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특위 재가동... 지도부 '조건부 사퇴안' 수용

6월 말 시한, 지도부 화합조치 성패에 사퇴 여부 갈려

등록 2009.06.08 22:37수정 2009.06.08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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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화합형 대표 추대론'을 당 지도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원희룡 한나라당 쇄신특위원장이 8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쇄신특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화합형 대표 추대론'을 당 지도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원희룡 한나라당 쇄신특위원장이 8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쇄신특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남소연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화합형 대표 추대론'을 당 지도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원희룡 한나라당 쇄신특위원장이 8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쇄신특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한나라당 쇄신특위(위원장 원희룡)는 8일 박희태 대표의 '조건부 사퇴안'을 받아들이면서 활동을 재개하기로 했다. 민본21과 친이 소장파 '7인회'도 이를 수용하기로 해 조기 전당대회를 둘러싼 한나라당의 내홍은 일단 봉합되는 수순이다.

 

원희룡 쇄신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열린 긴급 쇄신특위 회의 뒤, 6월말까지 쇄신특위가 ▲국정기조 ▲당·정관계 ▲국회 운영 ▲당 운영 등에 대한 구체적인 쇄신안을 마련하고, 지도부 사퇴와 '화합적 전당대회' 개최 등의 내용을 포함한 정치일정까지 마련해 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쇄신특위는 이에 따라 기존 주 3회 열렸던 쇄신특위 회의를 평일에 매일 열면서 쇄신안과 정치일정 마련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지도부 "화합 위한 최소한의 시간 달라"... 쇄신특위가 수용

 

지난 2일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며 활동 중단이라는 배수진을 쳤던 쇄신특위가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이날 오전에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타협안을 마련해 원 위원장에게 제시했고 쇄신특위가 이를 받아들이기로 한 데에 따른 것이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결정 사항은 '당 대표가 당의 근원적 화합을 위해 직을 걸고 모든 노력을 다 한다. 쇄신특위도 화합적 전당대회를 위한 정치 일정을 포함해 쇄신안을 빠른 시간 내에 최고위원회의로 넘기면 전폭 수용하겠다'는 것.

 

이에 대해 원 위원장은 "6월 말까지 향후 정치일정을 포함해 쇄신안을 넘기면 최고위원회의가 전폭적으로 수용하는 것에 모든 지도부가 동의했다"며 "정치일정에는 지도부의 거취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원 위원장은 "박 대표가 사퇴론에 대해 조건부 수용을 한 것"이라며 "쇄신특위에 조기 전당대회에 반대하는 분들이 있지만, 앞으로 전당대회 시기나 구체적인 방안, 내용 등은 논의의 결과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원 위원장은 "박 대표의 조건은 당의 쇄신과 화합을 함께 이뤄야하기에 박 대표 본인이 모든 것을 다 걸고 빠른 시간에 해보겠다, 그 결과를 갖고 (지도부 사퇴 및 전당대회 개최 등) 정치일정을 짜야하는 것이니 최소한의 활동 시간과 과정을 달라는 것"이라며 "그와 병행해 쇄신특위는 완결된 쇄신안을 넘기고, 이 안과 함께 지도부의 거취 문제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원 위원장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는 쇄신특위 요구에 지도부가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상당히 있다"면서도 "쇄신특위가 한나라당의 위기상황에서 의견을 수렴해 토론하는 유일한 공식 통로이기에 그 활동에 대해서도 쇄신특위 위원들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타협안 수용 배경을 설명했다.

 

민본21·'7인회'도 일단 수용... 박희태는 친박 진영 새 역할 모색할듯

 

 당 쇄신파로부터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있다.
당 쇄신파로부터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있다.남소연
당 쇄신파로부터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있다. ⓒ 남소연

쇄신특위가 배수진을 풀고 활동을 재개하기로 함에 따라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던 개혁성향 초선모임 민본21과 친이 소장파 '7인회'도 지도부의 제안을 조건부로 수용하고 쇄신특위 활동 내용을 주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오후 4시부터 긴급회의를 연 민본21은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시한부 사퇴론'을 조건부로 수용한다"며 "그 시한은 6월 말까지여야 한다"고 못박았다.

 

민본 21은 '화합적 전당대회'의 관건은 우선적으로 대통령께서 국정 동반자적 관계를 확립하는데 있음을 확인한다"며 "지도부의 노력이 실패하면 지도부는 바로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7인회' 중 1명인 김용태 의원은 "내부 격론 끝에 일단 당 쇄신 요구를 위한 연판장 작업은 잠정중단키로 했다"며 "다만 쇄신 흐름이 지지부진하거나 당 지도부의 협조가 없을 경우 즉각 연판장 작업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와 쇄신특위가 타협안을 찾으면서 지도부의 사퇴 여부는 유동적인 상황이 됐다. 당 지도부는 '당의 근본적인 화합'을 위해 친박 진영이 당 내 주요 역할을 맡거나, 청와대나 내각에서 주요 직을 맡아 국정에 참여하는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원 위원장에 따르면 박 대표는 이날 '당의 근원적 화합'에 대해 "경선 승복을 한 박근혜 대표에 대해 국정동반자 선언은 있었으나 오늘날까지도 실천과 실현이 부족했다"며 "이 점을 당의 근원적인 화합 저해하는 요인이라 보고 이것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9.06.08 22:37ⓒ 2009 OhmyNews
#쇄신특위 #박희태 #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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