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했던 이야기가 무리한 전개로 막장드라마 비난에 직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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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전개 속도 실패로 인한 한계점 도달 하지만 그만큼 한계를 뛰어넘어 명품 드라마로 갈 수 있는 길이 충분히 있었다. 한 부모 가정 출신의 남녀가 대안가정을 이루는 줄거리는 이전 통속적인 소재에서 벗어나 신선함을 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출연진의 맑은 캐릭터로 인해 자연스로운 스토리 전개가 막장 드라마에 지쳐가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수자(김창숙)의 헌신 속에 아들 딸은 구김없이 살아가고 있다. 특히 동생의 딸은 친자식처럼 길러낸 엄마의 모습에서 우리네 엄마를 볼 수 있었다. 또한 주인공 미수(이유리)는 보기드문 요즘 여성의 모습으로 착하고 오지랖이 넓다면 넓은 만큼의 마음을 가진 인물이다.
또한 주인공 영민(이정진)도 부모 없이 자랐지만 올바르게 성장해 어느 날 나타난 아들 준이(김진성)를 보듬었고 언제나 옳은 일을 행할 것이라 믿음 가는 왕할아버지(이순재)도 충분히 드라마의 질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더 나아가 악녀로 등장하는 서영(오승현)도 악녀라고 하기엔 그녀가 사랑과 이별을 통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고 무작정 비난을 받을 수 없었다. 여기에 그녀의 모습은 영민을 붙잡기 위해 무조건 계략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매달려 보기도 하며 타협과 회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완벽한 악녀의 모습이기 보다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수긍을 이끌어 냈다.
또한 미수의 친엄마 신자(김미숙)의 모습도 자식을 버린 엄마지만 책임의식을 부여하여 미수를 향하는 간절한 마음을 잘 그려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누구 편을 들 수도 없어서 참 속상해 하면서 드라마를 보았다. 그리고 한계점을 가지고 오묘한 균형을 맞춰가며 막장보다는 보석으로 빛을 냈었다.
이것은 <사랑해 울지마>가 가진 미덕이자, 매력이었다. 헌데, 문제는 전개속도를 일일드라마에서 벗어나 힘을 주다보니 내용의 전개가 점점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갔다.
사실상 어찌보면 이것은 타 방송사 인기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영향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기존 일일드라마의 전개 상 100회 기준으로 했을 때 전개가 미니시리즈보다는 느리다. 그래서 긴 호흡을 가지고 천천히 진행될 수밖에 없는데 <사랑해 울지마>는 그 관례를 깨고 속도를 밀어붙였다.
하지만 서영이 떠나고 미수와 결혼이 임박한 영민과 미수의 이야기를 더 진행시키려다 보니 결국 식상한 소재였던 출생의 비밀과 사돈지간의 사랑, 자살, 교통사고가 연이어 등장하게 된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