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노 전 대통령측 금품 추가수수 정황 포착

홍콩 APC 계좌에서 세탁 거쳐 노 전 대통령 딸 정연씨 계좌로

등록 2009.05.12 16:12수정 2009.05.1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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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 노희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 노희준

[기사 보강: 12일 오후 5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가 12일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수십만 달러를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검찰이 밝혔던 '600만 달러' 이외 새롭게 드러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소환됐을 때도 검찰이 묻지 않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태광실업 홍콩 현지법인 APC 계좌에서 수십만 달러가 세탁 과정을 거쳐 미국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의 계좌로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와 관련해 지난 11일 오후 정연씨 부부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비자금 저수지' 홍콩 APC 계좌에서 송금된 수십만 달러... 딸 노정연씨도 시인

 

홍 기획관은 "이는 2007년 6월경 노 전 대통령 측이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받은 100만 달러와 다른 돈으로 2007년 9월 경 홍콩 APC 계좌에서 미국에 있는 정연씨의 지인 계좌로 수십만 달러가 입금됐고 이 돈이 정연씨의 계좌로 흘러갔다"며 "정연씨가 이 돈을 관리·처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연씨 부부를 11일 오후 2시부터 0시 30분까지 조사를 했고 귀가시켰다"며 "정연씨 부부도 이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고 말했다.

 

홍 기획관에 따르면, 수사팀은 지난 4월 태광실업 홍콩 현지법인인 APC 계좌 자료를 사법 공조를 통해 받은 후부터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을 계속 추적해 왔다. 그 결과 수십만 달러가 다른 곳을 경유해 미국에 있는 한 사람의 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이 계좌에서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의 계좌로 추적 중인 자금이 입금된 사실을 파악한 후 이번 주말께 박 회장과 정 전 비서관을 통해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또 미국의 계좌주와 전화통화로 확인을 한 뒤, 정연씨와 남편 곽아무개씨를 지난 11일 소환 조사했다.

 

홍 기획관은 "정 전 비서관과 박 회장의 진술이 일치하는 데다 정연씨 부부도 이에 대해 시인했다"며 "정 전 비서관이 앞서의 100만 달러 수수 의혹 때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권양숙씨가 수십만 달러도 요청?... "조사 전에 말하기 부적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족 모습. 오른쪽이 정연씨, 왼쪽이 건호씨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족 모습. 오른쪽이 정연씨, 왼쪽이 건호씨다. ⓒ 이종호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족 모습. 오른쪽이 정연씨, 왼쪽이 건호씨다. ⓒ 이종호

하지만 홍 기획관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권양숙 여사 조사 전에 말하기 부적절하다"며 함구했다.

 

특히 100만 달러 의혹과 같이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가 '요청'을 한 것인지, 유학비용 등 명목이 동일한지 등에 대해 홍 기획관은 "권 여사를 조사하기 전에 말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정연씨 부부에 대한 조사를 어제 마쳐 지금 밝히는 것이 시기적으로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혔다.

 

그는 다만, "이와 관련해 권 여사를 조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조사 이후 상세히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드러난 추가 금품수수 정황으로 권씨에 대한 재소환 조사가 다시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있었지만 홍 기획관은 "이 부분은 노 전 대통령 측과 조율할 문제는 아니다"며 "가급적 이번 주 안에 (권씨를) 조사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와 아울러 홍 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와 추가 금품수수와 연관성에 대한 질문에 "아직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처리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며 "새로운 사실이고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긴 하나 계좌로 그대로 이체가 된 것이라 나름대로 의미 있지 않나 보고 있다"고 답했다.

 

홍 기획관은 또 "권씨의 신분이 피의자로 바뀌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앞서 밝힌 대로 권 여사의 신분은 참고인이다"고 답해 이번 추가 금품수수 의혹 역시 노 전 대통령의 혐의 중 일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연차 사돈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소환조사 중

 

한편, 검찰은 박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박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지방 국세청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김 전 청장은 지난 2008년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과 함께 세무조사 대책 회의를 여는 등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 관련 인물 중 한 명이다. 특히 김 전 청장은 세무조사 당시 본인이 회장으로 있는 세무법인을 통해 세무조사와 관련된 공식 업무를 했다고 검찰에 밝힌 바 있다.

 

홍 기획관은 이와 관련해 "우선 김 전 청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라며 "의혹이 제기된 부분을 다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태광실업 세무조사 결과를 '직접 보고'한 조홍희 현 국세청 법인납세국장과 관련 "지난 11일 오후 참고인으로 재소환해 조사했다"며 "세무조사와 관련해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2009.05.12 16:12ⓒ 2009 OhmyNews
#박연차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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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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