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9.06.02 09:12수정 2009.06.02 09:14
play
▲ 구 남원역은 시민들의 쉼터 ⓒ 오명관
▲ 구 남원역은 시민들의 쉼터
ⓒ 오명관 |
|
지난달 31일(일) 남원에서 열리고 있는 '남원허브축제'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타고 남원역에 도착했다. 그런데 본 필자가 생각했던 그 남원역이 아니었다.
필자의 기억에는 역사를 빠져나가면 삼거리에 건물이 있고 아파트가 있었는데 이번에 도착해서 나가보니 산이 보였다. 이상했다. 알고보니 이사를 한 것이다.
이곳은 전라선으로 익산과 여수를 잇는 철로인데 곧 KTX가 운행하기 때문에 남원역사를 옮겨 새롭게 지어 이전했고 지금은 구역사와 신역사로 나눠 진 것.
허브축제장으로 가는 길에 필자를 안내했던 남원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신역사가 지어진 후 현재 구역사는 시민들의 쉼터로 탈바꿈해 사랑받는 곳이 됐다"며 "그곳에 가면 유채꽃을 비롯 많은 꽃들과 철길이 있어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궁금했다.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는 그곳에 가고 싶어 허브축제 취재를 마친 후 잠시 들려봤다.
그곳은 '도심속 향기원'이라는 이름에 어울릴 정도로 많은 꽃들과 나무들이 있었고 산책로를 따라 남원시민들은 꽃향기를 맡으며 철길을 걷기도 하고 자전거로 한가롭게 지나가기도 했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들이 한가롭게 철길을 걸으며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꽃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는 등 복잡한 도심 속에 시골같은 모습으로 참으로 여유롭고 평화롭게 보였다.
마침 한 부부가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어 잠시 대화를 방해하고 물어봤다. "이곳에 자주 오느냐"라는 질문에 "이곳 역사가 있는 곳에는 처음으로 왔고 유채꽃이 있는 곳은 자주 봤다"며 "올해 조성된 이곳 역사 꽃길에 오니 철길도 걸어보고 하니 너무 좋다"라며 자랑했다.
아이들과 함께 나온 엄마들은 아이들과 손을 잡고 철길을 걸어보고 한 어린이는 철길 위를 걸어보지만 그 누구도 뭐라고 하는 이도 없고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도 비난하는 사람도 없는 평화로운 구 남원역.
또한 꽃향기와 큰 나무 아래 그늘 삼아 쉬었다가는 어느 시골의 한가로운 모습으로, 동화속의 주인공처럼 길을 걸어보며 꽃 속에 파묻히는 재미도 솔솔하다.
요즘 많은 역사들이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구 남원역은 시민들의 쉼터로 탈바꿈해 더욱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클 뿐 아니라 앞으로 이곳은 명소가 될 것 같아 보인다.
그리고 마음의 여유를 찾고 어릴 적 걸어 본 철길을 추억하고 싶다면 이곳 구 남원역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동영상] 남원역에는 기차는 없고 꽃만 가득하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