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건강회복 위한 다이어트로 살빠져"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 "현 남북관계는 바닥세, 북미관계부터 풀려야"

등록 2009.04.01 23:46수정 2009.04.01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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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평남 산업시설 현지지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안남도 안주지구탄광연합기업소를 시찰하고 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8일 전했다. 촬영일자는 최근. ⓒ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급격히 살이 빠진 사진이 공개돼 그 원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남성욱 소장은 "건강 회복을 위한 다이어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남 소장은 1일 통일부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심장까지 오는 심각한 복부비만으로 스트로크(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졸중 또는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현상)가 왔는데, 이런 스트로크는 후유증 극복과정에서 다이어트가 필수"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의 체중감소가 건강 악화보다는 스트로크 회복과정에서의 인위적인 체중조절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남 소장은 이어 "후유증 극복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려면 바로는 못하고 시간이 필요한데 김 위원장은 1월부터 다이어트를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복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김정일, 건강 뒷받침되고 있다"

북한 한의사 출신의 연구소 관계자도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독주를 마셨다고 하는데, 더 주목할 것은 5시간을 앉아있었다는 점"이라면서 "건강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남 소장은 올해 들어 북한 매체에서 소개하는 김 위원장의 대외활동 빈도가 지난해의 3배 정도나 되는 것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전부 다 공개하지 않았던 것을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전부 다 공개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남 소장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관련 움직임에 대해서는 "예전처럼 발사장 주변에 연료통이 흩어져 있고, 북한 군인들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 "이전처럼 위성사진을 통해 연료주입이 포착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지하시설을 통해 연료주입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북한이 각 재외공관에 보낸 전문에서 이번 발사체가 인공위성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잇는데, 이는 발사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는데 초점을 두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이번 장거리로켓 발사를 위해 사용한 비용은 최대 5억 달러로 추정했다. 김 위원장이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에 2억~3억 달러가 들었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이란 장비 도입과 장비 현대화 등을 감안하면 3억~5억 달러 사이 정도를 썼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로켓의 운반과정에 대해 탈북자 출신인 한 연구소 관계자는 "평양에서 미사일 발사기지가 있는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까지 철도가 다 연결돼 있지는 않다"며 "미사일 기지 근처에 필요한 부품을 조립하는 지하시설이 갖춰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에선 이미 1980년대 말부터 인공위성을 개발해 궤도에 올린다는 말이 있었다"며 "1993년에 이미 핵탄두를 한두 개 가지고 있고, 6000㎞까지 날아가는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증언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 세습보다는 현상유지에 주력할 것"

남 소장은 장거리로켓 발사 이후 북한의 내부 동향과 관련해서는 "당장의 권력세습을 추진하기보다는 현상유지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김정일 위원장의 3남인) 김정운 이름이 나올 것이냐 아니냐는 기사가 나갔는데, 이것은 우리식 사고방식"이라면서 "김정일은 김일성에게 권력을 넘겨받은 게 아니라 그의 권력세습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누르고 권력을 쟁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권력세습은 부자간에 재산을 물려주는 것처럼 순탄하게 진행되는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로켓 발사와 같은 큰 사건 이후에는 체제 안정에 주력할 것이라는 의미다.

남 소장은 향후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긴 호흡으로 보면 산과 골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지금은 바닥세이고, 상승 국면이 언제쯤 올 것이냐 예상해 볼 수 있는데 지금은 아니"라면서 "북한은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했던 때의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단 워싱턴과 평양의 회담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미관계가 풀린 뒤에 남북관계가 풀릴 것이라는 예상으로 그는 "이 정도 봄날로는 안 되고 날씨가 더 좋아져야 한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남 소장은 또 '북한 장거리 로켓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강경분위기에서 온건하게 바뀐 이유'에 대해서는 "북핵 문제는 경제위기 등이 있기 때문에 미국의 국정 아젠다 20위 안에 못 들어간다"면서 "북한은 이것을 10위 안으로 올려놓겠다는 것인데 미국으로서는 하이키(강경대응)로 가기에는 급한 현안이 너무 많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하이키로 가면 이후에 (북한에 들여야 할)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로우키 대응을 택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내 상황이 급한 미국이 북한 문제를 일단 미뤄놨다는 것이다.

"북한은 클린턴 장관이 미국 여기자들 데려가는 상황 원할 것"

북한이 지난달 두만강 국경 부근에서 체포한 미국 여기자 2명을 기소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사태를 장기화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북한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와서 여기자들을 데려가게 되는 상황을 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힐러리 장관 정도가 와야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게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함께 "여기자들을 안내한 조선족 가이드가 행방불명된 것이 이상하다"면서 "북한이 미국과의 딜을 위해 기획한 사건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전략연구소는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움직임과 관련해 2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최근 북한의 위협과 우리 정부의 대응책'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1부에서는 '북한의 위협행태 의도'(유호열 고려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및 인공위성 개발능력'(김병용 한국국방연구원)에 대한 주제발표가 있으며, 송영선 국회의원과 국제위기그룹(ICG) 다니엘 핑크스톤 연구원, 김경민 한양대 교수, 최주활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등이 토론자로 나선다.

2부는 '최근 북한의 위협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책'(유영옥 경기대), '국가안보 사안에 대한 언론의 역할'(제성호 중앙대)에 대한 주제발표와 현직 기자들의 토론이 진행된다.
#남성욱 #북 미사일 #로켓발사 #김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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