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선 서울지역대학생연합 의장은 18일 시국토론회에서 "원론적으로 적과 나의 싸움에서 나의 역량을 늘리기 위해선 나와 같은 의식을 가진 이들을 모으는 것이 당연하다"며 연대체 구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경태
물론 길게는 10여 년 가까이 각자 활동해온 단체마다의 관점 차이가 발제와 토론을 통해 조금씩 드러났다.
하지만 토론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현 시국에서의 연대체 결성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대를 갖고 있었다. 게다가 결론을 내지 못했지만 '이명박 정권 퇴진' 등 새로운 대학생 연대체의 운동 방향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대학생 다함께의 서범진씨는 "시국선언문 중 '막중한 직무에서 깨끗이 벗어나라'던 천주교 사제들의 말이 가장 와 닿았다"며 "다수의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가 아닌 퇴진을 원하고 있다, 이 요구를 대학생들이 시원하게 받아 안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씨는 "학생운동은 그동안 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의 퇴진을 이야기했다"며 "지금 우리가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를 논할 때가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87년 6월 항쟁 역시 선거 때 이뤄진 것이 아니다"며 "광범위한 대중운동을 통해 국민들이 원하는, 살기 덜 팍팍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 대학생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생 반독재투쟁위원회의 정태호 회장도 "시국선언이 유행처럼 번지고 지지율이 급락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민심은 이명박 정부로부터 이탈하고 있다"며 "개별적인 사안이 아닌 이명박 정권 퇴진으로 민심이 모아지는 지금이야말로 대학생들이 한데 힘을 모아 싸움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독재정권과 싸우기 위해선 대학생들의 역량을 집중시키고 동요하는 중간층들을 묶어 저들을 고립시켜야 한다"며 "87년 6월 당시 국민운동본부와 같은 '대학생 행동연대', '민주회복 국민위원회' 등 광범위한 지휘부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생 사람연대 박정훈 대표는 "우리가 투표권을 행사한다고 해서 지금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민주주의 파괴와 사회경제적 위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지금, 87년 6월 항쟁 결과 일구어낸 형식적 민주주의를 넘어 더 '많은' 민주주의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산 참사가 일어난 지 오늘로 150일이 됐다. 시신이 냉동고에 아직도 얼어 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도 얼어 있다. 얼음이 녹기 위해선 햇볕도 필요하지만 망치가 필요하다. 우리 대학생은 언제나 역사 속에서 망치를 휘두르는 역할을 맡았다. 이제 우리 대학생들이 커다란 망치로서 한국사회를 뒤흔드는 투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뭉친다고 끝은 아냐... 대학생행동연대(가)의 활동 방향 등 제언도 이어져