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의회 김기석 의원이 지난 14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 일가 등을 싸잡아 비판한 것과 관련해 발언의 부적절성을 두고 정회 소동이 빚어지는 등 의회 내부에서 논란이 일었다.
제133회 사천시의회 임시회 첫날인 지난 14일 본회의장에서 산업건설위원장 김기석 의원은 대한항공의 (주)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와 관련, 시와 시집행부가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5분 자유발언을 했다.
문제가 됐던 김 의원의 5분 자유발언은 첫 도입 부분으로 내용은 이렇다. (5분 자유발언 전문은 지난 14일 보도된'市. 議, KAI인수저지 비상대책위 구성해야'기사에 실려 있다.)
"정체불명의 기업인, 그것도 마약전과가 있는 기업인이 던져준 돈다발을 전직 대통령의 집(집 사람), 형과 피붙이들, 그리고 그의 측근과 대통령 권력을 나눠받아 나라를 호령하던 실세 권력자들, 또 그 주변에서 공직자의 부정을 감시하고 단속해야 할 사정의 최고 책임자들과 대한민국의 법을 진행하는 일부 공직자들이 너 나 없이 주워 먹었다고 한다."(중략)...
"선진국 클럽이라는 OECD국가 30개국 가운데 어느 나라에도 박연차 게이트처럼 고양이와 쥐가 한 여물통에서 같은 먹이를 먹고 전.현직 대통령 측근들이 한 흙탕물에서 같이 뒹굴고 부정한 돈 봉투를 배급 받는 이런 일은 없다. 대한민국의 일부 공직자는 한손으로 국민이 낸 세금을 월급으로 받으면서 다른 한손으로 기업인이 던져준 용돈을 챙기며 몇 십 배의 이권과 특권을 넘겨주고 있다는 참담한 현실을 확인했다. 탄식도 시간에 쫓겨 줄여야겠다."
김 의원의 5분 자유발언이 끝나자마자, 이삼수 의원(총무위원장)이 "시의회에서 그런 내용을 발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김 의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면서 본회의장은 소란스러워 졌고, 결국 김현철 의장이 본회의 정회를 선포한 뒤, 이삼수 의원 등 몇몇 의원들과 김 의원 발언에 대한 처리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과 일부 의원들이 문제가 됐던 부분을 속기록에서 삭제하고 '먹었다'를 '먹었다고 한다'로 수정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으려고 했지만, 김 의원이 속기록에서 삭제하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아 '먹었다'를 '먹었다고 한다'로 일부 내용만 수정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며 이날 논의에 참석했던 한 시의원은 전했다.
▲총무위원장 이삼수 의원허귀용
▲ 총무위원장 이삼수 의원
ⓒ 허귀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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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기자가 사천시의회에서 받은 김 의원의 5분 자유발언 전문에는 "일부 공직자들이 너 나 없이 주워 먹었다고 한다"로 수정돼 있다.
이와 관련해 이삼수 의원은 "검찰에서 조사 중인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발언하고, 중앙정치 무대에서 벌이지는 사안을 시의회에서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공식 사과를 요구했었다"고 말했다.
한 시의원도 "5분 자유발언은 지역 현안 문제나 시정 전반에 관한 내용을 밝히는 것인데, 지역과 상관이 없는 중앙에서 벌어지는 사안에 대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개인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다"고 비판했다.
대부분의 시의원들 역시 이삼수 의원처럼 "김 의원의 5분 자유발언 일부 내용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기석 의원은 "조선일보 등 언론에 나왔던 사설 내용을 일부 발췌해 자신의 소신을 얘기한 것"이라면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예전에도 5분 자유발언 첫 부분에 시사적인 내용을 얘기한 적이 있고,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지역과 관련 없는 내용에 대해 소신을 밝히는 것은 시의원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며 동료 의원들의 비판적인 시각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4.16 20:25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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