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부평을 이재훈 공천, 당내 반발 목소리 높아

"낙하산 공천 분명, 납득 안 돼"...야당 일제히 공천 비난

등록 2009.04.06 15:05수정 2009.04.0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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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6일 이재훈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을 4·29 재보궐선거 부평을 후보로 공천했다. 그러나 낙하산 공천에 대해 한나라당 당원과 지지자들 사이에 반발이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결국 이 전 차관에 대한 공천을 확정했다. 이 전 차관은 광주 출생으로, 1977년 행시 21회로 공직생활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주미 대사관 상무관과 산업자원부 차관보를 거쳐 올해 1월까지 지식경제부 2차관을 역임했다.

 

특히 이 전 차관은 통상산업부 자동차·조선과장(1996.2~1998.2)재직 시 삼성자동차 정부허용과 설립 등에 관여했으며, 99년 대우그룹 공식해체와 2000년 대우자동차 해외매각을 진행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나라당 예비후보 "낙하산 공천 분명, 납득 안 돼"

 

한나라당 공천이 발표되자 공천이 유력시됐던 <월간조선> 전 편집장 출신의 김연광 후보는 핸드폰을 꺼놓은 상태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공천 발표 후 연락이 두절됐다"면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정리가 되면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후보 측도 한나라당의 이번 공천에 대해 납득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천명수 후보도 "문제의식은 있지만, 당의 결정은 일단은 존중한다"면서 불만 표출을 최대한 자제했다. 하지만 천 후보 지지자들도 당의 이번 결정을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대다수 예비후보들은 공식적인 인터뷰를 통해 이번 공천 결과에 입장 밝히기를 꺼려했으나,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익명의 예비후보자는 "구본철 의원도 당내 계파 지분 조율 과정에서 지역적 연고도 없이 낙하산처럼 내려와 결국 불법 선거운동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됐는데, 또 다시 부평지역과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인물을 공천하는 것은 지역 민의를 외면한 처사"라며 "낙하산 공천으로 재선거에서 승리를 하겠다는 생각은 오만한 판단"이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나라당 A 지방의원도 "당이 결정한 것인 만큼 당원들이 힘을 모아 재선거에 임해야 하겠지만,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을 전개해온 예비후보들이 있는 상황에서 외부 인물을 공천한 것에 대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면서 "부평을의 경우 자주 당협위원장이 공석이 됐는데, 과연 이 후보가 선거에서 낙선되고도 부평을 지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한나라당 공천에 대해 일제히 비판하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홍영표 예비후보는 이 전 차관 공천에 대해 "'낙하산공천'도 아닌 '보조 낙하산' 공천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낀다"면서 "타당 공천에 대해 왈가왈부 하고 싶지 않지만 공천된 후보께서 부평과 작은 인연이라도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꼬았다.

 

이어 "삼성자동차와 대우자동차의 구조조정 당시 관련 부서에 근무한 경력을 볼 때 부평 재선거 최대 현안인 GM대우자동차 회생보다는 구조조정 전문가로서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며 "민주당 후보는 전략공천으로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수용하고 공천된 후보 당선을 위해 뛸 것을 약속한 만큼 꼭 당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홍미영 예비후보도 6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나라당의 낙하산 공천은 유권자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이 전 차관의 공천은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라며 "경상도 지역도 모자라 수도권인 부평까지 대통령의 친형이 좌지우지하는, 지역정서를 무시한 명분 없는 낙하산 공천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홍 후보는 "한나라당이 지역 활동이 전무한 강남출신 인사를 부평을에 공천하고, 차관급 출신을 경제 전문가라고 포장해 공천하면서도 한나라당 승리를 장담하는 것은 부평 주민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며 "민주당의 후보로 나서 부평을 무시하는, 무능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심판하겠다"고 투지를 밝혔다.

 

민주노동당도 인천시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경제관련 출신의 후보를 공천했지만, 이 전 차관은 99년 대우그룹해체와 대우자동차 해외매각(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과 2006년 한미FTA협상을 주도하면서, 알짜기업 국부유출과 서민경제를 파탄을 불러온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집행한 관료출신으로 '부평경제 살리기'와는 무관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민노당 김응호 후보는 "한나라당의 전략공천은 민주주의와 정치발전에 역행하는 '낙하산 공천'으로 지역주민들의 정치 불신과 냉소주의를 불러올 수 있다"라며 "부평지역 유권자를 무시하고 오로지 '이미지 메이킹'에만 혈안이 된 한나라당의 전략공천은 유권자들의 거센 반발과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덧붙이는 글 | 비슷한 기사가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4.06 15:05ⓒ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비슷한 기사가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부평을 재선거 #홍미영,홍영표 #김응호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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