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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선생 김봉두>의 한 장면. ⓒ 좋은영화
▲ 영화 <선생 김봉두>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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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여남중 안도분교장에서 미술과목을 담당했던 이성민 교사는 정원감축으로 인해 근무한 지 1년 만에 삼일중 모도분교장으로 전근을 왔다. 하지만 이 교사는 1년 만에 또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야만 했다. 학교가 폐교됐기 때문.
이 교사는 "1년에 한 번씩 전근을 다니다 보니, 교직에 대한 사명감도 줄어드는 것 같다"며 "교과부 지시에 따라 부평초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는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실감은 이성민 교사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속한 학교가 폐교될 때마다, 교사들은 많은 좌절감을 느끼고 애교심도 떨어진다고 말한다. 특히 폐교라는 극단적 상황이 반복될수록 기본적인 학생지도마저 어렵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와 각 시도교육청이 '학교정원 60명 이하 학교통폐합 정책'을 내놓았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전남지방의 경우 학교 통폐합이 아니더라도 인구 유출이 많아 문제인데, 이렇게 통폐합이 가속화될 경우 소규모 학교 교육이 살아남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우선 2009학년도 경우만 따져보더라도 전남에서 통폐합 되는 학교의 수가 꽤 된다. 유치원 16개, 초등학교(분교장 포함) 26개, 중학교의 경우 분교장 격하 및 폐교가 6개다. 이에 따라 폐교된 학교에 재학 중이던 학생들은 인근 학교에 흡수되거나 원거리에 있는 학교로 전학을 하게 된다.
감축대상 되는 비인기 과목 교사들은 어디로
학교 통폐합은 지역 교사들의 불안도 가중시킨다. 전남지역에선 통폐합에 따른 후유증으로 인해 해마다 200~300명의 과원 교사가 발생하고 있다. 2010년에도 200여명의 과원 교사가 발생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특정 비인기 과목 교사가 감축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특정과목 기피현상으로까지 연결되며 해당 과목 교사들에겐 한없는 자괴감을 심어주기도 한다. 물론 타 과목으로 전과하는 이들이 종종 있지만, 교과의 전문성이 몇 시간의 연수로 길러지는 것이 아님은 누구나 다 아는 것이다.
학교는 한 번 없어지기는 쉽지만, 해마다 많은 인구가 유출되는 현재의 전남지역 여건으로서는 새로 만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2012년에 여수엑스포가 실시될 예정이어서 어느 정도는 인구가 늘지 않겠는가 하는 소박한 기대감도 있다. 하지만 엑스포가 끝나고 나면 언제 또 인구가 밖으로 유출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설령 외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중 고향으로 귀향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인근에 학교가 없어 통학하기가 어렵다면, 귀향을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다.
물론 전남 지방의 인구가 계속 유출되는 마당에 소규모 학교를 계속 존치시키는 게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교육은 단순한 투입과 산출이라는 경제 논리로만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단순한 논리대로만 학교를 운영하게 된다면, 인구가 적은 시골이나 어촌, 산촌은 국민의 기본 권리인 최소한의 의무교육마저도 제대로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고 결국은 지역사회의 붕괴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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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선생 김봉두>의 한 장면. ⓒ 좋은영화
▲ 영화 <선생 김봉두>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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