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 폭행 도의원 처벌 불원"... 경찰이 확인서 요구 '물의'

안산 경찰, 폭행 피해자 홍아무개 대부동장에게 확인서 받아

등록 2009.05.20 15:53수정 2009.05.2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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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소속 노영호(52, 안산8선거구) 경기도의원의 홍아무개(47) 안산시 대부동장 폭행사건 파문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폭행 피해자 홍씨에게 "노 의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받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폭행 도의원 처벌 원치 않는다" 확인서 물의

 

19일 전국공무원노조 안산시지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안산 단원경찰서 형사과 소속 K형사는 지난 13일 오후 3시쯤 안산 J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늦은 점심을 먹으려는 홍씨에게 전화를 걸어, 할 말이 있다며 만날 것을 요구했다.

 

이어 K형사는 안산시 성포동 롯데마트 안산점 지하 주차장에서 홍씨를 만나, 노영호 도의원에게 폭행을 당한 것과 관련 노 의원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요지의 자필 확인서를 써달라고 요청했다.

 

홍씨는 "왜 그런 것을 써야 하느냐"고 묻자 K형사는 "내부 보고용으로 필요하다"며 확인서를 써줄 것을 종용했다. 이에 홍씨는 K형사가 내민 A4용지 크기의 확인서 양식에 인적사항과 함께 "노 의원을 고소하지 않고, 처벌도 원하지 않는다"고 적어줬다. 

 

그러나 홍씨가 지난 6일 노 의원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한 직후부터 줄곧 노 의원에게 법적인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온 상황에서 경찰이 굳이 확인서를 받은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경찰은 홍씨가 입원해 있는 동안에도 두 차례나 찾아와 홍씨에게 노 의원에 대한 고소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거듭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고소 안했는데 확인서 요구... 이해할 수 없다"

 

이에 대한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홍씨는 "경찰이 찾아와서 내부 보고용으로 필요하다고 요구해 순수한 마음으로 확인서를 써줬다"면서 "경찰도 나름대로 내부 사정이 있는 것 같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안산시지부 관계자는 "경찰이 피해자가 가해자를 정식으로 고소하지도 않았고, 처벌도 바라지 않는다고 밝힌 상황에서 왜 이에 대한 확인서를 받아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뭔가 다른 의도나 목적이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K형사는 전화통화에서 "홍씨가 폭행사건에 대한 피해자 진술을 계속 거부해 확인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정식 고소사건이 아닌데, 피해자 진술거부에 대한 확인서가 필요한 이유와 용도가 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노영호 의원은 지난 6일 안산시 대부동 탄도마을에서 열린 어버이날 기념 행사장에서 "변경된 행사일정을 늦게 알려줬다"고 트집을 잡으며 술에 취해 홍씨의 얼굴에 술을 끼얹고, 의자로 때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혔다.

 

이에 따라 홍씨는 오른쪽 어깨 등을 다쳐 사건 당일 오후 안산 J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며, 지난 13일 퇴원한 후 병원을 오가며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2009.05.20 15:53 ⓒ 2009 OhmyNews
#안산 경찰 #대부동장 #확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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