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동의 한 뼘 그림에 '폭' 빠지다

손바닥 그림들 展 :노마디즘((Nomadism) -자유로운 일상과 상상

등록 2009.06.17 13:52수정 2009.06.17 15:26
0
원고료로 응원
a 갤러리 자인제노 경복궁 근처에 있는 자인제노 갤러리 모습

갤러리 자인제노 경복궁 근처에 있는 자인제노 갤러리 모습 ⓒ 이명옥

▲ 갤러리 자인제노 경복궁 근처에 있는 자인제노 갤러리 모습 ⓒ 이명옥

 

수도 없이 버려지는 광고 용지들, 일명 '찌라시'라고 불리는 종이는 일반인들에게는 처치하기 힘든 귀찮은 쓰레기에 불과하지만 잠자리의 눈을 가진 작가에게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찌라시와 손바닥 크기의 종이에 일상의 삶을 울림과 사색이 있는 예술로 담아 낸 박재동 화백의 '박재동의 손바닥 그림들 展'이 경복궁  근처에 자리한 자인제노 갤러리에서 24일까지  열린다.

 

만화계의 중견 작가로 한겨레 신문 등에 만평을 그리고 만화 100주년 총감독을 맡고 있기도 한 박재동 화백은 "처음에는 버려지는 다양한 찌라시들을 그저 모으기만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느낀 감정을 그림과 함께 글로 담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찌라시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a  박재동 화백 자신의 그림 앞에선 박재동 화백. 그는 늘 노트와 펜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자신의 느낌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낸다.

박재동 화백 자신의 그림 앞에선 박재동 화백. 그는 늘 노트와 펜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자신의 느낌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낸다. ⓒ 이명옥

▲ 박재동 화백 자신의 그림 앞에선 박재동 화백. 그는 늘 노트와 펜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자신의 느낌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낸다. ⓒ 이명옥

손바닥 크기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에 대해 박화백은 "사람들은 만화가라고 하면 무조건 그림을 잘 그릴 거라고 생각하는데 정작 본인은 자신의 그림에 대해 자신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든 그리고 싶은 장면이나 느낌을 담을 수 있도록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손쉽게 꺼낼 수 있는 크기를 찾다보니 손바닥 크기가 적당하더라고 이유를 털어놨다. 수년 세월이 흐르고 어느덧 찌라시 그림들은 또 하나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가 되어 독자에게 선을 보일만큼 작품이 풍성해지자 독자에게 선보이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박재동 화백은 하루를 살아가면서 손쉽게 부딪치는 순간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고스란히 글과 그림으로 담아냈다. 육교 위에서 잡화를 파는 할아버지, 동네에서 상자나 폐지를 줍는 할머니, 노숙인, 전철 안 풍경,  택시 기사와의 대화 등 길과 음식점, 전철 안 등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스쳐지나가는 일상의 삶들을 솔직하면서도 따뜻한 눈길로 손바닥 크기의 화폭에 차곡차곡 담아냈다. 특히 그림에 곁들여진 글이 보는 이들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과 울림을 가져와 여러 번 그림을 다시 보러오는 이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그것은 바쁜 일상에서 잊혔던 인간의 근원적인 향수와 정, 소시민들이 일상에서 느끼며 사는 소소한 감정들을 진솔하게 글과 그림에 담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무려 5시간 이상 시간을 할애해 그림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글을 찬찬히 모두 읽어 봤다는 영상자료원 조선희 원장은 3백여 점 이상 전시된 손바닥 그림에 대해 "그림과 글들이  모두 어찌나 좋은지 보면 볼수록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더라. 여러 날 들러 차근차근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또 "박재동 화백이 손바닥 아트, 찌라시 아트, 지하철아트, 택시 아트라는 신선하면서도 생동감이 넘치는 독특하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언젠가 박 화백의 작품세계에 대해 뭘 한번 써보겠다"고 감상소감을 밝혔다.

 

'사슬 퍼런 군부독재 시절 우리의 눌린 마음을 뚫어줬던 그 후련한 네모 상자 속 이미지들. 그것은 박재동 화백의 솔직한 본성에서 우러나온 자랑스러운 분출물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박재동 화백의 솔직함은 단 한 면에 불과하다. 그는 멋진 풍경을 발견하면 하던 일을 멈추고 풍경 속으로 몰입하는 솔직함도 있다. 아름다운 여자를 보면 쳐다봐 줄 줄 아는 솔직함도 갖고 있다. 철철 넘치는 가족 사랑도 속에만 담아두지 않는다. 그런 솔직한 본성들에서 발견되는 박재동 화백의 솔직담백한 품성은 그림에서도 빛난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박재동 화백의 진면목을 확인하는 유쾌한 기회가 될 것이다.'

 

정석범(미술사학 박사)씨의 소개글처럼, 그림과 글에서 잊혀진 자기안의 일상의 단면을 때론 가슴 뭉클하게, 때론 유쾌하게, 때로는 폐부를 찌르는 듯 진한  깊은 슬픔으로 만나보게 될 것이다.

 

확대 ( 1 / 10 )
ⓒ 이명옥

덧붙이는 글 | 무엇을 : 박재동의 '손바닥 그림들展'
         노마디즘 (Nomadism) -자유로운 일상과 상상
 언제: 2009. 6. 11(목) -6. 24(수)
 어디서: 갤러리 자인제노
 Tel: 82-2-737-5751

2009.06.17 13:52ⓒ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무엇을 : 박재동의 '손바닥 그림들展'
         노마디즘 (Nomadism) -자유로운 일상과 상상
 언제: 2009. 6. 11(목) -6. 24(수)
 어디서: 갤러리 자인제노
 Tel: 82-2-737-5751
#박재동 화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AD

AD

AD

인기기사

  1. 1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2. 2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3. 3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4. 4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5. 5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