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에게 '진중'하시길 '권'한다

진중권씨 오마이뉴스 인터뷰를 보고

등록 2009.05.19 15:22수정 2009.05.1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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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오마이뉴스에 실린 진중권씨 인터뷰 기사를 봤습니다. 토론할 만한 상대로 유시민, 홍준표 등을 꼽으며 너스레를 떨더니 종국엔 진보정치를 들먹이며 혼자 분석하고 평가하고 전망까지 내놓으면서 단호함마저 피력합니다. 그러려니 하면서 지나치려다 거친 그의 입담이 도가 지나쳐 몇 자 적어 봅니다.

 

필자는 도대체 진중권씨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습니다. 선정적인 정치평론을 들이대며(실은 내용도 내공도 없는) 튀는 재미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가닥도 내용도 없이 즉흥적인 입담으로 인기를 얻는 것이 그가 말하는 디지털 소통방식이라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유시민 홍준표 등이 토론할 만한 사람이라고 하면 그들과 토론 열심히 하세요. 토론은 능글능글한 자들의 입심 경연대회가 아님을 기억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왜 느닷없는 돌려차기로 민주노동당에 화풀이 하고 난리입니까? 소위 정치평론가는 입심만 좋으면 무지하고 천박해도 되는 것입니까? 진중권씨는 낡은 프레임, 21세기 가치 운운하며 민주노동당은 사라져야 할 정당이자 그럴 수밖에 없는 정당이라며 이죽거립니다.

 

진중권씨! 얄팍한 과도로 함부로 칼질하는 것 아닙니다. 항미연북이요? 반미는 친숙해진지 오래이건만 필자 또한 항미는 아직 낯선 단어임이 사실입니다. 진중권씨는 난데없이 대다수 민주노동당원에게도 생경한 단어인 '항미연북'을 들이대며 이것이 민주노동당 정치적 중심 구호나 되는 것처럼 핏발을 세우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굳이 풀어서 해석합시다. 진중권씨가 함께 투쟁했던 광우병 수입쇠고기 문제는 미국과는 상관없는지 묻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잘 모르십니까. 당연히 미국에 항거해야지요. 연북이라 했습니다. 아니 우리 국민의 정당한 생존권과 자존마저 유린하기를 밥 먹듯이 하는 오만 방자한 미국에 저항하고 자주적인 나라를 만들며 한 형제인 북과 어깨 나란히 사이좋게 지내자는 말이 진중권씨에겐 그토록 알레르기를 돋게 합니까? 수구보수꼴통 진영이라면 이해가 됩니다. 그 무슨 한이라도 맺혔습니까?

 

종북이라는 단어를 들이대지 않은 점을 감사드려야 하겠군요. 연북은 연공이 아닙니다. '우리민족끼리' 정신의 한 표현으로 받아들이면 어디 덧납니까? 북과 더욱 친해져야지요. 그래서 반전평화 화해협력 통일의 길로 가야지요. 친북보다 더 낮은 수준이 연북이 아닌가요? 걸핏하면 친북으로 몰아붙이는 보수반동세력의 주장과 결국 비슷해지고야 마는 이런 류의 천박한 '비난'의 위험성이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진중권씨는 또 민주노동당에는 대중성이 없다며 스타정치인 부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 이르러서는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그의 소영웅주의적 정치관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기에 말입니다.

 

합법정당에서 대중적인 정치가(대중적 정치지도자와 별개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필자도 그 점을 많이 아쉬워하는 민주노동당 당원입니다. 민중을 바라보고 그에 의거한 정치가가 대중적 시선과 힘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진보신당의 노회찬 심상정과 같은 분들이 그러한 분들이라 믿습니다. 기대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또 함께 진보정당의 정치적 자산으로 키워야 한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밑으로부터 함께 일구고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진정한 자산을 쌓는 길입니다.

 

또한 위에 예를 든 그분들도 민주노동당을 통해서 그러한 정치적 자산을 얻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혼자 잘나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진중권씨는 민주노동당과의 단합이나 통합에 경기를 일으키는 듯한 표현으로 '망할 집구석'  정도로 민주노동당을 내동댕이치기를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정확한 정치적 진단은 기대하지도 않지만 최소한의 예의와 도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한마디 더 합시다. 조승수 의원이 울산에서 당선되었습니다. 가슴 졸이며 결과를 기다리던 민주노동당원 한사람으로서 박수를 치며 기뻐했습니다. 진보신당의 조승수 이전에 척박한 정치 환경에서 우리들 진보정당의 대표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후보단일화의 지지부진에 너나 할 것 없이 애간장 끓었던 우리들입니다. 바라보는 이와 당사자들 간의 편차는 있었겠지요. 그 점도 이해할 만합니다. 결국 단일화 끝에 우리는 귀중한 승리를 얻어 냈습니다.

 

냉정하게 살펴봅시다. 진보신당 후보이기 때문이 아니라 민중들의 열망이 그토록 강력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조승수 후보 측에서 인지도가 높은 점을 들어 단일화 방식으로 일반 여론조사를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조 후보 측에서 현실적인 이점을 들 수 있었던 인지도의 근거는 어디에 있습니까? 민주노동당 후보로 구청장이 되었고 얼토당토 않는 선거법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잃어버렸지만 그는 엄연히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에 뽑히면서 대중적 정치가로 인지도가 높아진 것입니다.

 

전라도말로 '재금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따로 독립(분가라 하면 또 핏발 세울지 모르니)한단 말입니다. 그러나 자기가 살아온 집구석 내팽개치는 것도 부족해 망할 것을 저주하는 사람은 동네 사람들이 사람 취급도 안합니다. 이 또한 지금 진보진영을 바라보는 대다수 국민의 정서입니다.

 

이게 뭡니까? 생각난 대로 무작정 내뱉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팬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많은 분들은 정확하게 바라보고 있을 것입니다. 서로가 부족하고 잘못된 부분도 많습니다. 민주노동당 또한 그러하고 진보신당도 그렇습니다.

 

건강하게 비판하고 서로를 채워야 합니다. 잘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힘을 합해 더욱 풍부하고 정교하게 성장하고 새로운 사회를 향한 집권의 희망을 밝혀야 합니다. 중앙당 몇몇 정치인 중심이 아니라 또한 당원만이 아니라 민중을 향한 변함없는 믿음과 시선으로 진정어린 발품을 내놓을 때입니다.

 

진중권님. 마지막으로 스타 정치인도 중요한데요. 또 다른 토호 정당 민주당 일색의 척박한 현실을 딛고 밭으로 바닷가로 논둑길을 누비면서 거친 손잡고 이제 우리가 직접 정치하자며 발품 팔았던 남도 땅 장흥에서의 승리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우리들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농민에 대한 한없는 진정성을 품은 농민후보가 전남지역 민주노동당 첫 직선 도의원으로 탄생하였거든요. 민주노동당이건 진보신당이건 그 진정으로 함께 했으면 합니다. 모두가 소중한 우리들의 자산이고 희망이지요.

 

엊그제 또 대전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박종태열사 정신계승과 화물노동자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생존권쟁취를 위해 폭우 속 대투쟁을 전개했습니다. 넋 나간 이명박 정부를 향한 민중들의 혼이 다시 역사를 깨우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우리를 추스려야 합니다. 정확한 전선을 향해 어깨 걸고 가기에도 우린 너무 바쁘고 절절한 사람들 아닙니까.

 

진중권씨에게 '진중'함을 권하는 한 이유입니다.

                            

2009.05.19 15:22ⓒ 2009 OhmyNews
#진중권 #민주노동당 #종북 #진보신당 #박종태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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