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회장을 지낸 박재승 변호사은 이날 현 정권을 맹비난하고, 또 변호사회관을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을 한탄했다.
신종철
대한변협 회장을 지낸 박재승 변호사도 "요즘 특히 왜 우리가 이렇게 성가시게 느껴야 되나. 죄 없이 불편하다. 그것은 당연히 가져야 할 자유를 제압당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언짢은 것"이라며 "(그런데) 그것을 비판하려고 하면 잡아간다고 으름장대고, 이렇게 되면 결코 민주국가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대우를 받으려고 국가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다"고 MB정권을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특히 "강한 권력이 있으면 자기 것처럼 착각하고 있지만 자기 것이 아닙니다. 국가를 잘 경영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게 해서 그 권력을 잘 사용하라고 우리가 (MB정권에) 잠깐 맡겨놓은 것인데, 마치 태어날 때부터 권력을 갖고 나온 것처럼 착각해서 아무렇게나 쓰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자기 돈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비난 받는데 하물며 우리가 준 권력을 마음대로 사심을 가지고 사용할 때 그것은 매우 불쾌하고 참기 어렵다. 그것이 민주시민"이라며 "그래서 민주주의 대해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인권을 이렇게 능멸하면 안 된다. 반법치를 하면 안 된다고 말해도 (MB정권은) 듣지를 않는다. 이쯤 되면 국민이 소리를 낼 수밖에 없지 않느냐. 그래서 이 자리에 모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변호사는 "지금 사실 국민주권이 뭔지, 국가권력은 어떠해야 하는지, 복지주의가 뭔지 책을 떠들어 보며 인권공부를 다시하고 있다. 그쯤 되면 큰 스승을 모신 셈"이라고 인권후퇴 지적을 받고 있는 MB정권을 '큰 스승'으로 일컬으며 우회적으로 일갈했다.
변호사ㆍ법학교수 시국선언문 뭘 담았나?'인권과 민주주의의 후퇴는 막아야 합니다'라는 시국선언문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을 지낸 최병모 변호사가 낭독했다.
시국선언문은 먼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전국방방곡곡에서 국민들의 애도와 장탄식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며 "이는 단지 불행하게 죽음을 맞은 고인에 대한 애도의 심정만이 아니라, 검찰권을 비롯한 공권력의 부당한 행사에 대한 분노와 우리 사회가 애써 이룩한 민주주의의 후퇴에 대한 위기의식의 공감대가 얼마나 넓은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우리 변호사들과 법학교수들은 먼저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직접적인 원인들 중의 하나로서 민주주의적 통제를 벗어난 검찰권의 자의적 행사와 남용을 지적하고자 한다"고 검찰을 겨냥했다.
이들은 "검찰은 그 동안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총장의 직접 지휘를 받는 중수부를 통해 '표적수사', '죽은 권력에 대한 편파수사'를 자행해 왔으며, 이는 선정적이고 가학적인 언론과 결부돼 노 전 대통령 측에 견디기 힘든 인격적 고통을 안겨주었다"고 비판했다.
또 "검찰의 상궤를 벗어난 수사는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 형법상 피의사실공표 금지의무, 그리고 형사소송법상 비밀엄수의무 및 인권보장의무에 반하는 것임은 물론이려니와, 결국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헌정사상 전대미문의 비극으로 귀결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서 공권력의 독선과 횡포는 단지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권의 오ㆍ남용에만 국한되지 않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우리 헌정질서 자체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나 집회의 자유와 같은 민주헌정질서의 기본적 인권은 심각하게 축소되고 있으며, 국민들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와 사회정의를 위한 법치주의는 정부의 권력유지와 기득권 보호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MB정부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이들은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집권한 정부가 고용창출과 사회안전망 확충 같은 다수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펼치기는커녕 부유층에 대한 감세, 규제완화와 공기업 민영화, 한반도 대운하 등 소수만을 위한 경제 정책을 취하여 우리 경제의 건전성을 해치고 국민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게다가 어렵게 쌓아온 남북 간의 신뢰와 긴장완화도 물거품으로 만들어 한반도의 상황은 극한 긴장과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 모든 문제는 그간 국민들의 희생으로 쟁취하고 지켜온 인권과 민주주의를 경시해 온 현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에 그 원인과 책임이 있다"며 "정부와 국민들 사이의 소통은 끊어진 지 오래고, 오로지 일방적 독주와 아집만 남아있는 상황이 됐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은 이제라도 노 전 대통령이 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수백만이 넘는 국민들이 왜 추모와 분노의 눈물을 흘리는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그러나 지금 정부와 여당은 그와 같은 성찰 없이 용서와 화해, 국민 화합만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진정한 용서와 화해는 엄정한 책임소재 규명과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며, 국민화합은 민주주의의 회복을 통해서만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는 정부와 여당이 소통과 통합을 무시하는 독선과 아집, 이해와 공존보다는 배제와 힘의 논리에 휩싸인 채 일방통행을 계속할 경우 더 큰 국민적 저항이 뒤따를 것임을 경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권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변호사ㆍ법학교수들의 요구사항 1.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과정의 잘못을 국민에게 사죄하고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하라.1. 정부는 잘못된 수사관행과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여, 검찰권 행사의 남용을 방지할 근본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라.1. 정부는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정책과 행동을 중지하고, 일방적인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어 민주주의를 회복하라.1. 정부는 소수만을 위한 각종 경제정책과 무모한 개발 사업을 중지하고 대다수 국민의 생존과 생활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경제정책을 시행하라. 1. 정부는 남북관계에서 북한의 대응만을 탓하지 말고,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하여 남북관계 복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라. 변호사회관 사용 못하고 쫓겨나 길거리 시국선언 변호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