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충남 서산]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 조문록 '추모글' 빼곡히 적어

등록 2009.05.26 01:12수정 2009.05.26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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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 노대통령 영정옆에 걸린 걸개사진 앞에서 기도하는 유치원 어린이 이 어린이는 '노무현 대통령 할아버지 천국에서 잘 사세요'라며 두손을 모아 기도했다. ⓒ 안서순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갑옷을 입고 있지 않아 뵐 때마다 위태로워 보였던 님!
언제나 기억할 것입니다.
           - 조혜련-

25일 충남 서산 시민분향소. 복받치는 슬픔을 어쩌지 못한 채 울면서도 가지런한 글씨로 조문록에 짤막한 추모글을 쓴 조혜련(24)씨.

분향소를 찾은 시민 중 다대수는 조문록에 이름만 기록했지만 조씨처럼 추모글을 쓴 경우도 많았다.

최정원씨는 '당신이 자랑스러웠습니다'라고 썼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오혜지, 민지, 예지는 '노무현 할아버지 천국 가게 해 주셔요'라며 추모했다. 이경선씨는'편히 쉬세요'라고 썼다.
이경호씨는 아들과 함께 분향한 후 '이 날의 애통함이 정의의 강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의지로 굳게 뭉쳐지기를 소망합니다, 후대 올바른 평가 해드릴 겁니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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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할아버지께 드리는 편지를 소리내어 읽고 있는 초등학교 4학년인 김민성 어린이 이 어린이는 '북한책 문제로 미국과 북한 등과 친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등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신 대통령이셨다 '는 추모편지를 썼다. ⓒ 안서순


류종욱씨는'사랑합니다, 그곳에서 행복하세요'라는 글을, '최경옥씨는 '잊지않겠습니다, 역사는 기억합니다'고 했다. 서산 부춘초등학교4학년인 김민성 어린이는 '노 전대통령 할아버지께'라는 편지글을 써가지고 와 영정앞에서 소리내어 읽었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저는 충남 서산시 부춘초등학교에 다니는 김민성이라고 해요.


비록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마음으로 전하는 뜻으로 써요. 대통령이 현직에 계실 때 북한 핵 문제로 미국, 북한 등과 친한 관계도 유지하려 하시고, 서민적이고 인간적이고 편안한 대통령이시라고 주변 어른들께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어요.

돌아가실 때 제 생일이었는데 컴퓨터를 하다가 그 기사를 보았어요, 그때 저는 슬프기도 하지만 안타깝기도 했어요. 검찰에 강한 압박에 결국 돌아가시고 말았잖아요. 아무리 법이고, 나쁜짓을 조금은 저질렀다 해도 그럴순 없는 것 아닌가요? 검찰 때문에 돌아가신 거 잖아요, 하지만 돌아가신 분은 이곳으로 다시 오실 수 없지만 하늘나라에서도 부디 행복하게 사시길 바랄께요, 안녕히 계셔요.
    - 충남 서산 부춘초 4-1 김민성. 4월25일 월요일 어두운 밤

노 전 대통령 서거 3일째인 25일 저녁 서산시민 분향소는 전날보다 훨씬 많은 추모객들이 몰려 저녁 한 때 길게 줄을 늘어서기도 했다. 추모객들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일을 마친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오거나 직장 동료끼리 모여와 분향했다. 저녁10시가 넘어서는 야간자율학습을 마친 남녀 고교생들이 찾아와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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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분향소를 찾아와 조문하는 고등학생들 저녁10시가 넘은 늦은시간에 자율학습을 마치고 분향하는 고등학생들은 '노대통령은 우리들에게도 꿈과 희망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 안서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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