립기념관 역사기행'에 참석한 일본 구마모토현 시민들이 30일 오후 '독도 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강연을 듣고 있다.
독립기념관에서 마련한 '제 2기 평화를 위한 독립기념관 역사기행'에 참석한 일본 구마모토현 시민들이 30일 오후 '독도 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강연을 듣고 있다.오마이뉴스 장재완
독립기념관에서 마련한 '제 2기 평화를 위한 독립기념관 역사기행'에 참석한 일본 구마모토현 시민들이 30일 오후 '독도 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강연을 듣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안중근 의사는 이등박문이 10여 보 떨어진 시점에 이르렀을 찰나 브루닝 권총을 꺼내 들고 의탄을 연속 발사했다. 총성이 천지를 진동하였다." (박민영 독립기념관 연구위원)

 

"일본이 독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의한 과거 식민지 영토권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완전한 해방과 독립을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김도형 독립기념관 연구위원)   

 

일본인들이 천안독립기념관(관장 김주현)에서 안중근 의사의 생애와 독도에 대한 역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규슈 남단에 위치한 구마모토현 시민 24명(단장 다나카 노부유키)은 30일부터 2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독립기념관에서 마련한 '제2기 평화를 위한 독립기념관 역사기행'에 참석 중이다.

 

이번 역사기행은 지난 2007년에 이어 두 번째. 이번 강좌는 '안중근 의사의 생애와 평화사상'과 '한국의 고유 영토, 독도' '일제강점기 종교의 역할' 등 일본인들이 받아들이기 거북한 주제들로 채워져 있다.

 

가장 치열한 토론이 벌어진 주제는 독도문제. 김도형 독립기념관 연구위원은 "일본정부와 일본인들은 독도를 한국 영토로 인정하다 러일전쟁 때부터 독도를 침탈하려고 했다"며 "1904년 한일의정서를 강제체결하고 1905년 일본 내각회의 독도를 다케시마로 시마네현 행정소관으로 결정해 일본영토에 편입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영유권 주장은 일본을 제국주의국가로 기억되게 하는 것으로 일본으로서도 불행한 일"이며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일본의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 2기 평화를 위한 독립기념관 역사기행'에 참석한 일본 구마모토현 시민들이 '독도 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강연이 끝난 후 토론을 하고 있다.
'제 2기 평화를 위한 독립기념관 역사기행'에 참석한 일본 구마모토현 시민들이 '독도 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강연이 끝난 후 토론을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장재완
'제 2기 평화를 위한 독립기념관 역사기행'에 참석한 일본 구마모토현 시민들이 '독도 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강연이 끝난 후 토론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강연이 끝나자 다양한 질문과 의견이 쏟아졌다. 한 참가자는 김 연구위원이 '일본인이 1953년 배에 미국기를 게양하고 불법으로 독도에 들어섰다'고 소개하자 미국기를 게양하고 들어선 이유를 물었고, 또 다른 참가자는 독도 문제가 한일감정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묻기도 했다. 

 

후쿠오카에서 온 한 초등학교 교사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군사적 가치와 민족주의를 부추기려는 목적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나카씨는 "사전에 일본에서 일본 외무성이 내놓은 독도자료를 공부하고 왔는데 중요한 사실이 빠져 있는 등 일방적이고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며 "결과적으로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은 일본의 침략적 야망을 버리지 않았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시마네현에서 다케시마의 날 축하행사를 하면 축하모임에는 매우 적은 사람이 참가하고 이를 비판하는 모임에는 훨씬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며 "일본에서도 비판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소개했다. 미와가와 츠네노리씨는 "독도에 많은 고체가스 등 천연지하자원이 매장돼 있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다"고 밝혔다.

 

'인물로 본 한국독립운동사' 강좌에 안중근 의사가 선정된 것은 안 의사 의거 100주년이라는 시대적 의미가 가미됐다. 강의를 맡은 박민영 독립기념관 연구위원은 "안 의사는 이등박문을 포살한 이유를 15개 죄상으로 나누어 낱낱이 열거했다"며 "특히 안 의사는 이등박문이 살아 있어서는 한국의 독립이 침해되고 동양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생각돼 의거를 결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제는 안 의사의 유해가 한국인의 손에 넘어갈 경우 그의 묘소가 국내외 독립운동의 성지화할 것을 두려워해 애원과 절규에도 유족에게 인도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현재에도 정확하게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하얼빈 어딘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한 참가자는 "일본에 돌아가면 주변 사람들에게 이 자리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을 자세히 전할 생각"이라며 "한국에서도 안중근 의사가 설파한 동양평화를 위한 방안과 결부시켜 독도문제와 한일관계를 설명한다면 일본인들에게 보다 더 설득력있게 전달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주현 독립기념관장은 "서로의 역사에 대해 접하지 않고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는 과거의 역사로부터 아무런 교훈도 얻을 수 없다"며 "이번 강좌가 한일 양국의 발전과 평화적인 역사인식을 확대하는 게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남은 일정동안 독립기념관의 전시관 및 야외 전시물을 둘러보고 31일에는 서울에 들러 서대문 형무소와 명성황후가 시해된 건천궁 등을 관람한 후 1일 귀국할 예정이다.

2009.03.30 19:01ⓒ 2009 OhmyNews
#독립기념관 #한일역사 #독도 #안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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